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 얀 국장 방한 참석…국제연대 뜻 밝혀

뉴코아와 이랜드 투쟁 승리를 위한 ‘민주노총 투쟁문화제’가 24일 저녁7시반 청계광장에서 700여명의 참가자들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이번 문화제는 민주노총이 이랜드투쟁을 지원하기 위해 계획하고 있는 투쟁주간 중에 마련된 중앙 집중 집회 형식의 첫 행사이다.

허영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이 땅에 희망을 주는 것은 대통령, 국회의원들 등 정치권이 아니라 바로 이랜드, 홈에버 여성노동자들 여러분”이라며 “엄청난 임금이나 사회적 비리, 권력의 일부를 달라고 한 게 아니라 퉁퉁 부은 다리와 끊어질 듯한 허리를 참으면서 아이들과 가족들이나마 소박하게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길 원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형근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박성수 회장은 1조7천억짜리 회사를 자기 돈 2천억 갖고 그것도 1천억은 뉴코아 돈으로 인수해서 이자부담 때문에 80만원짜리 비정규직 일자리를 잘랐다”며 “판매직 노동자들의 파업은 당연히 판매를 중지시키는 행위인데 노동부는 ‘불법파업’이니 ‘불법점거’니 하면서 시대의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는 무지를 보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민주노동당 이해삼 최고위원은 “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 등 정치권이 ‘통합’이니 뭐니 하면서 떠들면서도 정작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 한마디 못하는 것은 이랜드, 뉴코아 여성노동자들이 투쟁해왔기 때문”이라며 “이번 어머니들의 투쟁에서 이 싸움을 이기지 못하면 노동운동이니 민주노동당이니 하는 활동을 접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제산별노동조직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 국제사무직노조연합(UNI)의 상업서비스분과를 맡고 있는 얀 포르스탠보리 국장의 발언이 눈길을 끌었다. 지난 9일에도 이랜드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바 있는 얀 국장은 “세상 전 세계 어느 노동자가 이런 투쟁을 하고 있는지, 이미 여러분들은 승리한 것”이라며 “지금 현재 이랜드투쟁은 UNI 최고의 이슈인 만큼 UNI 산하 1,500만 노동자들이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 달라”고 말했다.

또 “공권력이 움직이는 야만적인 한국을 보면서 노동부장관에게 2∼3차례 항의공문을 보냈지만 묵묵부답이었고 청와대에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냈다”며 “집회 전에 ILO측에서 한국 노동부장관에게 ‘이런 사태는 도저히 있어선 안 되며 용납할 수 일’이라는 내용을 보냈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까르푸와의 단협 체결내용에 대해 “한글에는 ‘18개월 이상 조합원’에게 고용보장이라는 문구로 돼 있어 180~200명 정도에 해당되지만 영어에는 ‘18개월 모든 직원’으로 돼 있어 수천 명에 달하는 직원을 뜻하고 있다”며 “까르푸 측에 심각하게 위변조 여부를 물어본 결과 영어로 된 체결 사실을 명확하게 답변했기 때문에 한국 정부도 명확한 답변을 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사무직노조연합(UNI)은 스위스 리온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전 세계 사무직 노동자 1,500만 명이 가입돼 있다. 이 가운데 상업서비스 분과에는 500만 명의 호텔유통 등의 서비스노동자가 있다. UNI 본부는 최근 뉴코아와 홈에버 사태와 관련 1만5000달러를 긴급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상철 기자/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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