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darkblue>다음은 2006년를 가로지른 대포스코 건설일용노동자 투쟁 당시 구속돼 안동교도소에 투옥된 포항지역건설노조 심진보 동지 글입니다. 그는 안동교도소에서 발생하는 기막힌 인권유린 문제 등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안동교도소에 수감중인 심진보(포항건설노조 전 조직2국장)씨와 정창윤(전국철거민연합회)씨는 지난 8월 22일부터 교도소 환경개선과 재소자 인권침해 중단을 촉구하며 8일 째 단식 투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도 정창윤씨를 비롯, 안동교도소에 수감된 양심수들은 시설개선과 재소자 인권보장을 요구하며 단식투쟁과 소장 면담 등을 진행했으나 교도소 측의 개선 약속은 말 뿐이었고 실질적인 변화는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두 사람은 안동교도소가 “닭장이나 개장보다 못한 곳에 사람을 가둬놓고 사육을 하고 있다”며 만일 이번에 교도소 측이 실질적인 개선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목숨을 걸고라도 끝까지 갈 수 밖에 없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안동교도소를 고발합니다. <편집자주></font>

<b>■옥중 고발편지글 전문</b>

대한민국 사회가 민주화 20주년을 맞이 하였다하여 사회 각계각층 국민 개인의 인권 신장은 물론이거니와 옛 군사독재 정치의 산물인 비인권적 사법부, 특히 교도소가 국가인권위 및 모든 시민단체로부터 시설 개선 및 처우 개선을 강력히 권고하고 시정할 것을 촉구하여 전국의 교도소가 수용자 거주환경 시설개선 및 기본적인 인권처우 개선이 점차적으로 하나하나 개선하려 하는 이때 유독 안동교도소 만이 국가적 지침과 사회적 민주화 부흥에 역행하는 작태를 서슴없이 저지르고 있음을 온 세상에 알리고자 합니다.

전국의 교도소가 재래식 화장실에서 수세식으로 다 바뀌고 있는 현 추세에 있고 심지어는 겨울을 대비해 전기판넬까지 새로이 설치한다고 하는 이때에 안동교도소는 어떻게 된 영문인지 예전에 언제인지는 알 수 없으나 수세식이었던 화장실을 물 부족이라는 말도 안되는 어처구니없는 허무맹랑한 변명으로 재래식으로 바꾸었다는 정말 이해하기 힘든 짓거리를 하는 곳이 바로 이 안동소입니다.

기존의 수세식 시설이 있으니 조금만 손을 보면 수세식으로 전환 할 수 있지 않느냐고 소장에게 얘길하면 10억 20억의 예산이 들어가는 돈을 어떻게 하루아침에 법무부에서 받을 수 있겠느냐 하면서 엉뚱한 얘기로 일관합니다. 일이십억 들여 교도소 새로 짓습니까? 기존에 시설 그대로 사용하면 별 것 아닌데 수세식으로 전환할 의지가 없기에 소측의 책임자들은 외면합니다.

하나 다른 한쪽 구석에서는 법무부 예산을 받아와 근무자 휴게실 새로 짓고, 무인경비 시스템 철조망 설치하고, 교도소 밖의 수용자 접견, 가족 대기실 리모델링을 하는 이해 할 수 없는 교도행정,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주거 환경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며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전시 행정 위주로 일관합니다.

한평도 채 되질 않는 독거실에 쥐가 들락날락해도 화장실 칸막이 문(높이 55cm)이 낮아 용변을 볼 때 수용자의 수치심과 모멸감을 유발해도, 독거실 창살 간격이 4cm 밖에 되질 않아 수용자의 답답함과 조망권을 침해해도, 취사장의 문제로 밥이 설익어 수용자들이 중식(8월3일)을 못 먹어 인간의 기본적인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비상식량인 건빵을 요구해도 아랑곳 하지 않고 전형적인 복지부동의 교도행정을 밥먹듯 일삼는 곳이 바로 이곳 안동 교도소입니다.

