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회련 감시분과 노동자들 “최저임금 인상하라!” “야, 이놈들아! 같이살자!”

하루 16시간, 한 달 600시간 일하고도 월급은 75만원을 받는 노동자들이 있다. 전국 학교현장에서 당직기사란 이름으로 밤 세워 학교를 지키는 감시직 노동자들이다. 평일에는 16시간, 휴일에는 24시간을 일한다. 교대도 없고 1년 365일 휴무도 없다. 이들은 최저임금에 못 미칠 뿐만 아니라 시급으로 따지면 1천원 정도를 받는다.

장시간 심야노동이지만 학교장과 용역업체가 짜고 휴게시간을 늘리는 방법으로 착취를 일삼는다. 이들 평균임금은 75만원 정도이며, 10년이 넘으면 78만원, 교장이 조금 좋으면 81만원까지 받는다. 대전 일부지역 학교에서 90여 만원을 받는 이들이 감시직 최고 임금이다. 한 학교에서 10년 이상 일해도 용역업체가 바뀌면 수습이라며 65만원을 주기도 한다.

지난 5월 30일 새벽 서울 강서구 K초등학교에서 9년 간 일한 강 모 조합원이 쓰러진 걸 조기축구회 총무가 발견해 응급실로 옮겼다. 강 조합원은 평일 16시간, 휴일 24시간씩 일하면서 월급은 72만1840원을 받았다. 강 조합원을 고용한 용역업체 삼락시스템은 사고가 난지 12시간이 채 안 돼 병원에 찾아와서 의식이 없는 환자를 앞에 두고 보호자에게 사직서를 받아갔다. 그들은 사직서를 쓰지 않으면 평일 3만원, 휴일 5만원 일당이 급여에서 공제된다며 겁박까지 일삼았다.

서울지역 학교현장 감시직 노동자들이 최저임금위원회 앞에 모여 최저임금 법제도 개선과 최저임금 대폭인상을 목이 터져라 외쳤다. 공공운수노조 전회련본부는 26일 오전 10시30분 서울 강남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최저임금 대폭인상 및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학교 감시직 노동자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태의 공공운수노조 전회련본부 본부장은 “밤새 수고하시고 전국 12,000여 선생님들을 대표해 이 자리에 오신 어르신들 반갑다”고 말하고 “아파트 경비는 교대라도 하고 정부가 월급이 얼마인지 조사해서 파악하는데, 우리는 교대도 없고 그동안 실태조사도 전혀 없이 최저임금법도 위반하고 휴게시간을 장난질쳐서 임금을 착취한다”고 전했다.

이 본부장은 “우리 어르신들이 열심히 싸워서 최저임금 올리고 법제도를 바꾸면 전국 12,000여 명이 혜택을 받고 15만 전국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권리를 찾는다고 생각하고 임하자”고 격려했다.

이우웅 전회련본부 감시분과 위원장은 “우리가 목소리를 낸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이제 온국민이 우리 문제를 알기 시작했다”면서 최근 감시직노동자들이 민주노총과 함께 노동청과 교육청을 상대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경과를 설명하고 “이명박정부 들어서 그 전 정부들에 비해 최저임금이 거의 오르지 않았고 이명박정부는 부자살찌우기 정책을 펴며 노동자들 임금을 깎았다”고 규탄했다.

이어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는 최저생계비와 우리 노동자들 입장을 생각해서 해야 하며, 대통령 개인의 생각이나 부자살찌우기 정책에 의해 그런 취지가 무너져선 안된다”고 말하고 “노조를 믿고 같이 힘을 합쳐 싸우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용건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제가 민주노총 부위원장으로 최저임금, 중앙노동위원회, 언론파업, 국민연금 등을 맡고 있지만 감시분과 문제도 담당한다”면서 “학교 당직기사 문제도 책임 있게 받아 안겠다”고 말하고 “우리가 힘을 합쳐 당직기사 처우와 현실을 해결하라고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부위원장은 “현재 최저임금이 4580원이고 칼국수 한그릇에 평균 5300원이 넘는데 1시간 일해서 칼국수 한 그릇은 먹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하고 “첫술에 배부를 수 없지만 어르신들이 투쟁해서 최저임금이 오르면 다른 1700만 노동자들 임금도 오른다고 생각하고 함께 노력하자”고 격려했다.

전회련본부 감시분과 조합원들은 “야, 이놈들아! 같이 살자!”, "최저임금 인상하라!", "비정규직 철폐하라", "생활임금 쟁취하자"고 외치며 고령 노동자들의 기백을 당당히 떨쳤다. 이들은 김성만동지와 함께 소양강처녀, 두만강푸른물에, 아빠의청춘도 부르고 '임을 위한 행진곡'도 배워 팔뚝질을 하며 최저임금 노동자들의 당당한 요구를 외쳤다.

학교 당직기사 조합원들은 평균 연령이 72세 정도이며 65세에서 가장 연세가 많은 조합원은 82세다. 당직기사들은 2011년 10월 노조를 만들어 지난 4월 전회련본부에 가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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