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광역단체 고용 분석

전국 광역자치단체들이 정규직 대신 비정규직 고용을 꾸준하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임금 격차도 심각했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모범을 보여야 할 지자체들이 오히려 비정규직 문제를 키운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참여연대는 16개 광역 자치단체에 정보 공개를 청구해 받은 2007~2012년 광역자치단체 고용 형태와 근로조건 현황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실태를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분석 결과 전체 광역단체의 정규직 비중은 2007년 90.0%에서 2011년 87.9%로 2.1% 포인트 줄어들었다. 반면 무기계약직과 기간제, 파견·용역 등 비정규직 비중은 10.0%에서 12.2%로 2.2% 포인트 증가했다. 광역단체들이 정규직 대신 비정규직 채용에 열을 올렸다는 뜻이다.

최근 5년간 광역단체에서 정규직은 4.6%(4092명) 늘어난 데 비해 무기계약직은 11.7%(519명), 기간제는 36.1%(1569명), 파견·용역은 86.2%(939명)나 증가했다. 새로 고용한 7119명 중 42.5%인 3027명을 비정규직으로 뽑은 셈이다.

문제는 이렇게 기간제로 고용된 근로자들의 처우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2007년 834명이던 기간제의 무기계약직 전환 규모는 2010년 349명, 2011년 324명으로 계속해서 줄어들었다. 특히 울산은 지난 6년간 기간제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대전과 인천 역시 5명만 기간제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 같은 기간 기간제와 파견·용역 형태의 고용이 계속해서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광역지자체들이 무기계약직 전환에 대해 지나치게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도 문제였다. 올 3월 현재 정규직은 월평균 396만원의 임금을 받았지만 무기계약직은 198만원, 기간제는 116만원을 받는 데 그쳤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비정규직의 임금이 정규직의 절반밖에 안 되는 상황"이라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임금 격차를 줄이고 무기계약직 전환 비율도 더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16개 광역지자체의 비정규직은 모두 1만 664명으로, 전체(10만 3749명)의 10.3%를 차지하고 있다. 비정규직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제주(21.2%)였으며, 전북(20.3%), 경기(17.2%), 강원(17.1%), 경남(16.2%) 등이 뒤를 이었다. 비정규직 비중이 가장 낮은 광역단체는 충남(7.1%)이었다. 참여연대는 "공공부문은 민간부문의 무분별한 비정규직 확대를 억제할 책임이 있다."면서 "비정규직 관리체계 정비와 총액인건비제 개선, 무기계약 전환 대상 선정기준 완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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