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정리해고철폐 등 5대 요구...16개 지역서 동시다발 거점농성

 

▲ 김영훈 위원장이 여는발언을 통해 8월 총파업투쟁 승리를 위한 거점농성의 취지를 밝혔다.“노동자들이 출근한 현장에서 이유도 모르는 채 얻어터지는 이 현실을 종식시키기 위해 민주노총은 농성에 돌입한다”ⓒ윤성희

민주노총이 서울을 비롯해 전국 16개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비정규직 철폐! 정리해고 철폐! 노동법 전면 재개정! 노동시간 단축! 민영화 저지! 8월 총파업 투쟁 승리를 위한 파업거점 농성’에 돌입했다.

민주노총은 16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총파업 준비상황을 발표하고 거리농성에 돌입했다. △비정규직 철폐 △정리해고 철폐 △노동악법 재개정 △장시간노동 단축 △민영화 저지를 요구하며 8월 총파업을 조직하기 위한 민주노총은 전국 각 지역별 동시다발로 거점농성을 벌인다.

서울본부는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총연맹과 함께 농성을 벌이고, 인천본부는 오후 3시 인천시청, 경기본부는 20일 수원역, 평택역, 이천 로데오거리에서 25일에는 성남 야탑광장에서 농성을 시작한다. 충북본부는 16일 오후 2시 청주노동청 앞에서, 대전본부는 오후 3시 대전역에서, 충남본부는 20일 오전 9시30분 천안역에서, 전북본부는 16일 오후 4시 전주경기장4거리에서, 광주본부는 광주역에서, 전남본부는 순천지부에서, 대구본부는 본부 사무실에서, 경북본부는 포항 형산오거리, 경주역광장, KEC앞에서, 부산본부는 부산역에서, 울산본부는 울산시청에서, 경남본부는 정우상가에서, 강원본부는 원주시청에서, 제주본부는 제주시청이나 도청에서 각각 농성에 돌입한다.

김영훈 위원장은 회견 여는 말을 통해 “오늘 아침 보도를 보니 쌍용차 살인진압에 동원된 용역깡패들이 자본금 1억으로 바지회사를 만들어 83억을 먹고 튀었다”고 전하고 “이 정권 들어 용역깡패 양아치들이 활개를 치고 경찰은 방조하며 노동자가 백주대낮에 머리가 터지고 다리가 부러지는데 이에 더해 국가 공권력이 용역깡패 양아치들에게 굴복하는 참담한 현실에 우리는 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여당 대통령후보라는 자들이 최저임금이 얼만지도 모르고 서민경제를 살린다고 하는데, 19대 국회는 잘못된 법제도를 단 한 줄도 고치지 못한 채 넉 달을 보냈다”면서 “노동자들이 출근한 현장에서 이유도 모르는 채 얻어터지는 이 현실을 종식시키기 위해 민주노총은 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것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민주노총은 29일 총파업에 돌입해 31일 대규모 상경투쟁을 통해 용역깡패 양아치들이 활개 치는 이 더러운 세상을 끝장내는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 민주노총 16개 지역본부는 8월 16일을 기해 각 지역 거점에서 농성에 돌입한다. ⓒ윤성희

이상무 공공운수노조.연맹 위원장은 “이명박정권 들어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서민경제를 살리겠다며 5년 간 용역깡패를 사병으로 동원해 노동자를 탄압하고 노조를 말살하는데 앞장섰다”고 말하고 “민주노총 8월 투쟁은 정권과 자본에 맞서 공공기관을 잘못 운영하는 법제도를 바꾸는 투쟁”이라고 역설했다.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이명박정부 들어 지속적인 영리병원 도입을 저지하고, 산별교섭을 위해 싸웠다”면서 “민주노총 8월 투쟁은 보건의료노동자들 투쟁의 정점에 있다”고 말하고 “보건의료노조는 필수공익사업장으로서 전면파업이 어렵지만 최선을 다해 복무함으로써 이명박정부를 무릎꿇리는 투쟁에 임하겠다”고 성토했다.

