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콤 투쟁, 87년을 잇는 차별철폐투쟁

산별순환기고_사무금융연맹②
코스콤 투쟁, 87년을 잇는 차별철폐투쟁

사무금융연맹의 비정규직 문제는 코스콤 비정규노동자의 조직화과정과 투쟁(이하 코스콤 투쟁)을 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그 만큼 코스콤 투쟁은 사무직노동자 투쟁과 관련해 87년 노동자 대투쟁에 비견되는 상징성 등 거의 총 망라된 투쟁이라고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스콤 투쟁은 적어도 사무직 노동운동에 있어서 한 획을 긋는 투쟁이며 하나의 전환점이고 또 다른 희망을 만들어낸 투쟁이기도 하다.(이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게 존재)
사무금융연맹은 초기 코스콤 비정규노조 설립과 투쟁에 대해 다소 소극적이었다. 그 이유는 조직 편제의 문제와 코스콤 정규직노조와의 관계에 대한 어려움 때문이었다. 초기 소극적 태도는 비난할 문제가 아니다. 정규직노조를 근간으로 구성돼있는 연맹은 당연히 정규직 노조와의 관계에 대해 예민할 수밖에 없다. 이후 투쟁과정에서 명확히 노동자의 원칙을 견지하고 코스콤 비정규노동자의 투쟁을 엄호하고 함께한 연맹의 행보는 옳았다. 또 이후의 투쟁 또한 연맹의 이름으로 코스콤 비정규 투쟁을 전개하기로 결의돼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명확히 평가, 정리하고 가야할 문제가 있다. 조직 편제에 따르는 사고와 집행의 중심축 문제다. 이는 코스콤 투쟁이 좀 더 세밀하고 조직적이며 집중된 투쟁을 전개해야만 후회가 남지 않고 어려운 조건 속에서 승리를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스콤의 조직편제와 관련 민주노총 서울본부, 사무연맹, 지역노조 등의 거론이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증권노조 편제로 결정됐다. 그러나 초기에 이러한 결정은 연맹으로부터 몇 가지 문제를 발생시켰다. △연맹의 공식적 회의단위를 거치지 않았던 점 △증권노조와 연맹의 투쟁주체 문제 △주요 의사결정 관련 연맹 소외문제 등이 그것이다.
단언컨대 비정규 차별철폐 투쟁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비정규 노동자의 문제를 중심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누가, 어떤 조직이, 주도권 여부’를 포함한 그 어떤 문제도 부차적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것은 비단 코스콤 투쟁만이 아니더라도 모든 비정규 차별철폐 투쟁에 적용되어야 하고 그로인해 함께하는 연대단위들이 소외되고 나아가 비정규투쟁의 힘을 빼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사무금융연맹의 비정규직 현황을 다루면서 코스콤 투쟁만을 이야기한 것은 사무금융노동운동에 있어서의 의미와 현실, 과제가 고스라니 코스콤 투쟁에 담겨있기 때문이다. 사무금융연맹 산하 조직을 상대로 비정규 노동자의 현황을 파악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정규직 노조간부들이 갖는 비정규 노동자들에 대한 문제의식은 다소 우려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실례로 코스콤 정규직노조간부에게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의 실태를 파악하기란 불가능하다. 관심도 없을뿐더러 파견 노동자는 자신의 사업장 비정규 노동자로 이해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사업장의 예도 별반 차이가 없다. 많은 정규직노조간부들이 ‘자신의 사업장엔 비정규직 노동자가 한명도 없다’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하기도 한다.
사무금융연맹의 하반기 비정규사업은 명확히 정해져있다. 연맹 내 모든 활동가들이 비정규문제와 관련 조합주의적 인식을 극복하고, 비정규 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향후 사무직 노동운동이 설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해야 한다.
그 속에서 코스콤 투쟁을 연맹의 승리투쟁으로 우뚝 세우고 이를 발판으로 60%가 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조직하고 차별철폐 투쟁에 매진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진정 사무금융연맹이 노동자조직임을 확인 받는 길이 될 것이다. 그 과정이 87년 노동자 대투쟁을 통해 건설된 사무금융연맹의 맥을 잇는 길로 통할 것이다. 김창섭 사무금융연맹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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