이랜드 노동자들 육성고백 '이랜드 자본 부당노동 실태'

이랜드노동자들이 "이랜드자본으로부터 '살인적 테러'에 가까운 탄압을 받아왔다"고 분을 터뜨렸다.

이랜드그룹이 자행하는 가혹한 부당노동 행위와 비정규직 대량해고에 반대하고, 사측에게 성실교섭 등을 촉구하며 8일 민주노총과 뉴코아-이랜드일반노조 등이 '이랜드 전국매장 집중타격투쟁'을 벌였다. 이랜드 사측은 이를 두고 '이랜드그룹에 대한 테러행위, 선량한 노동자를 '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랜드그룹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게 중평이다. 그 이유는 이랜드 사측은 이미 수년 동안 자사 노동자를 대상으로 가혹한 노동탄압을 벌임으로써 끝내 노동자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게 됐고, 결국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연대해 이랜드규탄 공동파업투쟁을 벌이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노동탄압 피해 당사자인 뉴코아-이랜드일반노조 조합원들은 "우리는 이랜드자본으로부터 이미 수년동안 테러를 당해왔다"며 분을 삭이지 못한다. 이랜드 사측으로부터 '수년동안 테러를 당했다'는 이랜드 노동자들, 그들이 말하는 이랜드자본의 구체적인 부당노동행위 실태를 공개한다.

<b>* 주 72시간 살인적 노동 강요</b>=2001아웃렛 안산점 경우, 97년 분회 결성 전까지 법정 근로시간 넘겨 강제노동을 강요받았다. ‘주5일 40시간 근무’로 규정된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사측에 의해 노동자들은 하루 12시간, 주 72시간 이상 노동을 일상적으로 해야만 했다. 42명 조합원들이 모여 분회를 결성한 후 비로소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아 법정 근로시간에 의한 노동권리를 쟁취했다.

<b>* 노동조합 활동 방해공작, 노조탈퇴 강요</b>=2001아웃렛 안산점에서 지난 97년 노조분회를 결성하자 조합원들에 대한 노골적 탄압이 가해졌다. 조합원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팀장의 개인면담이 이뤄졌다. 팀장은 조합원들을 불러 눈물을 흘리면서 “네가 이럴 줄 몰랐다. 뭐가 부족해서 노조에 가입했냐? 불만 있으면 나에게 말하지 왜 그랬냐?”며 회유하는 한편 “노조에 가입한 것이 인사고과에 반영돼서 승진하는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심지어 조합원 모두를 대상으로 성향과 탈퇴 진척 정도까지 상세하게 기록한 블랙리스트를 작성해서 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노동행위 판정을 받기도 했다.

다음은 <b>이랜드자본이 실시한 2001아웃렛 노동조합 와해공작</b> 구체적 사례다.

▲조합원들을 일일이 면담해 회유, 협박하며 탈퇴를 종용한 사실이 6명 조합원 진술서를 통해 확인

▲박종명 층장이 조합원을 직접 차에 태워 우체국까지 데리고 가서 쓰라고 지시해 탈퇴원서를 작성케 한 후 함께 식사하고 귀사시킨 사실이 한 조합원 진술서에서 확인

▲층장이 “노조 총회에 참석하지 않으면 앞으로 노조 탈퇴를 종용하지 않겠다. 그러나 한 명이라도 참석한다면 층장들은 모두 사표를 쓰기로 했다”고 회유했고, 조합원들이 “총회에 참헉치 않으면 탈퇴 면담을 중지하겠는가?”라고 묻자, 층장이 지점장에게 확인 후 “그렇다”고 한 사실이 조합원 2명 진술로 드러남

▲층장이 조합원 모임이 진행되는 찻집에서 조합원들이 귀가할 때까지 감시한 사실이 조합원 2명 진술에 의해 밝혀짐

▲조합원들 집과 조합원이 출석하는 교회 목사에게 전화해 노조조합 활동을 방해한 사실이 한 조합원 진술로 확인됐다.