교도소 현관 현판에는 거창하게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미래를 열어주는 교도행정 구현”. 누구의 미래를 열어주는 교도행정을 구현하기 위해 힘쓰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안동소의 모든 사동이 토요일에도 평일과 다름없이 똑같은 시간으로 운동을 실시함에도 유독 제가 기거하는 거실 독거실 사동만 평일에 1시간 하는 운동을 30분으로 일방적으로 단축해서 운영하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법 집행의 형평성에 어긋난 교도행정으로 수용자의 운동권을 법(행형법 시행령 제96조 2항)이 보장하고 있음에도 소 측은 수용자들의 운동권을 심각하게 훼손하였기에 담당자를 법적으로
고발, 또는 행정 소송을 하려 합니다.

특히 제가 보낸 등기 서신이 소 측의 잘못으로 일반으로 처리되어 엉뚱한 곳으로 돌고돌아 11일째 만에 도착하여 불이익을 당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인 사과 한 마디 없이 유야무야 하려고 저에게 직접 찾아오거나 얘기하자며 회유와 설득으로 무마하려 합니다.

또한 제가 보낸 서신이 등기가 아닌 일반 서신이라고 11일째 만에 나온 등기서신이 도착할 때까지 끝까지 우기던 공안담당 계장의 천연덕스럽고도 뻔뻔한 모습이 기가 막힐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옆 방의 정창윤 동지(전철연)가 8월 6일날 소 측의 비인권적 부당함을 바깥의 모든 단체에 알리고자 등기로 보낸 편지를 공안담당 계장이 개인적으로 소유하고 있다가 정창윤 동지에게 안 내보내면 안되겠냐고 하면서 회유하였고 당장 보내라고 강력히 항의하자 다음날 7일 오후 늦게 17시 40분 경에 접수 마감 후에 등기를 발송하니 어떻게 소 측을 믿고 서신을 마음대로 내 보낼 수가 있단 말입니까?

등기도 이렇게 하는데 영수증이 없는 확인할 수 없는 일반 서신은 어떨까 하는 생각에 억울함과 분노를 참을 길이 없습니다.

제 등기 서신을 봤다고 얘기한 사동 봉사원을 조사실로 불러 교도소 조사실의 특수한 공간에서 아무 죄도 없는 봉사원을 억압적인 분위기에서 ‘등기서신을 잘못 받지 않았느냐, 잘못 봤지?’ 하면서 무언의 압력과 회유로 만약에 잘못되면 벌을 받을 수 있다는 암시를 주어 결국은 봉사원이 등기 서신을 잘못 봤다고 진술하는, 진실을 은폐하고 허위를 날조하는 이곳이 바로 안동소입니다.

고 하중근 열사 1주년 추모제를 기리기 위해 단식을 끝내고 죽과 미음을 먹는데, 간장을 안주기에 간장을 요구하니 취장[취사장]에서 간장을 원래 안준다는 곳이 바로 이곳입니다.

이번에야말로 소 측을 상대로 한 한 치의 양보없이 힘들고도 고통스러운 외로운 싸움일 지언정 뒤로 물러섬이 없이 제 자신을 과감히 버리려 합니다. 육신은 한낱 눈에 보이는 껍데기에 불과한 것을 우리들의 정신과 마음만큼은 그 어느 누구? 자본도 권력도 탄압하고 가두려 하지 못한다는 것을 입증해 보일 것입니다.

비록 몸은 자유롭지 못한 감옥에 있지만 정신과 마음만은 구속받지 않으며 지배받지 않고 떳떳한 노동자로 자유인으로 살아 갈 것입니다.

아무리 고통스럽고 힘들어도 소 측의 공식적인 사과 및 재발 방지를 위한 약속, 시설 개선 및 처우 개선을 하지 않는다면 저는 비록 이 길이 마지막이라해도 주저없이 앞을 향해 이 길을 걸어갈 것입니다.

