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주년 세계 여성의 날’ 권리쟁취 투쟁 선포, 9가지 요구 발표

▲ 민주노총 박승희 여성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열린 '103주년 3.8 여성의 날 공동기획단 기자회견'에서 기조 발언을 하고 있다. 이명익기자
103주년 3.8 여성의 날을 앞두고 여성단체들이 이명박 정부의 반여성, 반노동 정책을 규탄하며 여성들이 노동과 삶의 권리를 찾아 행복을 영위할 수 있는 평등사회를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동과 삶의 권리를 위해 여성, 이제는 행동이다!’ 103주년 3.8 여성의 날 공동기획단은 3일 오전 11시30분 서울 광화문 네거리 이순신 동상 주변에서 플래시 몹을 펼친 데 이어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의 반여성, 반노동 정책으로 인해 피폐해진 여성의 삶과 노동의 권리를 시민에게 알려내고, 오는 3.8 여성대회에 함께 할 것을 제안했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여성단체들은 이번 103주년 3.8 여성의 날 기자회견을 통해 저임금, 비정규직, 이명박 정부의 저출산 정책을 비판하며 광화문 네거리에서 플래시 몹을 전개했다. 이어 정부종합청사 앞으로 이동, 103주년 3.8 여성의 날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오는 5일 서울시청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기자회견에서 여성단체들은 여성의 노동과 삶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요구를 발표하고 이후 공동투쟁과 연대를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 요구는 △저임금, 불안정한 여성 일자리 반대, 노동기본권·생활임금 쟁취 △여성 비정규직 일자리만 늘리는 국가고용전략 거부 △돌봄노동에 대한 사회적 책임 강화, 돌봄노동자 노동권 쟁취 △교육·보육 공공성 강화 없는 이명박 정부 저출산 대책 반대 △낙태단속 여성처벌 반대, 여성의 몸과 삶에 대한 결정권 보장 △여성농민 권리 보장, 지속가능한 농업 위한 식량주권 실현 △가정폭력, 성폭력, 공권력에 의한 성추행 등 여성에 대한 모든 폭력 반대 △모두의 평등을 위한 차별금지법 제정 △전쟁위협 막아내고 반전평화 실현 등 9가지다.

박승희 민주노총 여성위원장은 103주년 3.8 기조발언을 통해 “우리나라 최초로 고공농성을 한 분은 1931년 평양 고무공장에서 임금삭감에 맞서 을밀대에 오른 강주룡 여성노동자였고, 1970년대 노조를 민주화하면서 동일방직 주길자 여성지부장이 최초의 여성 지부장으로 탄생했다”고 전했다.

이어 “103주년 전 미국 여성노동자들이 임금인상과 10시간 노동, 여성참정권을 요구하며 거리로 쏟아져 나온 그 때와 70년대 우리 선배노동자들이 싸운 요구가 어쩌면 똑같으냐?”고 반문하고 또 그때와 다르지 않은 지금의 현실을 개탄했다.

▲ 3.8 여성의 날 공동기획단 회원들이 '103주년 3.8 여성의 날 공동기획단 기자회견'을 마치고 플래시몹을 하고 있다. 이명익기자
박 위원장은 “우리는 103주년 3.8행사를 진보정당과 여성, 사회단체, 학생들과 함께 5일 열 것이며, 청소노동자들은 파업을 결의하고 모인다”면서 “신자유주의가 아닌 여성이 행복한 세상이면, 우리 노동자, 농민, 학생이 다 같이 행복한 세상”이라고 말하고 “평등사회와 행복을 위해 우리는 이제 행동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현장발언이 이어졌다. 박은희 공무원노조 여성위원장은 유연근무제 도입으로 인한 여성 노동자 실태를 전하며 “공공기관이 유연근무제를 통해 돌봄노동과 가사를 여성에게 전가하며 여성 비정규직화를 부추긴다”고 규탄했다.

김수진 학부모는 “저는 36세이며 4살 딸을 둔 주부”라고 소개하고 “애초 아이 넷을 낳고 싶었지만 임신 과정에서 검사비가 많이 들고, 출산의 고통이 너무 컸고, 아이를 키우는 비용이 엄청나서 더 이상 아이를 출산할 수 없었다”면서 “아이를 낳은 후에는 취업하기가 정말 어려운 것을 비롯해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우리 현실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회견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한국사회 여성노동자들이 처한 비참하고 부당한 현실을 토로하고 “우리는 후퇴하고 있는 여성의 노동과 삶의 권리 쟁취를 위해 2011년 여성들의 투쟁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103년 전 여성노동자들의 처절한 투쟁을 잇고 그 투쟁을 노동자 민중의 전체 투쟁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면서 “그렇기에 3.8 세계 여성의 날은 축하할 기념일이 아니라 후퇴되고 있는 노동과 삶의 권리를 찾기 위한 행동을 선포하는 날이자 투쟁과 연대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대단위 성원들은 회견 마지막에서 9가지 요구 하나하나를 외칠 때마다 ‘저출산’, ‘비정규직’, ‘아이낳기 힘든 세상’, ‘낙태단속’, ‘여성농민의 힘든 삶’, ‘온갖 차별’, ‘전쟁’, ‘돌봄노동 저평가’, ‘여성에 대한 폭력’이라고 적힌 대형풍선을 터뜨리며 이명박 정부의 거꾸로 가는 여성관련 정책들을 비판했다.

한편 오늘 광화문 네거리에 주변에서 플래시 몹을 펼친 후 회견 참가자들은 애초 이순신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경찰의 저지로 인해 정부종합청사 앞까지 이동해서 회견을 열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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