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성장 폭력침탈, 흉기상해, 강등발령, 노조간부 사찰·부당해고 등

▲ 철도공사가 직원 100여 명을 긴급동원해 노조 천막농성장을 침탈하고 칼까지 휘두르는 폭력을 저질렀다. 사진=철도본부

철도공사가 노조를 무력화하고 구조조정을 강행하기 위해 철도현장을 무법천지로 내몰고 있다.

최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행되는 철도공사 측 탄압 행각으로 인해 철도 노사관계는 완전히 파행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공사는 평화로운 천막농성장을 폭력적으로 침탈하고, 조합원들에게 칼을 휘둘렀다. 또 강압적 일방적 강등 발령을 내는가 하면, 노조간부 감시·사찰해 말도 안 되는 사유를 빌미로 중징계했다. 심야시간을 틈타 노조 현수막을 상습 강탈하는 치졸함도 서슴지 않고 있다.

단체협약 후속교섭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철도공사가 강압적 전환배치와 노조탄압에만 골몰하자 운수노조 철도본부는 완강히 저항하며 노사관계를 파탄으로 내모는 공사를 규탄하고 있다.

천막농성장 폭력침탈...휼기 휘둘러 조합원들 상해 입혀

철도공사는 조합원들이 농성을 벌이는 천막에 들이닥쳐 농성장을 강제철거하고 칼까지 휘둘러 조합원에게 상해를 입혔다.

운수노조 철도본부는 지난 8월31일 공사의 부당인사와 간부 사찰, 심야시간을 이용한 상습적 현수막 강제절도를 규탄하며 광역본부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광역본부는 서울역 서부역에 소재해 있다.

철도공사 탄압에 대해 항의하며 노조는 원만한 노사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광역본부 업무나 통행에 전혀 지장이 없는 주차장 공간에 천막을 설치했다. 또 조합원이 집단적으로 참여하는 농성이 아니라 간부 중심 약식집회를 통해 최소한의 규탄의지를 표명했다.

노동조합의 평화로운 항의행동을 철도공사는 무자비한 폭력만행으로 짓밟았다.

공사는 1일 수도권 각 지역본부 등 소속 관리직원 100여 명을 비상 동원해 폭력적으로 천막을 침탈했다. 당시 천막농성장에서는 10여 명 간부·조합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공사가 동원한 관리직원들은 천막을 철거하기 위해 조를 짜고 역할을 나누는 등 경찰 진압작전을 방불케 하는 조직력과 기동력을 발휘했다. 이들 중 일부는 커터 칼을 소지하고 있었고, 천막을 강제 철거한 후 칼을 휘둘러 한 노조 간부가 손목을 다쳤고 다수 조합원들이 타박상을 입었다.

운수노조 철도본부는 천막농성장에 기습적으로 난입해 침탈한 행위가 구조조정을 위해 노사관계를 막장으로 몰아가려는 철도공사 인사노무실의 의도된 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노조는 흉기를 동원해 조합원에게 상해를 입히고 노동조합 재산을 강탈한 범죄행위로서 그 책임을 면하기 힘들 것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 조합원 10명이 지키는 농성장에 100여 명 넘는 직원들이 들이닥쳐 천막을 강제로 철거했다. 사진=철도본부

30년 근무하고 정년 앞둔 노동자 일방적 강등발령

철도공사는 지난 8월18일 정년을 앞두고 길게는 30년 근무한 노동자 15명에 대해 일방적 강등발령을 냈다. 전동열차 차장으로 수십 년 간 일해 오다 철도역으로 발령받은 이들은 부당함을 호소하고 있다. 차장을 역으로 발령낸 것은 사실상 강등발령이다.

철도본부 서울지방본부는 공사 측 강제발령에 강력히 항의했다. 조합원 2명은 인사발령 기관인 서부본부 앞에서 14일 간 단식농성을 벌였다.

차장은 철도에 입사해 역무원 등 일정정도 경력을 획득해 자격등용시험을 거쳐 합격자에 한해 될 수 있다. 공사는 최근 차장등용시험을 심사제로 바꿨다.

노동조합은 차장 등용자격을 획득해 근무 중인 직원을 사규에 따른 인사위원회도 없이 일방적으로 등용자격 상실을 의미하는 인사발령을 낸 것은 강제인사인 만큼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심야 틈탄 상습 현수막 절도 행각

철도공사 인사노무실은 지난 2월부터 현재까지 상습적으로 4층 높이 노조건물 외벽에 내걸린 현수막을 무단 철거해 왔다. 이들은 아무도 없는 심야시간을 이용해 대전지방본부 외벽에 설치한 현수막을 훼손하고 탈취했다.

이는 철도공사 인사노무실이 직접개입한 상습절도 행위로 경찰조사를 통해 이미 밝혀진 사건이다.

운수노조 철도본부는 노사관계를 총괄지휘하는 철도공사 인사노무실의 이러한 범죄행위가 노사관계를 대결구도로 몰아가는 주요 원인이라며 규탄하고 있다. 대전지방본부는 노조탄압을 규탄하고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선전전과 집회투쟁을 전개 중이다.

노조간부 감시·사찰, 지부장 해고

김천역장과 관리자들은 철도본부 김천역 지부 간부들을 감시·사찰하고 심지어 배가 아파 화장실에 가느라 10여 분 자리 비운 것을 두고 “무단이석 및 업무거부”라고 확대왜곡해 해고와 정직 등 중징계 사유로 적용했다.

김천역장은 이를 근거로 지부장을 해고했다. 뿐만아니라 조합원 16명에게 정직·감봉·경고처분을 내렸다.

노조는 “공사 측 노무관리가 지부 간부에 대한 일상적 감시, 사찰에까지 이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면서 반발하고 있다. 노조가 항의하자 김천역장은 ‘관리자에 대한 왕따사건’이라고 왜곡하며 해고 등 중징계 근거로 들이대는 판이다.

이에 철도본부 대전지방본부 김천역지부는 지난달 18일 김천역 광장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대전지방본부는 2일 김천역 광장에서 ‘대전지역 철도노동자 결의대회’를 개최해 공사의 노조탄압을 규탄하고 이후 투쟁을 결의한다.

공사는 지난 5월 평화적 단체협약 체결 이후 후속교섭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일련의 탄압상황이 벌어지자 철도본부는 상호신뢰를 저버리는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철도공사가 지금과 같은 이중적 태도를 계속한다면 더 이상의 교섭이 무의미하다고 판단, 9월1일로 예정됐던 교섭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수도권 전동차조합원들은 지난달 7일부터 철도공사와 인사노무실을 규탄하는 리본을 단 채 철도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운수노조 철도본부는 오는 8일 긴급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철도공사 탄압에 맞서는 투쟁계획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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