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강제전환배치 철회 촉구·민주노조 사수 결의

▲ '강제전환 배치 철회 철도노동자 결의대회'가 열린 17일 오전 서울역 광장 대회에 참가한 철도노조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명익기자

▲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이'강제전환 배치 철회 철도노동자 결의대회'가 열린 17일 오전 서울역 광장을 찾아 철도노조 조합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명익기자

철도공사 측 가공할 노조탄압에 철도노동자들의 분노가 하늘높이 치솟고 있다.

철도공사는 지난해 말 단협을 지키기 위한 운수노조 철도본부의 합법파업을 불법으로 매도해 11,000여 명 철도노동자들을 징계하는 초유의 사태를 만들었다.

공사는 평화로운 천막농성장을 폭력적으로 침탈하고, 조합원들에게 칼을 휘둘렀다. 또 강압적 일방적 강등 발령을 내는가 하면, 노조간부를 감시·사찰해 말도 안 되는 사유를 빌미로 중징계했다. 심야시간을 틈타 노조 현수막을 상습 강탈하는 치졸함도 서슴지 않고 있다.

단체협약 후속교섭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철도공사가 강압적 전환배치와 노조탄압에만 골몰하자 운수노조 철도본부는 완강히 저항하며 노사관계를 파탄으로 내모는 공사를 규탄하고 있다.

강제전환배치 철회를 촉구하며 노동조합이 농성에 돌입하자 공사는 평화로운 농성장을 폭력적으로 침탈했다. 농성천막을 뜯어내고 컨테이너를 탈취했다. 그 과정에서 공사가 동원한 구사대 일부는 커터칼까지 휘둘러대며 폭력을 일삼았다. 다수 조합원들을 살점이 뜯기는 등 부상을 입었다.

30년 이상을 근무하고 정년을 앞둔 노동자를 일방적으로 강등발령하고 심야를 틈타 노조 현수막을 상습적으로 훔쳐가는 절도행각까지 벌이고 있다.

또 최근 허준영사장 현장순회 과정에서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허 사장이 지나가는 철도 현장 길목마다 일부 ‘충성도’ 높은 관리자들이 동원돼 “사장님 사랑합니다”, “사장님 덕분에 성과급 많이 받아 행복합니다”라고 고함을 지르고 있다는 것. 이를 위해 관리자들은 예행연습까지 한다는 소식이다.

허준영 사장은 순회현장에 노동조합이 올까봐 모든 순회 일정을 비밀로 부치고 심지어 구로역사를 방문할 때는 경찰까지 배치했다.

‘강제전환배치 철회! 노동탄압 분쇄를 위한 서울지역 철도노동자 결의대회’가 17일 오전 10시30분 서울역 광장에서 개최됐다.

이날 대회에 참가한 서울지역 철도노동자들은 공사 측의 점입가경식 노동탄압을 강력히 규탄하고 더 이상은 철도공사의 만행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결의했다.

임도창 운수노조 철도본부 서울지방본부장은 대회사에서 “공사가 단협해지를 획책하다 우리 합법파업을 불법으로 매도하고 노조와 합의없이 사규까지 어기며 차장 강제전환배치를 일삼고 있다”고 전하고 “저들은 집요하고 끈질기게 노조를 탄압하며 현장을 장악하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17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강제전환 배치 철회 철도노동자 결의대회'에 참석한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이 격려사를 하고 있다. 이명익기자

이어 “저들 의도는 명확하며 우리는 받은 것 이상으로 대답해줘야 한다”면서 “현장 속으로 국민 속으로 파고들고 하반기투쟁을 벌여 민주노조를 사수하자”고 역설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격려사를 통해 “추석 대수송기간을 무거운 마음으로 맞고 있지만 현시기 어려운 조건을 반드시 타개할 수 있다는 믿음과 동지애로 돌파하자”고 격려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하반기 국정지표를 소위 ‘공정한사회’로 내걸었다”면서 철도투쟁에 대해 불공정한 판정을 내린 법원과 지노위를 규탄했다.

“이명박 정부가 공정한 사회를 만들려는 진정성이 있다면 절차와 판정을 무시한 노동위원회를 먼저 바로잡으라”고 말한 김 위원장은 “철도탄압은 공공부문과 민주노총에 대한 도전”이라면서 “동지들 투쟁의 정당성을 밝히고 명예를 되찾을 때까지 함께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도환 공공운수노조준비위원장도 격려사에서 “유사이래 11,000명을 징계하는 처참한 살육은 없었다”고 말하고 “추석 후 밖으로 나와 국민 속에서 탄압정세를 뚫자”며 강도 높은 투쟁을 제안했다.

