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이 2010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됐다.

산재사망 대책마련을 위한 공동캠페인단은 GS건설을 비롯해 산재사망 노동자가 속출하고 있는 악덕기업을 살인기업으로 선정, 발표했다.

산재사망 대책마련을 위한 공동캠페인단(민주노총, 민주노동당-홍희덕의원, 노동건강연대, 진보신당, 매일노동뉴스, 한국노총)은 27일 오전 11시 서울 청계광장 소라탑 앞에서 ‘2010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을 겸한 기자회견을 갖고 해당기업들에 증서를 수여했다.

회견 참가자들은 “산재사망 살인이다 기업주를 처벌하라!”, “노조가 생명줄이다 노조활동 보장하라!”, “정부의 무대책이 사람을 죽였다 근본대책 마련하라!”고 구호를 외치며 산재사망을 외면하고 무대책으로 일관하는 기업과 정부를 질타했다.

민주노총 정혜경 부위원장은 발언을 통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노동자들 삶이 총체적으로 위협받아 2009년 산재사망노동자가 2,181명에 이르며 산재는 대공장보다 중소영세사업장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사업주에 대한 처벌이 미약하고, 사회적 규제 완화와 정부의 무책임한 관리감독행태가 산재의 근본 이유”라면서 “하도급 원청사업주를 비롯한 사업주의 처벌을 강화하고 정부당국은 산재에 대한 근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노총 부위원장도 “산업안전보건기능을 지자체로 이양하는 것은 산재에 대한 국가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면서 “전문성도 인력도 없는 행안부에 맡기지 말고 중앙정부 관리기능을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은 “노조를 탄압하는 이명박 정부의 사악함이 도를 넘고 있다”고 규탄하고 “우리나라의 산재율과 사망률은 OECD 경제협력국가 중 1등”이라면서 “이러고도 이명박과 한나라당은 국격을 논할 자격이 있느냐”고 개탄했다.

홍 의원은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사망률을 낮추고 기본권을 보장받는 것이 바로 국격이지, 해외에 나가서 회의나 하는 것이 국격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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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OECD 국가 중 산재율과 사망률에서 1등을 차지해 '산재왕국'이란 오명을 얻고 있다. 사진=노동안전보건교육센터

이어 2010 최악의 살인기업과 특병상 선정결과가 발표됐으며 수상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산재사망 대책마련을 위한 공동캠페인단은 2009년 살인기업 1위로 GS 건설을 선정했다. GS 건설이 원청으로 있는 사업장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총 14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했다.

GS 건설은 가장존경받는기업인상(한국경영인협회), 무재해목표달성상(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건설현장 안전활동 우수사례 ‘최고상’(노동부장관상), 우수관리 건축공사장 최우수상(서울특별시) 수상경력을 갖고 있다. 동시에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됐음은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 건설기업 평가 기준의 심각한 문제다.

2위는 대림산업(9명), 3위는 경남기업·서희건설·쌍용건설·현대산업개발이 공동으로 선정됐다. 또 제조업부문에서는 6명이 사망한 대우조선해양이 꼽혔다.

100427001.jpg 특히 이번에는 행정안전부가 특별상을 수상해 관심을 모았다. 행정안전부 지역경제과 지역희망일자리추진단은 2009년 6월부터 12월까지 희망근로 작업 중 27명을 죽게 만들고, 2,372명을 다치게 했다. 이는 일반 제조업 사업장(0.7%0보다 2배 이상 많은(1.5%) 재해율이다.

경제위기시 정부에 의해 만들어진 일자리가 저임금 일자리일뿐 아니라, 위험한 일자리였음을 반증하는 증거다. 공동캠페인단은 행안부에 특별상을 수여해 안전하고 건강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할 정부의 책무를 일깨웠다.

이어진 퍼포먼스에서 공동캠페인단은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된 GS건설 광고모델로 활동 중인 이영애씨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노동자를 죽어나가는 기업의 이미지 광고를 더 이상 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GS 건설은 지난 2006년에도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어 올해 2연패를 기록했다. 2007년에는 현대건설, 2008년에는 한국타이어, 2009년에는 이천 화재사고 원청기업인 코리아2000이 각각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돼 악명을 떨쳤다.

강문대 노동건강연대 공동대표는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4월28일은 국제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이라고 전하고 “전세계적으로 매년 220만명, 하루에 5,000명 이상 노동자들이 기업의 무분별한 이윤 추구 행위 때문에 희생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상황은 더 심각해 공식적으로 한국은 ‘산재왕국’”이라면서 “노동부 통계상 2009년 한 해에 2,181명 노동자들이 산재로 목숨을 잃었다”고 말하고 “한국 기업이 산재사망 예방을 위해 가장 기본적인 조치조차 하지 않고, 정부는 이를 방조하고 있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강 대표는 또 “이번에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된 GS건설은 한국 기업 실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행정안전부 지역경제과 지역희망일자리추진단의 특별상 수상이 말해주는 바로 의미심장하다”면서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이명박 정부의 노동정책과 노동안전보건 정책”이라고 일갈했다.

“기업의 비윤리적 살인 행위에 족쇄를 채워야 할 정부는 오히려 ‘노동조합의 씨를 말리겠다’는 각오로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있다”고 말한 강문대 공동대표는 “2010 국제산재사망 노동자의 날을 맞아 국제노동조합과 노동단체가 정한 구호는 ‘노동조합이 있어야 노동자가 안전하고 건강하다’는 것이며 이는 많은 연구결과를 통해 입증된 사실”이라고 전했다.

강 대표는 “현 정부가 노동조합 말살정책을 펴고 있는 것 하나만으로도 노동자들은 더 불안전하고 불건강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는 점에서 현 정부는 기업의 노동자 살인에 대한 방조자를 넘어 공범”이라고 비난했다.

강문대 대표는 “우리 사회는 죄 없이 이유 없이 죽어간 2,181명 노동자의 생명에 대해 정당한 추모의 예를 갖춰야 하며, 더불어 그러한 죽음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사회가 나서서 기업과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그러한 날이 올 때까지 죽은 이를 기억하며 산 자를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공동캠페인단은 GS건설을 비롯해 2010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된 기업들과 행정안전부에 직접 증서를 전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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