이찬배 여성연맹 위원장은 “대통령 후보로 나온 박근혜에게 최저임금이 얼마인지 아느냐고 물었더니 5천원이 넘지 않느냐고 했다”고 말하고 “최저임금노동자들은 언제까지 매년 6월마다 거리에서 농성하고 집회를 해야 하느냐?”면서 “태국은 최저임금이 15,000원이라는데 박근혜가 새누리당에서 공약을 걸고 대통령후보로 나오려면 최저임금 50% 법제화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회견 참가자들은 민주노총 8월 말 총파업 요구를 담아 “총파업 투쟁으로 비정규직 철폐하자!”, “총파업 투쟁으로 정리해고 박살내자!”, “총파업 투쟁으로 노동악법 개정하자!”, “총파업 투쟁으로 최저임금 인상하자!”고 구호를 외쳤다.

정의헌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민주노총은 난관 속에서도 총파업 태세의 일환으로 오늘(16일)부터 전국 16개 지역에서 농성에 돌입한다”고 말하고 “이를 중심으로 29일에는 지역총파업에 들어가고, 31일에는 서울에 집결해 대규모 투쟁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노총 총파업은 노동을 천시하고 돈벌이 소모품으로 전락시킨 탐욕스런 자본독재에 맞서는 일이며, 99%의 보편적 복지와 보편적 노동권을 꿈꾸는 일”이라면서 “정치민주화를 넘어 경제민주화로 나아가는 길이며, 지금도 거리와 현장에서 투쟁하는 모든 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사명”이라고 말하고 “민주노총은 31일 대규모 서울 집결을 절정으로 다시 힘을 모아 11월 전국노동자대회, 이 이후 대선투쟁에 이르기까지 더 크게 더 강하게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농성돌입 회견에는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과 정의헌 수석부위원장, 양성윤·정용건·정희성·노우정 부위원장, 강승철 사무총장, 이상무 공공운수노조.연맹 위원장,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이찬배 여성연맹 위원장, 신하원 정보경제연맹 위원장, 장석주 서울지역본부 사무처장, 가맹산하조직 사무처와 총연맹 사무총국 성원들이 참가했다.

민주노총은 오늘(16일)부터 총파업을 하루 앞둔 28일까지 서울 여의도를 비롯해 전국 16개 지역에서 비정규직 철폐, 정리해고 철폐, 노동악법 전면재개정, 장시간 노동 단축, 민영화 저지 등 총파업 5대 의제를 중심으로 노동자들의 절박한 요구를 내걸고 거리농성을 벌인다.

▲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 농성장을 설치하는 과정에 영등포경찰서 측이 천막을 빼앗아갔다. 타당한 법적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윤성희

▲ 경찰 측이 천막을 빼앗아가다 여성 간부들을 밀쳐 쓰러뜨렸다. ⓒ윤성희

 

▲ 민주노총 측은 일단 천막 없이 농성장을 설치했다. 이날부터 총파업을 하루 앞둔 28일까지 이곳에서 농성을 진행한다. ⓒ윤성희

□ 8월 총파업투쟁 승리를 위한 민주노총 농성돌입 기자회견문

어떤 난관에도 민주노총은 투쟁할 것입니다!

- 민주노총 농성돌입, 총파업 막바지 태세. 31일 대규모 상경 -
- 2012년 전환의 시기 계속되는 파업투쟁, 노동자여 시대를 주도하라! -

기업깡패가 노동자를 폭행하고, 노조파괴 전문업체들이 호황을 누립니다. ‘경영상의 불가피한 사유’로 가장한 정리해고가 한 사업장에서 22명이나 목숨을 앗아갔음에도, 자본은 더 큰 희생을 요구합니다. 공권력은 맞는 노동자들을 지켜보고 때리는 기업은 방조합니다. 그토록 호소했지만, 오히려 노동자들을 끌고 가고 죽은 동료들의 영정을 쓰레기차에 처박아 버렸습니다. 언론을 장악한 권력과 자본이 숨겨왔지만, 대한민국은 이런 나라입니다.