이번이 마지막이란 각오로 저와 정창윤 동지와 함께 굳은 의지와 흔들리지 않는 신념을 불태울 것입니다. 저희 둘의 희생이 전국의 교도소에서 열악한 시설과 비인권적 처우로 고통받고 있는 모든 양심수 동지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저는 이 길을 선택하여 주저함없이 과감히 제 자신을 내 던지려 합니다.

마침 오늘(8월 28) 포항 구속노동자동지회 회장 박웅희 동지를 비롯한 9명의 동지들이 어떻게 알고 왔는지 어제 포항법원(포스코 관련 민사 재판)에서 봤음에도 불구하고 한 걸음에 달려와 준 동지들의 접견에 나는 외롭지 않구나 하면서 고맙고도 가슴이 찡해집니다. 포항 구속노동자동지회 동지들의 격려와 위로의 말을 들으며 더욱더 나 자신을 다그치며 힘껏 일으켜 세우려 합니다.

전국 각지의 노동자 동지 여러분. 조석으로 제법 서늘해졌습니다. 환절기 감기 걸리지 않게 건강한 몸으로 생활하시기를 빕니다.

"투쟁하는 자만이 얻을 수 있다."

<b>8.28 화요일, 안동에서 심진보가 드립니다.</b>

<font color=darkblue><b>■안동교도소는?</b>=1980년에 지어진 안동교도소는 연륜만큼이나 시설이 낙후돼 있다. 특히 두 사람이 수감되어 있는 독거사동은 거실 크기가 0.8평 정도로 매우 비좁아 다리를 뻗고 똑바로 누울 수조차 없다. 화장실은 수세식이 아니라 물을 부어야 내려가는 반 수세식인데다 변기 자체가 낡아 깨진 틈 사이로 쥐들이 들락날락 거리고 있다. 거실의 창문밖에 붙어 있는 쇠창살은 가로 4cm×3.2cm 크기 밖에 안 돼 햇볕이 잘 들어오지 않는다.

시설문제 뿐만이 아니다. 교정 기관에 주5일 근무가 시행되고 나서 재소자들의 주말, 휴일 운동권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 법무부는 인력부족을 이유로 전국 15개 기관만 직원들을 4부제로 근무시키면서 재소자들의 주말,휴일 접견, 운동을 보장하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 안동교도소는 그나마 법무부가 지정한 15개 기관에 포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요일, 공휴일에 재소자들의 운동을 여전히 보장하지 않고 있으며, 독거실 재소자들 같은 경우는 토요일에도 평일의 절반밖에 운동시간을 보장하지 않고 있다.</font>

[표시작]
<b>■ 안동교도소 인권 침해 현장 조사 자료</b>

<b>1. 활동 경과</b>

(1) 2007.3.7 : 구속노동자후원회(김진석,이광열),인권실천시민연대(오창익) 안동교도소 방문
※ 당시 수감 중이었던 박경연(화물연대)씨의 편지를 받고 방문하여 시설개선을 촉구함
(2) 수감 중인 심진보(포항건설노조), 정창윤(전철연)씨로부터 6월27일, 8월7일 두 차례에 걸쳐 편지를 받음
(3) 2007. 8. 23 : 이광열(구속노동자후원회),임미영,모승룡(민가협 양심수후원회),최규만(포항건설노조)
4명, 안동교도소 방문 - 당사자 접견하고 총무과장 면담
(4) 2007. 8. 28 현재 : 심진보, 정창윤씨 환경 개선 촉구하며 일주일 넘게 단식 중
(5) 2007. 8. 28 : 구속노동자후원회, 국가인권위원회에 안동교도소 재소자 인권침해 관련 진정

<b>2. 시설 환경 문제점</b>

<b>(1) 독거실 화장실 </b>
- 독거실 평수 : 0.8평
- 화장실에는 별도의 문이 없고 거실바닥에서 80cm정도 되는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음
- 변기는 좌변기가 아니라 물을 떠서 부어야 용변이 내려가는 반 수세식
※ 원래는 스위치를 당기면 물이 내려가도록 되어 있었으나 자해에 이용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소측이 철거함

