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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텍알씨디코리아 오창 농성현장허허벌판 무덥고 외로운 투쟁, “하지만, 끝까지 해보자”
지난 6월 28일 오창과학단지 하이텍 본사 앞 금속노조 집회 때 구사대가 날라주는 소화기와 경찰 물대포로 아수라장이 됐던 현장은 온데간데없이, 지금은 한여름 무더위가 농성자들을 지치게 하는 조용하고 적막하기 이를 데 없는 허허벌판의 외로운 현장이다.

6년째 장기투쟁을 하고 있는 금속노조 하이텍알씨디코리아 해고자와 조합원들이 지난 6월 20일부터 이곳 오창 본사에 천막을 치고 지역 장기투쟁에 돌입했다.

[사진1]
하이텍알씨디코리아는 오창(충북 청원군) 과학단지 내 1만여 평 규모의 부지에 멋들어진 건물을 세워 지난 2005년 본사를 이전했다. 당시 회사는 법원에서 부당한 해고와 전원 복직 판결을 내린 상태였지만 이를 무시하고 그해 12월 구로공장 노동자들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주말을 이용해 이곳으로 이전해 와 있는 상태다.

하이텍은 서울 구로공단의 조그만 공장으로 시작해 현재는 독일, 일본, 미국, 중국, 필리핀 등에 대리점 및 생산공장을 세우고 대규모의 회사로 성장한 RC(무선자동차, 비행기 등)의 조종기를 만드는 제조업체로 발돋움했다.

28일 금속노조가 6년 만에 장투 지원 1차 타격투쟁을 이곳에서 벌인다고 했지만 사측은 면담조차 거부한 채 ‘단협해지 관철’에 대한 공문을 일찌감치 보내와 노조의 분노를 샀다. 이에 금속노조는 2차 타격투쟁을 준비 중에 있다. 대략 오는 25일 쯤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6년 동안 버텨온 투쟁도 쉽지 않은 상태다. 김혜진 지회장은 “구로공장에는 생산라인만 남겨둔 채 이곳 본사에서 연구와 영업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타격투쟁을 양쪽에서 해야 하다 보니 투쟁에 많은 어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최근 기막힌 일이 벌어졌다. (주)하이텍알시디코리아 박승순 명예회장(85)이 지역인재 육성을 위한 장학재단을 설립한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고향이 진천으로 하이텍알시디를 서울에서 이곳 오창산업단지로 이전한 뒤 고향에 대한 보은의 뜻으로 장학재단을 설립하게 됐다는 것이다.

장학회 명칭은 생전에 교육자의 길을 걸으며 지역인재 육성에 관심이 많으셨던 선친의 뜻을 기리고자 선친의 호를 따 '우석장학회'로 했다는 것이다. 장학회 기금은 박 회장이 소유한 하이텍알시디 주식과 사재로 마련돼 금액은 10억 정도로 출범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하이텍노조는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김 지회장은 “하이텍 일부 자본이 ‘사재를 털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엄연히 해고자들의 임금을 착취하고 조합원들을 쥐어 짜 이룩한 돈”이라며 “선행 운운 이전에 20년 동안 노조 탄압과 해고자 복직 이행도 하지 않는 하이텍 자본에 대해 이곳 지역에서부터 타격투쟁을 강력히 벌여나가겠다”고 내비쳤다.

최근 회사는 이곳 지역에서 ‘이미지 만들기’에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석장학재단 설립도 그렇고 충북대 로봇동아리까지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회장은 “지금 하이텍은 연구개발과 영업에 몰두하고 있고 회사 이미지를 관리하는 중으로 청주지역 쪽에서 회사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이곳 농성장에서는 청주지역을 중심으로 회사이미지 타격투쟁 등 이슈 확산을 위해 활동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2]
이곳 오창 하이텍알씨디코리아 본사에도구로공장 못지않게 CCTV가 곳곳에 설치돼 있어 ‘감시’의 오명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본사옥상에 안테나처럼 높이 솟은 것부터 해서 정문 입구 들어가는 쪽 양쪽으로 1개씩이 비치돼 있다. 후문과 주차장 쪽, 도로 쪽, 현관 입구 등 허허벌판인데도 본사에만 10여개가 작동 중이다. 집회가 있을 때에는 집회 쪽으로, 평소에는 노조 농성천막에 집중 조명된다는 것이다.

현재 노조 농성천막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냉장고는 고사하고 무더운 여름밤을 가로등 불빛과 함께 보내고 있다. 물은 생수를 구입해 충당하고 있고, 빨래와 세면은 근처 냇물에서 해결하고 있다. 문이 열려진 채로 이동성을 위한 목적 차량 한 대가 천막 옆에서 비슷한 처지로 함께 농성 중이다. 김 지회장은 이러한 어려움에 대해 “하루빨리 해결돼야죠” 하며 웃음으로 기자를 배웅했다.

<글·사진=강상철 기자/노동과세계>

민주노총  kctu@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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