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크레인 노동자 1800여명, 7일 하루총파업 이어 현장투쟁 돌입

▲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위원회 조합원 1500여 명이 안전한 건설현장을 위한 임단협 교섭을 촉구하며 상경투쟁을 벌였다. 사진=건설노조
▲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이 7일 하루 총파업을 벌이며 자본과 정부를 향해 건설현장 내 타워크레인 안전과 법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사진=건설노조
타워크레인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돌입해 안전한 건설현장을 만들기 위한 법제도 개선투쟁에 나섰다.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위원회는 7일 오전 민주노총에서 총파업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오후 보신각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가졌다.

이번 타워 노동자들은 지난 5월30일 내려진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중지결정에 따라 합법적 쟁의행위 절차를 밟아 이뤄졌다.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위원회 전체 조합원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73.3% 찬성으로 총파업에 가결됐다. 건설노조는 이번 총파업 관련해 “건설경기 위축으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법제도 미비로 고통받고 매년 죽어나가는 불합리한 건설현장을 바꿔내기 위한 살기위한 투쟁”이라고 전했다.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위원회는 올해 초부터 착실히 임단협을 준비하며 지난 3월11일부터 서울남부지청 회의실에서 교섭을 진행했다. 하지만 5월13일 17차 교섭까지 200여 개가 넘는 업체 중 고작 16개 업체만 교섭자리에 나왔다. 나머지 업체들은 고의적으로 교섭을 회피하고 해태했다.

특히 140여 개 회원사를 거느린 한국타워크레인협동조합은 첫 교섭부터 17차례 교섭까지 나오지 않으며 최소한이 생존을 위한 타워크레인노동자들 요구를 일방적으로 묵살해 큰 비난을 샀다. 건설노조가 더 이상 교섭이 원만히 진행될 수 없다고 판단,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하자 그제서야 임단협 교섭을 진행하자며 “우리하고는 한 번도 교섭을 안했으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고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보였다.

건설노조에 의하면 120m 상공 0.3평도 되지 않는 조종실에서 작업을 하는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은 90% 이상이 현장계약 비정규직이다. 사람이 죽음의 공포를 느끼는 높이에서 목숨 걸고 일하는 이들은 까딱 한 번의 실수나 사고가 죽음으로 연결되는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일한다. 열악한 작업환경으로 인해 각종 척추질환, 신경성 질환 등 직업병을 앓고 있다.

지난 5년 간 160명이 타워크레인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건설현장의 심각한 안전문제로 인해 수많은 노동자들이 생명을 위협받고 있다. 편법 와이어지지고정이라는 잘못된 공법으로 인해 언제든 주변 시민들 생명과 재산까지 앗아가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 속에서 하루하루 작업을 수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전문신호수 미비, 장비편법개조, 느슨한 풍속규정, 형식적 장비 안전검사 등 건설현장에는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들이 늘 만연하다. 타워크레인 안전환경을 위해 법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건설노조는 누누이 주장해 왔다.

비정규직이 90% 이상인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은 한 번 현장을 마치면, 평균 9개월 이상의 주기적 실업(대기상태)을 겪어야 한다. 올해 타워크레인분과위원회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바에 의하면, 실업(대기)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평균 3천만원 정도의 빚을 지며 살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원청 건설사들과 타워크레인 임대업체들은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의 어려움을 이용해 현장 취업을 미끼로 노노갈등을 부추기고, 소사장이라는 중간업자를 앞세워 임금을 착취하고 근로조건을 하락시키고 있다.

노동조합 조합원이란 이유로 채용을 거부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동시에 정부의 무분별한 타워조종사 자격증 양산으로 실업사태는 갈수록 더해진다. 이에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은 현재 극한의 생계위협을 받고 있다고 건설노조는 전했다.

▲ '편법 와이어지지방식 철폐!' 잘못된 공법으로 인해 수많은 건설노동자들이 현장에서 죽고 다친다. 사진=건설노조
건설노조는 7일 오전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임단협을 거부하고 고의적으로 교섭을 해태해온 한국타워크레인협동조합과 개별임대사들을 상대로 강력한 총파업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타워크레인 노동자들 생존권을 쟁취하고, 노동안전문제를 개선해서 죽지 않고, 다치지 않는 건설현장을 만들기 위해 싸우겠다는 각오다.

노조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대자본-대정부 요구안을 쟁취하기 위해 투쟁할 것을 결의하며, 생존을 위해 힘들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건설노동자들 요구를 정부와 자본이 외면하지 말고, 하루빨리 임단협 성실교섭에 나서 살맛나는 건설현장을 만들기 위한 법제도 개선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위원회 소속 1,800여 명 조합원들은 7일 서울에 집결해 총파업 출정식을 갖고 하루 총파업을 벌였다. 이어 8일부터는 현장 준법투쟁을 전개하며 산업재해를 비롯한 각종 현장문제들을 집중 제기한다. 노조 지도부는 8일부터 한국타웨크레인협동조합을 비롯한 임대사들과 교섭을 벌여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의 현장안전과 생존권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며, 교섭이 원만히 진행되지 않을 경우 전면총파업도 불사한다는 각오다.

▲ 타워크레인 노동자 중 90% 이상이 비정규직이다. 한 번 현장을 마치면 9개월 이상 실업상태를 겪는다. 건설노동자들 생존권이 바닥을 치고 있다. 사진=건설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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