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은 KEC 반사회적 폭력행위 엄중 처벌하라!”

▲ KEC 사측이 보낸 용역들이 4일 새벽 3시30분 경 여성조합원과 아이들이 자는 농성천막에 난입해 폭언과 폭력을 휘둘렀다. 사진=민주노총 경북지역본부
금속노조 KEC지회 천막농성 현장에 용역깡패가 난입해 잠자던 여성조합원과 아이들을 공포에 떨게 한 사태가 또 발생했다. KEC가 용역을 시켜 파업조합원들에게 폭력침탈을 일삼은 것은 지난 6월30일에 이어 두번째다. 

오늘(4일) 새벽 3시30분 경 경북 구미 KEC 앞 농성천막에 용역깡패들이 난입했다. 이들은 조합원들이 잠들어 있는 야심한 시각을 틈타 천막에 쳐들어와 “오늘 한번 쳐야겠네”, “아직 배가 부르구나” 등 막말을 쏟아내며 폭력을 행사했다.

당시 천막에는 여성노동자들과 아이들이 함께 잠들어 있었다. 새까만 복장을 한 용역들이 쳐들어오는 것을 본 아이들 중 일부는 심하게 놀라 울었다. 여덟살 된 한 아이는 아침까지 몸을 심하게 떠는 심상치 않은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조합원들은 잠결에 들이닥친 용역들을 향해 “이게 무슨 짓이냐?”, “아이가 있다”며 제지했다. 하지만 사측이 고용한 용역깡패들은 천막을 수차례 뒤흔들며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무력시위를 벌였다.

천막에는 대부분 조합원들이 여름휴가를 떠나 불과 수십 명만 남아 있었다. 한 조합원이 "깡패들이 와서 폭력을 행사한다"며 급히 경찰에 신고하자 그들은 경찰이 도착하기 전 공장으로 들어갔다.

KEC는 지난 6월30일 새벽에도 여성기숙사에 용역을 난입시켜 성폭력과 무자비한 폭행을 자행해 시민사회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한 경찰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사측은 또다시 천막농성장에 용역깡패를 보내 노동자들을 위협한 것이다.

7월4일 구미경찰서는 KEC 노사 양측에 대해 “무력충돌을 자제하라”면서 엄중대처하겠다는 내용의 경고장을 보내온 바 있다. 그러나 회사는 경찰의 경고조차 완전히 무시한 채 심야에 대대적 인원을 동원해 여성과 아이들이 잠든 농성장에 난입한 것이다.

24시간 용역을 붙여 조합원들 일거수일투족을 촬영하고 보고받는 회사가 천막농성장에 여성과 아이가 잠들어 있는 것을 모를 리 없다.

KEC는 지난 8월2일부터 생산을 풀가동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고도의 숙련도를 요하는 어려운 작업을 관리직과 임시직이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9일까지 업무에 복귀하라고 지시했지만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뭉친 조합원들 의지는 갈수록 강고해지고 있다.

조합원들이 복귀할 가능성은 거의 없고, 여름휴가까지 없앤 채 12시간 맞교대를 돌린데 따른 관리자와 임시직의 피로와 불만이 커져가고 있다. 다급해진 KEC는 노사파국사태를 대화와 교섭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고 폭력을 의존하는 잘못된 선택을 한 것.

제보에 의하면 KEC에 들어간 용역경비업체는 서울 소재 SGTS라고 한다. KEC는 이들과 직고용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근로계약서, 4대보험 적용여부, 임금지급 내역만 확인해도 진실여부는 판명된다.

경찰은 용역들의 불법여부를 명백하게 확인할 수 있는 근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관하고 있다. 노조가 파업을 벌이자 압수수색까지 하며 호들갑을 떨던 경찰이 사측에 대해서는 지나친 관대함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금속노조 구미지부 KEC지회는 사측에 대해 고용보장과 노동기본권을 요구했지만 흑자를 적자라며 거짓발뺌하는가 하면 여성노동자들의 인권마저 무시하는 노동탄압을 일삼았다.

노동조합의 6월9일과 11일, 12일 경고파업에도 회사 측이 계속해서 교섭을 해태하고 21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해 8월4일 현재 48일째 총파업투쟁을 벌이고 있다.

회사는 6월30일 새벽 용역깡패 수백 명을 여성기숙사에 난입시켜 온갖 성폭력과 폭행을 저질렀으며, 쫓겨난 조합원들이 회사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이자 화장실 사용과 물까지 다 끊었다. 그리고 오늘 또 새벽시간에 용역을 보내 천막농성장을 침탈한 것이다.

민주노총 경북지역본부와 금속노조 구미지부는 오늘 용역깡패 난입과 폭력에 대해 “고삐 풀린 노조탄압의 실상에 참담함을 느낀다”면서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용역에 의해 공장에서 쫓겨나 천막농성장에서 아이와 함께 잠들 수밖에 없었던 엄마의 애처로운 마음을 눈꼽만큼이라도 헤아린다면 이런 패륜행위를 저지를 수 없다”고 분개하고 “상식이 있는 자라면, 최소한의 양심을 가졌다면, 자식을 키우는 자라면 이런 일을 지시하고 실행하는 짓은 하지 말아야 했다”고 성토했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검찰과 경찰에 대해서도 “그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KEC에 면죄부를 주는 결과를 초래했다”면서 “KEC를 압수수색해 경비업법 위반여부를 가려내고 KEC의 폭력행위를 근본적으로 발본색원하라”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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