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0일을 세계인의 날을 정해놓고 이주민의 권리를 짓밟는데 혈안인 이명박 정부에 대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07년 5월17일 제정된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에 따라 5월20일을 ‘세계인의 날’로 정해 각종 기념행사를 연다. 그러나 한국 사회 이주노동자들은 상시적 단속추방과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

다문화 사회를 지향한다며 제정한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은 결혼이민자, 전문인력, 유학생 등 20%의 합법체류자들만 적용대상이다. 117만에 이르는 이주민 중 70만 명이 넘는 이주노동자의 인권과 권리를 외면한 차별적 논리에 기반한 법인 것이다.

또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명박 정부가 이주민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 지난 5월 초 ‘외국인 범죄 특별단속’과 ‘미등록 이주민 집중단속’ 방침을 발표했다.

외국인 밀집지역에서 범죄를 단속한다며 경찰이 불심검문을 통해 미등록 이주민을 강제단속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또 6월부터 8월까지 법무부, 노동부, 경찰 등 정부 합동단속을 실시하겠다고 한다.

정부는 오늘 그들이 정한 ‘세계인의 날’을 맞아 시청광장에서 보여주기식 관변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주공동행동과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등 이주노동자 권리지킴이가 20일 오전 11시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앞에서 ‘이주민의 권리 짓밟는 세계인의 날 규탄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Stop! Crack Down!(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을 중단하라!”, “노동권을 보장하라!”, “이주노동자탄압 중단하라!”, “이주노동자를 합법화하라!”고 구호를 외치며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정부의 폭력적 탄압을 규탄하고 합법화와 노동권 보장을 촉구했다.

전국일반노협 최만정 의장은 “세계인의 날을 제대로 하려면 청계광장에서 다문화가정 걷기행사를 할 것이 아니라 누구나 한국에 와서 자유롭게 살며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하고 “G20 정상회의를 빌미로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이주민을 단속추방하는 나라가 세계 20위권에 들 자격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사업주에게 과도한 권리를 줘서 이주노동자들을 종속화시키는 한국의 이주노동 현실은 현대판 인식구속, 농노봉건제에 다름 아니”라면서 “우리가 싸우는 만큼 전세계를 향한 우리나라 국격이 높아진다는 생각으로 투쟁하자”고 격려했다.

카사마코 존스 활동가는 “이명박 정부의 미등록 이주노동자 집중단속과 이주민정책은 UN 이주노동자 권리협약을 역행하는 것”이라고 전하고 “카사마코는 이주노동자 단속강화와 범죄화정책을 반대하며, 미등록이주민을 합법화하고 잘못된 고용허가제를 바꿀 것을 요구한다”고 역설했다.

존스 활동가는 또 “5월 초부터 이주노동자 집중단속이 실시되고 있으며 6월부터는 더 강화한다는데 이미 수백 명 이주노동자들이 단속돼 추방될 위기”라면서 남한사회 노동자들의 강력한 연대를 호소했다.

이주노조 미셸 위원장도 “한국 정부와 사업주들은 우리를 상품취급해 우리는 꿈꾸는 것도, 노동권도, 그 어떤 권리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고 “정부는 축제를 벌이며 인종주의와 차별을 감추려 하지만 빈민과 쫓겨난 이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셸 위원장은 “한국 정부가 민중복지와 사회정의는 외면한 채 기업의 부 축적에만 신경쓰는 동안 그들의 필요에 따라 우리는 죽어간다”고 분개하고 “이주노동자 합법화와 단속추방 중단을 촉구한다”면서 “인권과 노동권을 달라”고 성토했다.

이들은 이주노동자 차별철폐와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에 함께 하는 단체들의 공동성명서를 낭독, 이명박 정부의 차별적 반인권적 ‘세계인의 날’을 규탄했다.

공동행동은 ▲이주노동자 노동권 억압하는 사업장이동 제한 철폐 ▲이주노동자에게 행복추구권인 가족 결합권 보장 ▲미등록이주노동자에 대한 위법적 불법적 강제단속 즉각 중단 ▲위법적 단속, 불법적 단속관행 법문화한 출입국관리법 개악 즉각 철회 ▲반인권적 차별적 ‘세계인의 날’ 철폐, ‘UN 이주노동자 권리협약’ 비준 ▲117만 이주민 정당한 권리와 인권 보장을 축구했다.

한편 오늘(20일) 세계인의 날을 규탄하며 단속추방 중단을 촉구하는 서울 집회를 비롯해 전국지역에서 공동행동이 펼쳐지고 있다.

인천은 오후 5시 동춘역 앞에서 ‘이주민 차별철페 캠페인’이 진행되고, 대구경북지역은 오후 3시 대구출입국관리사무소 앞에서 ‘G20 정상회담을 빌미로 한 이주노동자 강제추방 규탄 대구경부 결의대회’를 갖는다.

청주에서도 오후 2시 청주출입국관리사무소 앞에서 ‘G20 관련 기만적 이주노동자 합동단속 즉각 철회하라!”고 외친다. 광주에서는 ‘이주노동자 권리보장 없는 세계인의 날 규탄 기자회견’을 오후 1시를 기해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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