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섬유연맹 이상진 위원장

화학섬유연맹 이상진 위원장
4.27재보궐선거가 끝나고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한나라당은 충격적으로 몰락했고 뭉쳐진 야권단일세력은 승리하였다. 계절이 바뀌고 봄이 오는 것처럼 소통불능, 이해불가의 막무가내 MB정권이 궁지에 몰려 허둥대는 모습도 점점 확실해지고 있다. 4년간 공백이 있었던 남북노동자 공동행사도 5.1절을 계기로 복원되었고, 노동절 집회 후의 대규모 행진도 오랜만이다. 무엇보다도 제일 큰 변화는 사람들 마음속에 ‘이제는 바꿀수 있다’는 마음이 들어서고 있다는 점 아닐까 싶다. 그럼 이제 본격적인 반격이 가능한가?

MB정권 내내 우리는 수세에 몰려 있었다. 목숨을 건 많은 피눈물나는 투쟁이 있었지만 시원하게 해결된 건 하나도 없었다. 어처구니없게도 13년을 기다려온 복수노조 허용이 교섭창구단일화라는 독이 든 사과로 우리 앞에 던져졌다. 소수노조는 교섭도 쟁의도 못하게 만들어 사실상 노조를 여전히 통제하겠다는 의도를 명확히 했다. 복수노조와 전혀 상관도 없는 전임자 임금지급금지가 우리 발목을 잡아 민주노조 수십년간 투쟁의 성과인 전임자가 반토막, 반의반토막 나는 처참한 상황도 겪었다. 정치가 바뀌지 않으면 노동자 서민의 삶은 한치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는 것을 너무나도 처절히 깨달은 시간들이 아니었나.
 
변화의 봄은 오고 있으나 여전히 우리는 불안하다. 이유는 단 하나! 우리가 단결하지 못하고 있고, 그래서 진보의 힘은 아직 믿을만한게 못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줌도 안되는 진보세력이 자기들끼리도 뭉치지 못해 국민들의 열망을 꺾어버린 역사적 경험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민주노동당 분당의 아픔은 과거형이 아니라 여전히 현재도 생생하게 존재하고 있어서 현장은 현안 투쟁에 있어서도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사분오열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노동자는 뭉쳐야 이긴다, 운동은 단결이 생명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진보대통합은 우리에게 생명과도 같은 일이다. 노동운동 진영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첫 번째 절차가 진보대통합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국민들이 그렇게 보고 있고 조합원들이 그렇게 믿고 있다.
 
진보대통합은 국민과의 약속이다. 민주노총이 약속했고, 진보정당 대표들이 약속했다. 실망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진보진영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고 지켜보고 있는 국민들에게 우리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이번에도 뭉치지 못하면 국민들은 더 큰 상처를 받을 것이고 진보정치세력에게 일말의 기대도 접어버릴 것이다. 국회의원 10석이 5석으로 반토막 나면서 정치세력화 구호는 조합원에게서 멀어지고 말장난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우리는 입바른 소리 하는 국회의원 한두 석의 상징적 진보정당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노동자 민중이 주인되는 정권교체를 원한다. 확실한 것은 단결하지 않은 진보정치세력으로는 집권은 없다는 것.
 
이번 보궐선거에서 우리는 호남의 소중한 진보의석 하나를 얻었다. 그러나 영남과 호남에서만 당선되어서는 소수 정당은 될 수 있어도 집권정당으로 나아갈 수는 없다. 수도권을 잡아야 집권이 가능하다. 진보정당에게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진보대통합으로 우리에게 집권할 의지와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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