▲사측이 작성한 문건 ‘노조대응 협상전략’에는 이랜드자본이 노동조합 활동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대응해 왔는지를 알 수 있다.

이 문건은 ‘노사협상전략 수립에 유의할 점’에 대해 “투쟁으로 얻은 성과는 조직확대로 연결된다. 노조가 얻고자 하는 것에 장애물을 설치하라”고 말하고 있다. 또 ‘2002년 노사협상에서 반드시 고수해야 할 회사 원칙’으로 “채용면접 탈락자에 대해서는 복직불가(사실상 고용되는 형태 포함 등), 파업기간 중 전임자 급여 지급 불가, 2000년 불법파업에 대한 조합원 특혜 불가”를 당부하고 있다.

이랜드가 작성한 <b>‘2002년 임투승리 시나리오 목표’</b>는 더욱더 치밀하다.

‘최선=조합원 중에 소신파가 생겨나도록 하여 파업 찬반투표에서 부결되도록 하는 것(지도부와 조합원 분리), 차선=노조지도부와 타협(이면 합의), 최후=파업 시작되면 노조 악성지도부 섬멸’이 그것이다.

▲이랜드 관리자가 작성해 ‘부회장님’에게 제출된 자료로 보이는 ‘PSN MEETING(1998.4.29)’라는 문건 내용은 더 가관이다.

‘*시흥건을 통해 무엇을 배웠나?’라는 제목 밑에는 노동조합 활동을 진행하는 간부들과 조합원들에 대해 멸시하는 모멸적 단어들로 가득하다.
“사이드부터 무너뜨릴 것”
“진실된 것을 간접적으로 인식시킬 것”
“시간이 걸리더라도 내 사람을 만들어 놓을 것-중요한 문제를 나눌 수 있는 관계를 만들 것”
“시흥 다음의 타&#53017;은 어디? (안양) 예상할 것”
“누가 주동자일 확률이 가장 높은지 파악”
“관심을 다른 쪽으로 쏟을 수 있도록 할 것-모금, 복지시설 방문 등 현재의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나은 위치에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할 수 있도록 할 것”
“사람에게는 원래부터 죄악성이 있다-적게 일하고 많이 원한다”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그들은 브레이크 역할을 하지 엔진 역할을 할 수 없음”

<b>* 노골적 성희롱</b>=2001아웃렛 안산점을 비롯해 이랜드그룹 곳곳에서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노골적 성희롱이 자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 관리자들이 여성 노동자들 뒤에 다가와서 어깨를 주무르고, 악수를 청해서는 손가락으로 손바닥을 긁어대는 등 다양한 성희롱 사례가 발생했다. 또 술자리에서 여성 노동자들에게 공공연히 술을 따르라고 강요하고, 젊은 여성노동자들을 자기 옆에 앉도록 해 여성들에게 모멸감을 주기도 했다.

<b>* 일방적 주관적 사생활 간섭·해고</b>=이랜드자본은 노동자들 사생활에 대해 회사가 일방적 주관적으로 간섭하고 해고까지 했다. 예를 들어 ‘사생활이 문란하다’고 소문난 직원들에게 퇴사를 강요했다. 또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웠다는 것을 빌미삼아 풍기문란을 조장했다며 퇴사시켰다. 참고로 이랜드자본은 대표가 기독교 신자라는 이유로 전 직원들에게 술과 담배를 하자 말라고 통제하고 있다. 과거에는 회식할 때도 삼겹살을 먹을 때 콜라를 마시게 하고, 회를 먹을 때도 사이다를 마시게 했다. 그러면서 홈에버 노동자들에게는 기독교인들 모두가 쉬게 돼 있는 일요일에도 영업을 시키고 있다.