또 김도환 위원장은 “철도가 무너지면 공공부문 노동운동이 무너진다”고 말하고 “10년 전 철도민주노조를 건설할 당시 공투본 정신으로 돌아가 새로운 각오를 다지며 이 상황을 돌파하자”고 성토했다.

철도공사의 노조탄압에 맞서 한 달 여 1인 시위를 벌인 이혜숙 철도본부 성북열차지회장은 “철도현장 내 ‘코레일’이라고 씌어진 현판 옆에 볼펜으로 ‘사장 OOO’라고 적힌 것을 보면서 이것이 바로 현장의 마음이라고 생각했다”면서 허준영사장을 향해 “3류 코메디 그만하고 용기있는 철도인이 되라”고 일갈했다.

김기태 운수노조 철도본부 본부장은 “어제 광화문 촛불 후 달 밝은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며 그 모습이 너무 앙큼맞게 예뻐서 옛날 가슴설레던 시절을 떠올렸다”고 말하고 “사랑은 바로 그런 것, 사람의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17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강제전환 배치 철회 철도노동자 결의대회'에 참석한 운수노조 철도본부 김기태 위원장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명익기자
김 본부장은 “허준영 사장이 철도노동자들 사랑을 받고 싶다면 현장 순회에서 관리자들을 동원해 사랑한다고 외치게 강요할 것이 아니라 철도공사 3만 명 직원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면서 “웃음과 유머를 잃지 말고 하반기투쟁으로 뭉쳐 우리 사랑을 지켜내자”고 강조했다.

김기태 본부장은 “철도노동자들 모두 어깨 걸고 한 발 한 발 환한 웃음으로 승리투쟁을 만들자”면서 “이명박 정권은 거꾸러지고 우리는 이제 바닥을 치고 올라간다”고 역설했다.

철도노동자들은 “철도노동자 총단결로 민주노조 사수하자!”, “민주노조 사수하고 하반기투쟁 승리하자!”, “부당인사 철회하고 민주노조 사수하자!”, “간부들의 선도투쟁 하반기투쟁 승리하자!”고 구호를 외치며 올 하반기 철도본부 투쟁을 경고했다.

대회를 마친 철도본부 간부와 조합원 200여 명은 서울역사 안팎에서 대국민 선전전을 펼쳤다.

철도노동자들이 공사와 이명박 정부의 노조말살정책에 맞선 하반기 투쟁을 결의하고 나섰다. 운수노조 철도본부는 추석 후 현장에서 뛰쳐나와 국민과 함께 현 시기 노조탄압을 딛고 민주노조를 지켜내기 위한 투쟁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 철도노동자 강제전환배치 철회투쟁 경과

-6월 말=차장 직명변경 관련 공사에서 노사협의 요구
-7월13~23일=노사협의 진행했으나 의견접근 안됨
-7월28일=일방적 강제전환배치 저지 위한 광역열차 조합원총회 개최

-8월12일~ =전동열차지부 소재지 역에서 피켓팅 진행, 중앙과 본사 노사협의 결렬
-8월17일=19일 노사협의 앞두고 수도권 서부본부 영업분야 일방적 인사발령
-8월19일=중앙현안 협의 중 일방시행 규탄항의, 서부본부 항의방문·천막농성 돌입(문양수, 김상노 동지 단식 돌입), 광역열차·역지부 1인시위, 서부본부 앞 집회 매일 진행

-8월24일=서부본부장 면담했으나 광역본부에 책임전가, 14명 일방적 부당인사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 접수
-8월26일=광역본부장 항의방문, 직명변경과 강제전환배치 관련 인사노무실과 노사협의, 인사노무실 “철회불가” 입장 고수

-8월27일=일방적 직명변경과 강제전환배치에 대한 광역본부 규탄집회 개최
-8월31일=노조, 광역본부 앞 천막설치하고 농성 돌입

-9월1일=사측, 구사대 동원해 광역본부 천막 탈취
-9월2일=노조, 농성장에 컨테이너 설치해 다시 농성 시작
-9월5일=사측, 새벽에 또다시 컨테이너 탈취(다수 조합원 부상, 2명 입원)

-9월9일=강제전환배치 효력정지 가처분 심리
-서울본부 입구 농성 과정서 아침 결의대회, 주간 선전전, 저녁 촛불문화제 진행
-9월13일=공사 직명변경 공문 발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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