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추모및해고자복직국민대책위, MB정부·쌍차자본에 5대사회적요구

▲ 22번째 쌍용자동차 희생자인 故 이윤형 조합원의 49재 다음날인 19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범국민대회'에서 김정우 쌍용자동차 지부장이 발언을 마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이명익기자
▲ 19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22명의 쌍용자동차 희생자들을 상징하는 관 앞에서 민중의례를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 이후 쌍용자동차 노동자와 그 가족이 22명이나 세상을 등지는 비극이 발생한 가운데 더 이상의 죽음을 막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각계각층의 목소리가 메아리쳤다.

쌍용차 22번째 희생자인 고 이윤형 조합원의 49재 다음날인 19일 오후 4시 서울역광장에서 ‘살인정권 규탄! 정리해고 철폐! 쌍용차 해고자 복직! 범국민대회’가 금속노조를 비롯한 민주노총 조합원과 각계각층 시민사회단체 성원 5,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됐다.

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은 “쌍용차 해고자 복직”, “살인진압 책임자 처벌”, “회계조작 진상규명”이라는 글귀가 적힌 22개의 관을 매고 서울 도심을 행진하며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여는 말을 통해 “이명박에게 학살당한 쌍용자동차 노동자 투사들 영전에 고개를 숙인다”고 말하고 “이 자리에 이명박이, 박근혜가 와 있느냐?”면서 “내가 그제 한겨레에 이명박이가 대한문 앞 우리 동지들 분향소에 와 머리 숙여 잘못했다고 하라고 간절히 공개질의를 했다”고 전했다.

백 소장은 “나 백기완이가 앞장서고 노동자 지도부가 앞장설테니 모두 감옥 갈 각오를 하고 여러분도 따라나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22명의 노동자와 그 가족이 유서 한 장 쓸 힘조차 없이 죽어갔다는 것은 이것이 분명한 타살임을 보여주며, 온갖 부정하고 부실한 회계조작 속에 자행된 정리해고는 이미 그 자체로서 원천무효”라고 말하고 “이 죽음들의 주범은 바로 정권과 자본”이라고 규탄했다.

▲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범국민대회'에서 대회사를 하고 있다.이명익기자
위원장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서 호소드린다”면서 “지금 이 시간에도 절망하고 있을 해고자들, 제발 죽지 말고 살아서 함께 싸워 새로운 세상을 만들자”고 말하고 “민주노총이 싸우겠다”고 약속했다.

김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은 “오늘 이후 상복을 벗고 더 이상 죽음을 막기 위한 투 쟁에 동지들과 함께 손잡고 진군할 것”이라고 말하고 “올 한 해 쌍용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목숨걸고 투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득중 쌍용차지부 수석부지부장의 쌍용차투쟁 경과 설명에 이어 쌍용자동차지부, 몸짓패 선언, 수도권 율동패의 공연이 펼쳐졌다. 고동민 조합원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로 인한 22명의 희생자 중 22번째 세상을 떠난 고 이윤형 조합원의 얼굴이 그려진 영정을 들고 22명의 이름을 하나씩 불렀다.

“사람들의 죽음이 아무렇지도 않아, 그냥 내가 죽지 않았음을 안도할 뿐~” 주변의 해고자들이 죽어가는 것을 무심히 보던 대중들은 급기야 그 자신이 죽은 자가 돼 관 속에 갇히게 된다.

고동민 쌍용차지부 조합원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우리는 살고 싶었다, 해고된 사람들의 죽음의 숫자가 늘어갔다, 미안하다고 한숨 쉬고 있을 때 죽음의 수는 늘어갔다, 우리도 살아야 한다, 죽음을 넘어 슬픔을 넘어 추모를 넘어야 한다, 22명의 죽음 앞에 학살자들을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 이 죽음의 학살자들을 절대 잊어선 안된다, 물러나지 않고 싸우겠다, 정리해고의 칼날을 움켜쥐고 싸울 것이다. 죽음에게 죽음을 선언한다, 더 이상 죽이지마라, 정리해고를 철폐하라, 우리가 희망이다 정리해고 철폐하라.”

무대에 오른 쌍용자동차지부 조합원들은 상복을 벗어던지고 정리해고 굴레를 철폐할 더 큰 투쟁을 결의하는 투쟁가를 불렀다. “더 이상 죽이지 말라 정리해고 끝장내자!”, “살인정권 물러나라!”, “이명박이 책임져라!”

