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170일, MBC본부 복귀 결정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정영하)가 170일째 싸워온 총파업을 잠정 중단하고, 18일 오전 9시 업무에 복귀한다. 함께 파업 투쟁의 깃발을 올렸던 지역 MBC지부들 역시 각각 총회를 열고, 파업을 푼다. 단 부산MBC는 파업 투쟁을 이어가기로 했다.

MBC본부 서울지부는 지난 1월30일 ‘공영방송 MBC 정상화와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고, 대구 광주 춘천 등 지역 MBC지부들 역시 3월12일부터 파업 투쟁을 해 왔다.  

MBC본부는 현 시점에서 공영방송 MBC의 정상화를 앞당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판단했다. MBC본부는 17일 대국민 선언문에서 “김재철 사장은 노조의 업무복귀 결정을 자신의 승리라고 떠들고 있다”며 “하지만 저희가 파업 잠정 중단의 결단을 한 것은 오로지 국민을 믿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MBC본부는 이어 “19대 국회는 다음 달 출범할 새 방문진에서 김재철 사장의 해임을 함의하는 합의안을 내놓았다”며 “이 결정의 이면에는 국민의 뜨거운 지지와 성원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170일간의 파업 투쟁의 성과로 MBC본부는 ‘사회적 이슈에 대한 MBC조합원들의 태도와 행위에 대한 반성’이라고 밝힌 뒤 “복귀 후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 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사람들을 돌아보고 이를 프로그램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영하 MBC본부장은 “조합원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170일 파업을 잠정 중단하기로 하고,김재철 사장 퇴진운동을 다른 방식으로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이어 “(조합원들이) 파업 복귀 후 공정보도에 대한 자세와 열망이 전에 비해 바뀌었다고 자부한다”며 “아직 김재철 사장은 퇴진하지 않았지만, 새 방문진 틀에서 김 사장은 해임되거나 사실상 물러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MBC 라디오 공개홀에서 열린 파업 보고 대회에서 권영길 전 통합진보당 의원은 “170일 투쟁 고비마다 국민들이 함께했다”며 “MBC는 국민 여러분의 방송이므로, 국민 가슴에 MBC를 안아 달라”고 강조했다.

   

강성남 언론노조 수석 부위원장은 “국민의 품으로 들어가는 투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며 “언론노조 1만4천 조합원 전체가 같이 지원하고 함께 싸우겠다”고 밝혔다.

MBC 파업 지지를 위해 삼계탕을 준비했던 ‘82cook’의 강보란 님은 “그동안 MBC를 보면서 괴로웠고, 외면하고, 저 역시 취재진에게 야유를 보냈다”라며 “이제 MBC뉴스와 PD수첩을 보고 믿어도 좋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말할 수 있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는 “처음 방송 중단으로 공영방송의 길을 국민에게 알렸고, 이제 시작 때 보다 힘든 싸움이 되겠지만 지치지 않고 해 달라”고 말했다.

정영하 본부장은 “더 굳건한 투쟁을 하겠다”고 말한 뒤 “반드시 돌아간다. 우리는 국민에게, 문화방송 사수 투쟁”이라는 구호를 힘차게 외쳤다.

   


한편, 파업 170일 동안 수많은 언론노동 운동의 기록도 세웠다. 170일이라는 파업 일수 뿐 아니라 파업 참가자 역시 초반 573명에서 785명 등 참여자가 꾸준히 늘었고, 30명의 보직간부가 파업에 동참하기도 했다. 또 제대로된 뉴스데스크 1탄은 73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 MBC 파업 동영상 ‘MBC프리덤’은 21만명이 넘게 조회했다. 그리고 으랏차차 MBC, 방송 낙하산 동반 퇴임 축하쇼, 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 등 시민과 함께 하는 파업 콘서트도 열었다. 아울러 김재철 구속 촉구 서명운동에는 75만명이 동참하기도 했다.

이번 파업에서 정영하 MBC본부장, 강지웅 사무처장, 최승호 PD, 박성제 기자, 박성호 기자 등 6명이 해고됐고, 76명이 징계를 당했고, 120명이 대기발령을 받았다. 또 회사는 노동조합에 33억9천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노조 간부들의 재산을 가압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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