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와 새마을호 여승무원들이 이철 사장 퇴진운동에 돌입한다.

KTX·새마을호 여승무원들은 24일, 22일째 단식투쟁을 마무리하는 한편 이철 사장 퇴진운동을 벌인다. 철도노조는 24일 이철 철도공사 사장과 김천환 여객사업본부장 퇴진 찬반투표를 공고한다.

철도노조(엄길용 위원장)는 24일 11시 서울역 광장에서 ‘이철 사장 퇴진방침’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오는 8월 7~9일까지 2만5천여 명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찬반투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공고기간 동안 조합원들에게 ‘이철 사장 퇴진투표를 벌이는 이유’에 대한 홍보사업을 펼친다.

노조는 찬반투표가 압도적으로 가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철도 노동자들이 이철사장 퇴진에 절대찬성한다는 결론이 날 경우 상당한 압박을 받게 될 경영진이 '카드'를 내밀지 않겠느냐도 전망도 점쳐지고 있다. 이는 전체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투표인데다 공공사업장 경영진에 대한 찬반 신임투표 사례는 흔치 않기 때문. 특히 철도 경영진 자리 유지에 대한 정당성 문제가 쟁점화될 수도 있다.

KTX·새마을호 여승무원들이 단식을 시작하면서 ‘끝장을 보자’는 의지가 강했다. 하지만 철도공사는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을 전혀 제시하지 않고 있다. 또 여승무원들이 무더위때문에 탈진하거나 피부병 등이 심각해져 병원에 입원하는 등 건강이 상당히 악화돼 일단 22일째 단식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철 사장의 ‘마이 웨이’식 경영에 대한 철도 노동자들의 위기감도 증폭된 상태다. 이철 사장이 퇴진 찬반투표로까지 몰린 데는 ‘낙하산 정치인’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크게 작용했다. 철도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정치인일뿐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엄길용 철도노조 위원장은 “최근 비서진을 4명에서 20명으로 보강할 정도로 국회의원인지, 장관인지 모를 정도”라고 지적한다.

또 이철 사장은 ‘철도 공공성’을 파괴한 주범으로 지탄받고 있다. 철도노조에 따르면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쏟아 부은 ERP(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라는 미검증된 프로그램이 수많은 오류와 비효율성을 갖고 있다는 문제가 사실로 입증됐지만 이철 사장은 제2단계 사업까지 안하무인격으로 강행함으로써 철도 노동자들의 불만이 팽배한 상태다.

또 KTX 비용문제도 쟁점사항이다.

KTX 부산 왕복가격이 10만원에 이를 정도로 비싸다는 불만이 크다. 특히 안전의식은 심각하다. 정비부품의 경우 60%가 외주화 돼 있는데다 7천명이나 되는 비정규직 인력이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지만 차별이 극심하다. 최근 밀양역에서는 KTX 동력전달장치와 연결장치 고장때문에 사고가 발생하는 등 안전사고가 늘고 있다.

한편, 이철 사장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무책임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역시 이철 사장 퇴진 요소로 지적됐다. 엄 위원장은 “민주투사였고 정치권 출신이지만 철도에 와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며 “단체협약 등 노사간 약속을 밥 먹듯이 어겨왔다”고 밝혔다. 이철 사장에 대한 불신이 그만큼 깊어졌다는 얘기다.

민세원 KTX 지부장은 “그동안 투쟁하면서 철도경영진과 싸우려고 한 적은 없었지만 이철 사장은 대외적인 이미지 관리에만 집착해 오히려 고집을 피우고 있다”며 “일터로 돌아가 하던 일을 계속 하고 싶다는 소망을 저버린 이철 사장 고집을 꺾는 투쟁에 끝까지 나서겠다”고 소리를 높였다.

이철 사장 퇴진 찬반투표 결과와 이 사장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상철 기자/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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