이강실 전국여성연대 대표(여성계), 최헌국 목사(종교계), 권영국 민변 노동위원장(법조계), 박재동 화백(문화예술계), 이도흠 민교협 의장(학계), 조희주 노동전선 대표, 정나희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청년학생)이 ‘살인정권 규탄! 정리해고 철폐! 쌍용차 해고자 복직! 범국민대회’ 결의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쌍용차 해고자복직 즉각 실시 △살인진압 책임자를 즉각 처벌 △회계조작 진상 규명·책임자 처벌 △희생자 명예회복·배상대책 수립 △문제 근본원인인 정리해고·비정규직 철폐 등 쌍용자동차 문제해결을 위한 5대 사회적 요구를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각계각층 모든 사람들의 염원과 투쟁결의를 모아 이명박 정부와 쌍용차 자본에게 강력히 주문했다.

범국민대책위는 “범국민대회를 시작으로 쌍용자동차 희생자에 대한 추모의 물결은 문제해결을 위한 투쟁의 불길로 바뀔 것”이라면서 “학술, 법조인권, 문화예술, 종교, 여성, 청년학생, 노농빈 등 각계가 연대한 범국민적 투쟁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 19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범국민대회'에 상복을 입고 참가한 쌍용자동차 조합원이 함성을 지르고 있다.이명익기자
▲ 19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범국민대회'에 상복을 입고 참가한 쌍용자동차 조합원이 어두운 표정으로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이명익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5월 10일 각계각층 대표와 사회원로들의 면담요구에 아무런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다. 범국민대책위는 정리해고에 반대한 77파업에 돌입한 지 3년을 맞는 5월 22일 살인진압 책임자가 있는 청와대로 간다. 또 쌍용차 문제해결을 위한 100만 서명운동을 시작한다.

이들은 6월 16일을 ‘쌍용자동차 해고자 복직을 위한 범국민행동의 날’로 선포하고, 7월 초중순 전국 각 지역에서 쌍용자동차 해고자 복직을 위한 결의대회를 개최키로 했다. 이 힘을 모아 7월 범국민대회와 8월 민주노총 총파업투쟁으로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범국민대회를 마친 대오가 오후 5시20분 경 대한문 앞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경찰은 거리 행진을 불허했으나 행진금지가처분에서 대회 주최측이 승소했다.

“해고는 살인이다”라고 적힌 붉은 머리띠를 맨 금속노동자 100여 명이 대오 선두에 섰다. 풍물패와 22명 희생자들의 영정을 든 쌍용차 해고노동자들, 22개 관 운구행렬, “더 이상 죽이지마라! 해고노동자 복직시켜라!” 현수막을 든 대표단, “우리들이 희망이다 공장으로 돌아가자”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 더 이상의 죽음을 막고 투쟁을 승리하자는 문구가 적힌 만장이 자리했다.

“사람이 죽어간다 정권이 나서야 한다”
“우리 모두 나서면 해결할 수 있어요 시민이 나서야 합니다”
“흐르는 눈물 너머로 분노가 불타오른다”
“지지마 엄마... 엄마 사랑해...”
“손을 잡아줘, 함께 걸어줘”
“희망을 모아요 우리가 지켜내요”
“약속을 이행하라 정리해고 철회하라!”
“정부가 나서야 한다 죽음을 막아야 한다”
“죽음을 넘어 공장으로 돌아가자”
“동지들이 공장으로 돌아가는 것을 못보고 먼저 가서 미안해요”
“우리가 우리를 지켜내요”

서울역광장을 나선 대오는 1시간 여 동안 대한문 앞 쌍용차 분향소까지 행진을 벌이며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를 알려내고, 해고자들이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와 쌍용차 자본에 항의하고 요구해 달라고 호소했다.

금속노조를 비롯한 민주노총 가맹산하조직 조합원들, 각계각층 시민사회단체 성원들은 대한문 앞 분향소 앞에 도착해 마무리집회를 가졌다.

▲ 19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범국민대회'를 마치고 분향소가 있는 대한문으로 향하는 민주노총 조합원과 시민사회 단체회원들.이명익기자
▲ 시청 앞 재능교육 앞을 지나 서울광장에 다다른 '쌍용자동차 범국민대회'행진대오가 마무리 집회를 하기 위해 대한문 광장으로 들어서고 있다.이명익기자
▲ 19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시작한 '쌍용자동차 범국민대회'행진을 마치고 마무리 집회를 위해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청와대가 보이는 광화문 방향으로 행진을 하자 경찰이 차벽을 동원 막아서고 있다.이명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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