<b>* 직무급제 사인 강요, 노조 탈퇴자 전원 승진</b>=홈에버 가양점에서는 지난 6월20일경 회사쪽 관리자들이 직무급제 전환에 대해 사인할 것을 강요했다. 회사측 강압으로 일부 조합원들과 비조합원 대부분이 사인했다. 이어 7월7일 매장 오픈시 각 파트에서 직무급제 사인한 사람들 중 수납팀 6명을 포함해 노조에서 탈퇴한 사람들 총 19명을 대상으로 ‘직무급제’라는 이름으로 승진시켜 꽃다발 파티를 했다.

이들은 자기들이 직무급제에 선발돼 ‘승진’됐다며 정규직으로 바뀐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랜드홈에버가 내놓은 소위 ‘직무급제’는 정규직 전환이 아니며 7월1일부터 시행되는 비정규법의 차별시정제도를 피하기 위해 고안된 술책임이 드러나고 있다.

<b>* 직무급제 적용기준 모호</b>=직무급제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아니고 사측의 술책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그나마 현재 위치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홈에버 가양점에서는 직무급제 전환 서명을 강요하고도 결국 실제 적용과정에서는 객관적 기준을 찾아볼 수 없었다. 가양분회 조합원들은 “나중에 가만히 따져보니 수납팀장과 술 먹은 사람들, 팀장과 절친한 사람들만 승진되고 직무급제가 적용됐다. 나이순도 아니고, 근무년수도 아니고, 실력순도 아니었다”고 밝혔다.

<b>* 인격적 모멸감 주는 노동환경 조성</b>=까르푸 시절에는 계산원 노동자들이 일을 끝낸 후 본인이 정산과 돈 관리를 했다. 그러나 이랜드 인수 후 홈에버로 바뀌고 나서 ‘재무과’ 파트를 따로 만들어 돈을 관리하고 있다. 재무과사무실은 “돈을 관리한다”는 이유로 일반 계산원들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사무실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물론 작고 좁은 창구를 3개 만들어 계산원 노동자들이 벌어온 돈만 낼름 받는다. 창구를 사이에 두고 목소리도 제대로 들리지 않아 교도소 면회창구처럼 만들어 노동자들에게 인격적 모멸감을 주고 있는 것. 조합원들은 “이제 우리 노동자들은 뼈빠지게 돈 벌어주는 일군밖에 안 된다”고 분개하고 있다.

<b>* 노동자들 통제 위해 카메라 설치, 지문인식 강요, 아이디카드 회수</b>=지난 6월 중순경, 홈에버 가양점은 지하 3층 점장실, 전산실, 방송실과 사무직 직원들 근무공간이 있는 곳에 지문인식시스템을 만들어 지문을 인식시키 않으면 출입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또 팀장 책상이 있는 사무실 입구에 ‘통제구역, 폐쇄’라고 써 붙이고 감시카메라를 설치해 노동자들 출입을 막고 있다.

뿐만 아니라 홈에버로 바뀐 후 매장 직원들 아이디카드를 회수하고 사무실 출입시 번호를 누르도록 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바쁜 중에 순간적으로 번호를 까먹거나 하면 수분 동안 사무실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허둥대야 하는 상황이다. 조합원들을 비롯한 노동자들의 상대적 인격모욕을 자아내는 것은 물론이다. 조합원들은 “노조활동을 감시하고 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b>* 파업반대서명 강요</b>=홈에버 가양점은 7월7일 오전 중 수납계산원들에게 노조파업 반대서명을 강압적으로 받았다. 이에 노동자들은 노동조합 편을 들어 서명을 안하면 불이익을 받을까봐 어떻게 할지 몰라 눈치만 봐야 했다.

<b>* 파업 중 휴가 불허</b>=홈에버 가양점은 노동조합이 파업을 전개하는 기간 중 연차휴가를 비롯해 모든 휴가를 사용하지 못하게 강압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본인 의사에 따라 정당하게 사용할 수 있는 휴가임에도 불구하고 노조 파업기간 중에는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 파업집회 참가를 막고 더 나아가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하는 노조와해 책동이다.

[관련기사]
<특별취재팀/노동과세계>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