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과 수단 구분돼야

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들을 납치한 탈레반 세력은 1994년 10월 2만5천여 명 학생들이 중심이 돼 결성한 수니파(派) 무장 이슬람 정치조직이다. 1994년 이미 아프가니스탄 국토 80% 정도를 장악한 뒤 이듬해 수도 카불(Kabul)을 점령, 14년간 계속된 아프가니스탄 내전과 4년 동안 무장 게릴라 조직 권력투쟁을 종식시켰다. 이어 과도정부인 이슬람공화국을 선포하면서, 반군 조직을 무장해제 시킨 뒤 약탈과 강도, 부정 부패를 없애고, 일상 상업 활동을 재개함으로써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내전이 계속되면서 지역 지휘관들과 전략적 협정을 체결, 지역에서 일어나는 심각한 위법 사항과 각종 인권침해를 도외시했다. 더욱이 이슬람교에 대한 엄격한 해석으로 인해 사회 차별이 심화, 여학교 폐쇄, 텔레비전 금지, 가혹한 이슬람식 처벌제도 부활, 아동 학대 등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또 2001년 3월 군대를 동원해 로켓과 탱크 등으로 불교 유적과 불상들을 부수는 등 유례없는 유적 파괴 행위를 했다.
2001년 9월11일 발생한 미국 대폭발테러사건으로 인해 탈레반 세력은 정권에서 쫓겨나 무장투쟁 조직화됐다. 이 테러사건 배후자인 오사마 빈 라덴(Osama bin Laden)과 그의 추종 조직인 알카에다(Al-Queda)를 숨겨둠으로써 탈레반정권은 미국과 동맹국들 반발을 샀다. 같은 해 10월7일 시작된 미군과 영국군 합동 공격으로 인해 대부분 공군기지와 지휘본부, 방공망과 방송시설이 파괴되고 150만명 이상 난민이 발생했음에도 탈레반은 계속 항쟁 의지를 밝히면서 성전(聖戰: 지하드)을 촉구하고 있다.
정권을 잃은 탈레반은 외국인들을 납치해 금전적 대가를 요구하거나 아프가니스탄 감옥에 갇힌 탈레반 죄수들과 교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납치한 인질들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하며 실제로 살해하기까지 했다. 정치적 목적이든 종교적 소신이든 간에 가장 궁극적으로는 인간 존귀한 삶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자신들 목표를 위해 다른 사람의 존귀함을 해치는 것은 수단이 극히 잘못된 것이다.
경제활동 중요한 2가지 측면은 생산과 분배다. 분배를 위한 투쟁이 격화돼 생산시설을 파괴하는 등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분배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생산이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분배를 위한 투쟁을 할 때에도 적절한 수단의 선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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