<b><문제점></b>
- 주변이 야산으로 둘러 쌓여 있어 쥐들이 교도소 안으로 많이 들어오는 편인데, 화장실 파이프 라인을 타고 올라와 변기 틈 사이로 들락날락 거리는 상황, 변기 뚜껑을 막아도 소용이 없고 덜거덕 거리는 소리 때문에 잠을 잘 수 가 없음
- 화장실에서 나는 악취가 심각함
- 별도의 싱크대가 없어 지저분한 변기 통 옆에서 식기 세척, 빨래 등을 하고 있어 위생에 문제가 있음

<b>(2) 독거실 쇠창살</b>
- 독거실 창문 밖에 붙어 있는 쇠창살 간격이 너무 촘촘함 (4cm×3.2cm/40칸)
- 어떤 독거실에는 철망이 달려있어 햇볕이 거의 안들어 옴(정신분열증 환자 등 수용)

<b><문제점></b>
- 일조량 부족
- 빨래 건조 문제 : 교도소에는 빨래 건조대가 마련되어 있으나 일주일에 한번밖에 쓸 수 없고 비가 오는 날에는 사용 불가능함, 할 수 없이 거실 안에서 말려야 하나 쇠창살 간격이 좁아서 창밖으로 내놓고 말릴 수 가 없음 (다른 교도소에서는 가능함)

<b>(3) 난방 문제</b>
- 난방 장치 : 복도에 설치된 스팀이 전부
- 거실바닥 : 마룻바닥으로 되어 있으나 목재가 낡아서 들썩거리며 벌어진 틈새로 오물, 먼지가 풍겨져 나옴
- 벽지 제거 : 재소자들이 벽지에 낙서를 하기도 하고, 벽지 뒤에 자꾸 무언가를 숨겨 놓기 때문에 보안 상 문제가 있다 해서 모든 거실에서 벽지를 뜯어버리고 페인트를 칠해 놓음
(요구사항 : 앉아서 머리가 닿는 부분까지 만이라도 벽지를 붙여 줄 것)

<b>(4) 거실 조명 문제</b>
- 별도의 취침등을 설치하지 않은 채 낮에는 형광등 2개, 밤에는 형광등 1개를 켜주고 있음 (조도 차이가 그다지 없어 안면에 지장을 초래함)

<b>(5) 경비교도대 야간 근무 교대 시 복창소리</b>
- 경비교도대가 야간 근무 교대시 외쳐대는 복창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깰 때가 많음
(교도소 측은 소리를 크게 내는 것 자체가 “계호의 일환”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근거 없음)

<b>(6) TV 시청 문제</b>
거실에 TV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지만 모든 프로그램은 녹화된 것을 틀어주고 있음, 프로그램 선정과정에서 재소자들의 의견은 거의 반영되지 않고 있음
-> 재소자들은 뉴스만이라도 생방송을 틀어주기를 원하고 있음

<b>3. 종교의 자유 보장 문제</b>

- 여호와의 증인, 무슬림 등 소수 종교(상대적)를 믿는 재소자들의 경우,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고 있음, 정창윤씨 증언에 따르면 소 내에 무슬림이 1명 있는데 하루에 1시간씩 기도 시간을 보장해 달라고 요구하였으나 소측으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있음

<b>4. 주말, 법정 공휴일 운동시간 보장문제</b>

- 안동교도소는 주5일 근무가 시행되고 나서 재소자 접견, 운동권 보장을 위해 4부제로 근무를 실시하고 있는 15개 구금시설 가운데 한곳이지만, 여전히 일요일, 국경일, 명절에는 재소자들의 운동시간이 보장되지 않고 있음.
(독거실 재소자들은 토요일에도 평일의 절반 밖에 운동시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음)
- 교도소 측은 일요일에는 1개부서만 출근하기 때문에 어렵다고 답변함.(▲자료제공=구속노동자후원회)[표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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