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희망버스 ‘문화난장’, 희망의 촛불행진 등 다채로운 연대의 장

▲ 6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2차 희망의 버스 기자간담회'에서 송경동 시인이 이번 2차 희망의 버스 추진 배경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 한진중공업 가족대책위 소속 회원들이 1차 희망의 버스 참가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이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영도조선소 85호 지브크레인에 오른지 185일이 되는 오는 9일 전국 지역에서 2차 희망의 버스가 부산 한진중공업으로 간다.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 위한 ‘2차 희망의 버스’ 기자간담회가 부산 출발을 사흘 앞두고 6일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기획단은 2차 희망의 버스 진행 경과, 조직 현황, 일정과 프로그램 등을 설명하고,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를 해결하고 김진숙 지도위원이 안전하게 내려오도록 하기 위해 2차 희망의 버스를 타자고 제안했다.

희망버스 집행책임을 맡은 송경동 시인은 “1차 희망의 버스가 한진중공업 노동자들과 김진숙 지도위원에 대한 연대와 만남의 자리였다면, 2차 희망의 버스는 한진 문제의 본격적 해결을 위해 조직적으로 연대하고 단결하는 자리”라고 전했다.

2차 희망의 버스는 지난달 11일 한진중공업에 다녀온 이들의 의지와 마음이 전달되면서 자발적으로 조직되고 있다. 희망의 버스 185대에 10,000명 가까운 사람들이 탈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역에서만 희망버스를 오르겠다고 신청한 개인 참가자들이 1500명이다. 종교계·문화계·청소년·법조계·노동계·여성계·인권활동가 등 다양한 부문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희망버스를 준비하고 있다.

철도노동자들 희망의 버스, 로몽드 디폴르마티그 독자모임 ‘친구들’ 희망버스, 대안학교 연대버스, 수유너머N+두리반 버스, 성소수자들 퀴어버스, 인권활동가들 무지개버스, 청춘들의 영의정버스, 대학생들 반값등록금버스, 홍대 인디뮤지션들 버스, 유성기업 노동자들 버스, 의료지원을 위한 보건의료노조 버스가 출발한다. 또 연대하는 이들에게 아침밥을 제공하기 위해 전주에서 ‘희망의 밥차’가 떠나며, 청주에서도 200인분 묵밥을 준비해 온다. 부산지역 네티즌들은 오뎅탕 5000인분을 마련해 따뜻함을 나눈다.

김진숙 지도위원 글과 희망버스 준비과정, 참가후기 등을 모은 책 ‘깔깔깔, 희망의 버스’가 출간되고 있다. 정리해고 아픔을 겪고 투쟁하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은 지난 1일부터 쌍용차 평택공장 앞에서 부산을 향해 걷고 있다. 희망의 버스 투쟁기금 마련을 위한 ‘인디뮤지션 콘서트’가 7일 저녁 홍대근방에서 펼쳐진다.

쌍용차 가족대책위가 이미 지난달 29일 희망의 열차를 타고 부산에 내려가 한진중공업 가족대책위를 만났으며, 학생들과 2차희망버스 참가단이 7일 한진중공업 서울 본사 앞 항의집회를 연다.

▲ 지난달 12일 희망의 버스 승객들이 한진중공업을 출발하며 버스 안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이명익기자

해외에서도 한국에서 벌어지는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에 큰 관심과 연대를 보내고 있다. 미국 맨해튼에서는 7일 김진숙 지도위원 52번째 생일을 맞아 한진 투쟁을 알리고 생일을 축하하는 퍼포먼스를 하겠다고 전해왔다. 일본에서도 한진문제 해결과 김진숙 지도위원 안전을 기원하는 촛불행진이 마련된다는 소식이다. 2차 희망버스 대열에는 일본 활동가들도 참가한다.

2차 희망의 버스를 탄 인파가 부산역에 도착해 부산시민들과 함께 ‘희망과 연대의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가수 박혜경씨, 웨이크업, 노래를찾는사람들, 3호선 버터플라이 등 많은 이들이 연대공연을 펼친다. 9일 밤 9시 경 부산역에서 자유로운 촛불 행진으로 한진중공업 앞까지 간다.

한진중공업 앞에서 ‘연대의 나눔장터’가 열린다. 지역별로 나누고 싶은 것을 가져와 부산 시민들과 함께 하는 장터다. ‘문화난장’도 펼쳐진다. 서울인권영화제가 ‘찾아가는 영화제-반딧불’ 상영회를 하고, 인권을 주제로 한 문화공연도 마련된다. 부산지역 뮤지션들도 밴드난장을 벌인다. 다양한 길거리 강연도 이뤄진다. 투쟁사업장 가족대책위원회를 초대해 나눔의 자리도 갖는다. 어린이책 작가들은 한진중공업과 쌍용자동차, 유성기업 등 해고노동자들 자녀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써서 책을 보낸다.

2차희망버스 기획단은 1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에게 소환장을 남발하고 있는 경찰과 한진자본을 향해 “우리는 어떤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협박을 뛰어넘어 더 많은 사람들이 다시 2차 희망버스에 오른다”고 전하고 “경찰과 한진자본의 폭력과 탄압을 절대로 묵과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경찰은 지난 1차 희망버스 관련해 건조물침입과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 등 각종 법을 들이대며 소환장을 남발하고 있다. 이미 100여 명에 대해 소환장을 발부했다고 한다. 심지어 백기완 선생과 문정현 신부에게도 소환장을 보냈다. 까페와 통장을 뒤져 희망버스를 타지 못했지만 후원금을 보낸 이들에게도 소환장을 보냈다. 이에 대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 공동변호인단을 구성해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2차 희망버스 기획단은 “1차 희망버스가 떠나오던 날 눈물 흘리던 한진중공업 노동자들과 가족대책위 분들,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내딛으며 그분들에게 다시 오겠다고 했던 약속을 기억한다”면서 “희망의 버스가 떠난 후 폭력의 나날을 다시 견뎌야 하는 이들에게 해줄 수밖에 없었던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2차 희망버스에 오른다”고 전했다.

이어 “2차 희망버스가 갔다와도 여전히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수 있으며, 어쩌면 한진중공업에 남은 이들은 더한 폭력과 더한 고통 속에 놓일지도 모른다”고 토로하고 “그러기 때문에 우리는 새로운 희망을 남겨둬야 한다”면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가 철회되고 이 땅에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이 올 때까지 자발적 자유로운 연대의 발걸음이 지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 1차 희망의 버스 탑승객들이 한진중공업을 방문 조합원들과 함께 문화공연에 맞쳐 춤을 추고 있다.이명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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