이런 나라에서 노동자들은 열심히 살았습니다. 국민 여러분, 당신은 그런 노동자입니다. OECD국가 중 가장 긴 노동시간에 시달리거나, 일하다 죽을 확률이 가장 높으며, 저임금 노동자의 비율이 가장 높은 그런 노동자입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견뎌야 합니까. 비정규직과 정규직, 원치 않는 구별과 차별은 누굴 위한 것입니까. 노조 조직률 10% 미만, 10명 중 한명도 노조에 가입 할 수 없는 사회에서 노동자들은 숨이 막힙니다. 모든 노동자들에게 노동조합을 보장해야 합니다. 이 소망을 가로막는 자들이 도적이 아니면 누가 도적입니까? 대통령은 방송에까지 나와 노동기본권을 부정하는 발언을 일삼고도 부끄러운 줄 모릅니다. 새누리당의 대통령 후보라는 사람들, 그것도 노동부 장관을 지낸 후보까지 최저임금이 얼만지도 모릅니다. 그러고도 어찌 서민을 운운하며 국민을 우롱한단 말입니까.

도무지 정당하다고 볼 수 없을 부가 넘쳐 불법자금이 횡행하고, 투자하고 착취할 곳을 더 만들어내라고 요구하는 1% 부자들이 민주주의와 법위에 군림합니다. 당신은 1%입니까? 자식들 뒷바라지를 위해 고용불안에 떨고 비정규직의 설움도 감수해야 하는 부모이며, 푸른 꿈을 서열 경쟁교육에 빼앗기고, 학비마련과 스펙에 내몰린 청년들이 아닙니까. 돈벌이를 위해 기업깡패로 고용되어 부모 같은 노동자들을 폭행하는 패륜의 굴레에 사로잡힌 이들도 99%입니다. 정말 쉬고 싶고 자고 싶고, 여행이라도 맘 편히 갔다 올 수 있는 일상이 그저 희망일 뿐이라면, 미래는 암울합니다. 우리는 세상의 99%, 노동자 민중이 소중하게 대접받기를 열망합니다. 이제 노동자들이 시대를 주도해야 합니다. 당신이 바로 노동자입니다.

이명박-새누리당 정권의 목적 중 하나가 민주노총 죽이기였지만, 우리는 탄압 가운데 당당히 서있으며, 정작 몰락할 것은 그들입니다. 민주노총은 끊임없이 투쟁하고 저항했습니다. 사상초유의 언론노동자 총파업이 장기간 지속됐고, 건설과 화물 노동자들도 파업대열에 함께했습니다. 금속노조는 오는 17일 4차 총파업에 이어 29일 5차 총파업을 확정함으로써 민주노총 총파업의 핵심동력이 될 것이며, 건설노조도 다시 파업전열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규모는 상당히 작지만 화학섬유연맹, 사무금융연맹, 서비스연맹, 민주일반연맹, 여성연맹 등의 파업도 계속 조직될 것입니다. 모두가 민주노총입니다.

민주노총은 난관 속에서도 총파업 태세의 일환으로 오늘(16일)부터 전국 16개 지역에서 농성에 돌입합니다. 이를 중심으로 29일에는 지역총파업에 들어가고, 31일에는 서울에 집결하여 대규모 투쟁을 전개합니다. 올해 내내 준비했던 총파업은 숙원이던 전면 총파업이 아닐 수 있습니다. 공무원노조와 전교조의 파업권은 법으로 차단됐고, 다수 필수공익사업장인 보건의료노조와 공공운수노조연맹도 파업권 행사가 쉽지 않습니다. 이 모두가 악법의 굴레에 갇혀 있지만, 잘못된 법과 제도의 한계를 돌파하는 것도 민주노총 지도부를 위시한 핵심 간부들의 몫이기에 우리 모두의 부족함을 다시 성찰합니다.

그럼에도 우리의 투쟁은 당당하고 절실합니다. 우리는 △비정규직철폐 △정리해고철폐 △노동악법재개정 △장시간노동단축 △민영화저지를 요구합니다. 이는 노동을 천시하고 돈벌이 소모품으로 전락시킨 탐욕스런 자본독재에 맞서는 일이며, 99%의 보편적 복지와 보편적 노동권을 꿈꾸는 일입니다. 정치민주화를 넘어 경제민주화로 나아가는 지름길이며, 지금도 거리와 현장에서 투쟁하는 모든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민주노총은 31일 대규모 서울 집결을 절정으로 다시 힘을 모아 11월 전국노동자대회, 그 이후 대선투쟁에 이르기까지 더 크게 더 강하게 투쟁할 것입니다.

2012. 8. 16.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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