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노동자들, 고입선발고사 수험생 긴급수송대책 나서

▲ 전북 버스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뭉칠 권리와 생존권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버스사업주들의 비윤리적 경영으로 시민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규탄한다. 사진=공공운수노조(준)
전북지역 버스노동자들의 파업이 7일차를 맞았다.

전국운수노조 버스본부 7개지회는 지난 8일 민주노조 깃발을 들고 장시간 살인노동과 저임금, 버스 사업주들의 비윤리적 경영행태를 규탄하며 등 총파업에 돌입했다.

운수노조 민주버스소속 전북지역 제일여객, 호남고속, 전일여객, 시민여객, 전북고속, 신성여객, 부안스마일교통 등 7개지회 1,000여 조합원들이 12월14일 현재 7일차 파업을 굳건히 잇고 있다. 한국노총을 탈퇴하고 파업대오에 합류하는 노동자들이 속속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들은 노조탄압 중단, 민주노조 인정, 최저임금 지급, 미지급한 통상임금 지급, 과도한 노동시간을 근기법에 맞게 주 40시간으로 축소, 부당배차 중단, 공정배차 실시, 무리한 운행으로 인한 사고발생비용 노동자 전가 중단, 식사시간·안전운행시간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전북지역 버스 노동자들은 하루 15~16시간 이상의 살인적 장시간 노동과 월 120~160만원 저임금에 시달려왔다. 사측으로부터 온갖 멸시와 차별, 비인간적 대접까지 받았다. 버스 노동자들은 최소한의 가족 생계와 자녀교육비조차 감당하기 힘들었다.

체력을 쥐어짜는 장시간 노동에 휴게시간마저 보장되지 않는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전북지역은 전국에서 버스 사고율이 가장 높았다. 시민 안전이 위협받을 지경에 이르렀지만, 사용주들은 사고비용까지 고스란히 노동자들에게 전가했다.

파업 나흘째인 지난 11일 버스노동자들은 전주공설운동장 앞에서 총파업 승리를 위한 결의대회를 갖고 전주시청까지 3km 거리를 행진했다. 이들은 전주시민들에게 파업의 정당성을 알려내며 위력적 가두행진을 벌였다.

정광수 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장과 김도환 공공운수노조(준) 위원장은 이날 공동대회사를 통해 “우리가 파업하는 이유는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서 질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라면서 “우리 투쟁은 정당하고 합법적이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도환 위원장은 “전주시가 빨리 이 사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공공운수노조가 전주시를 대상으로 완전한 버스공영제를 위해 투쟁하겠다”고 경고했다.

박사훈 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장도 “이 투쟁은 우리가 살기 위해서 무조건 이겨야 하는 투쟁”이라고 전하고 “이 싸움에서 물러나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건 가혹한 생존권 박탈, 곧 죽음뿐”이라고 강조했다. 박 본부장은 또 “오늘은 우리 입장을 알리기 위해 처음 가두진출을 한 날”이라고 말하고 “이 사태가 마무리 될 때까지 더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 운수노조 전북지역 버스노동자 7개지회 대표들이 삭발식을 진행하며 조합원들의 파업승리를 다짐했다. 사진=공공운수노조(준)
▲ 전북지역 버스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한지 7일차를 맞았다. 지역 언론과 시민들도 노동자들 편이다. 사진=공공운수노조(준)
전북지역 7개지회 대표자들은 이날 삭발식을 진행하며 “반드시 승리로 이끌기 위해 목숨 한편 전북 버스파업에 참가하는 인원이 지난 11일까지 50여명 더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파업에 동참하는 대오가 계속 늘어남으로 인해 버스노동자들 사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JTV 전주방송과 KBS는 10일 보도를 통해 전주 시내버스는 점점 운행률이 줄어들고 있으며 비조합원과 대체인력의 피로도가 쌓여가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 내 언론과 시민들은 버스운행 차질로 인해 불편을 겪는 가운데서도 버스노동자들에 대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는 전주시와 버스사용자들에게 큰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2월8일 법원은 전일여객과 호남여객의 교섭응낙가처분 소송에서 노동조합 손을 들어줬다. 이와 관련해 공공운수노조(준)은 “정부기관들이 핏대를 세우며 대중에게 흑색선전을 했던 근거가 소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지난 8일 파업에 나선 버스 노동자들을 76명이나 대거 연행하고 그 중 2명에 대해 파업의 책임을 물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영장을 기각했다. 버스 파업의 발목을 붙잡기 위한 검찰과 경찰의 무리한 법집행과 공권력 남용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사업주들도 부분직장폐쇄를 신고하는 등 운수노조 버스본부 조합원들의 파업을 합법으로 인정하고 있다. 동시에 버스노동자들의 상식 이하의 노동실태, 버스 사용자들의 비윤리적 경영행태들이 알려지면서 여론도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을 지지하고 있다.

노동기본권 보장, 체불임금 해결, 버스 안전운행을 위한 조치 등 정당한 요구를 내건 버스 노동자들의 총파업투쟁이 시민들의 지지에 힘입어 파고를 높여가고 있다.

▲ 파업에 나선 버스노동자들이 고입선발시험 수험생들을 자신의 승용차로 고사장까지 데려다준다.
전북지역에서 버스파업에 돌입한 노동자들이 고입선발고사 수험생 긴급운송대책에 나섰다.

7개 버스회사들이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부분직장폐쇄 조치를 하고 있어 버스 운행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12월15일로 예정된 고입선발고사를 치러야 하는 수험생들을 위해 파업 중인 조합원들이 수송을 맡겠다고 나선 것.

전국운수노조 버스본부 전북지역 7개지회는 12월15일 고입선발고사를 치르는 수험생들을 자신들이 소유한 승용차를 이용해 고사장까지 데려다주기로 했다. 이에 전주 시내 주요 거점 7곳마다 차량 50여 대씩을 대기시킬 예정이다.

버스본부 전주지역 7개지회 조합원들의 차량 400여 대가 동원된다. 운수노조 버스본부는 차량 앞면 유리에 “고입선발고사 수험생 무료수송차량”이라는 문구를 붙여 고사장에 가야 하는 수험생들이 알고 탈 수 있도록 한다고 전했다.

전주 시내 롯데마트 송천점 앞, 호성사거리 근처 가족마트 앞. 아중리 인후초등학교 앞, 서신동 주민센터 앞, 효자동 서곡중학교 앞, 삼천동 완산소방서 앞, 평화동 꽃밭정이네거리 롯데리아 전주평화점 앞 등에서 15일 오전 7시 버스본부 조합원들이 고입선발고사 수험생들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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