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향해 희망뚜벅이가 갑니다
이들 뿐이겠습니까? 풍산마이크로텍, KEC, 세종호텔,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 콜트-콜텍, 유성기업, 코오롱, KTCS, 대우자판, 한국3M…. 아프고 힘들어도 다시 일어서는 동지들이 보입니다. 노조를 파괴하고, 비정규직노동자들의 권리를 송두리째 빼앗고, 정리해고로 삶을 파괴하는 이들에 맞서 분투하는 이들입니다. 이들이 있기에 우리는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가끔은 비겁하고, 희망이 과연 있을까 막막해하고, 너무 아픈 마음을 기댈 데 없어 울기도 하지만, 다시 숨을 돌리며 꿋꿋하게 서는 이들이 있기에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어느새 자기 사업장 문제만 생각하고, 길게 투쟁하는 이들을 보면 답답해하고, ‘투쟁’이라는 단어가 별로 감동을 주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무기력에 길들여지고, 우리 투쟁의 힘보다 정치적인 힘이 더 크다는 착각에 빠지고, 연대의 충만함을 믿지 않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희망버스’ 승객의 이름으로, 자기 돈 3만원씩 내고 모처럼의 휴일도 반납하면서까지 85크레인 앞으로 달려갔습니다. 아무도 물대포와 최루액과 소환장과 연행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소금꽃’이라고 외치며 진정 한 마음으로 함께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희망’이었습니다.
우리는 원래 그렇게 이겨왔습니다. 한 사업장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이기는 것이 중요함을 잘 아는 우리는 그 연대의 힘으로 세상을 바꿔왔습니다. 이제 모두가 이기기 위해, 비정규직이라서 권리를 빼앗기고, 정리해고 당해 삶이 파괴되고, 노조탄압으로 고통받던 이들이 먼저 나섭니다.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향해 함께 걷는 ‘희망뚜벅이’들입니다. ‘함께’ 나서 비정규직을 만들고 정리해고를 자행하는 제도와 구조를 무너뜨리려고 합니다.1월 30일 비정규직의 상징 재능혜화동 본사에서 출발해서 2월 11일 정리해고의 상징 쌍용자동차까지 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이 13일간 행진을 합니다. 이들만 걷는 것은 아닙니다. 교수들이 종교인들이, 인권단체활동가들이, 예술가들이, 청소년이, 성소수자가, 장애인이, 철거민이, 촛불시민이, 함께 걷습니다. ‘비정규직과 정리해고 없는 세상’에 대한 열망을 가진 이들, 그 꿈을 반드시 이룰 수 있다고 믿는 이들이 함께 걷습니다. 걷지 못하는 이들은 ‘응원단’으로도 함께합니다.
‘희망뚜벅이’는 노동하는 이들이 존중되고 주인이 되는 사회를 위한 작지만 희망찬 출발입니다. 이 시작에 함께합시다. 서로 힘을 모아 손을 맞잡고 함께 걷고, 걷지 못하더라도 응원단으로 함께 합시다. 그렇게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향해 한 걸음 같이 내딛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