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을 것은 차별과 멸시, 쟁취할 것은 당당한 인간의 자존감”

▲ 전국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서울광장에 집결해 오는 11월 9일 전면파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사진=진보정치 정택용기자
▲'호봉제쟁취! 임단협승리! 교육공무직법안쟁취! 총파업투쟁 승리를 위한 전국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대회' 사진=진보정치 정택용기자
▲공공운수노조 전회련본부,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전국여성노조는 학교비정규직노조 연대회의를 구성해 공동교섭과 공동투쟁을 벌여왔다. 사진=진보정치 정택용기자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이 서울에 집결해 호봉제와 교육공무직 법안 제정을 위한 총파업을 결의했다. 이들은 오는 11월9일 전면파업에 돌입한다.

학교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는 3일 오후 2시 서울광장에서 ‘호봉제 쟁취! 임단협 승리! 교육공무직 법안 제정! 총파업투쟁 승리를 위한 전국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대회에 참가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총파업투쟁을 선언했다.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은 교과부와 교육감을 대상으로 한 임금인상과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교육청을 제외하고는 교섭조차 이뤄지지 않고, 진행 중인 교육청 역시 호봉제는 정부가 책임져야 할 문제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최근 전국 지방노동위원회는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노동쟁의조정신청에 대해 잇따라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학교현장에서의 초유의 파업투쟁이 합법성을 갖게 된 것. 학교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세 조직은 지난 10월26일부터 11월6일까지 쟁의행위찬반투표를 벌이고 있다. 이 역시 압도적 가결이 예상되고 있다.

학교현장에서 파업사태까지 가는 상황은 가능한 피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연대회의 대표단 3인은 지난 10월23일부터 국회 앞 단식농성에 돌입해 학교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호소했다. 이들은 3일 결의대회 직후 단식을 중단하고 총파업 성사를 위한 전선에 나선다.

민주노총과 여성단체연합 대표자들의 격려인사가 영상으로 상영됐다. 정의헌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이 땅의 수많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데 학교비정규직 동지들의 단결과 투쟁이 큰 길을 열어달라”고 말하고 “비정규직 없는 학교를 만들고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한 동지들 투쟁에 민주노총도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권미혁 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의 95%가 여성”이라면서 “우리 여성단체연합은 여성의 문제이고 비정규직 문제이기도 한 학교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분의 투쟁을 지지하며 적극 함께 하겠다”고 격려했다.

▲이태의 공공운수노조 전회련본부장, 박금자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위원장, 황영미 전국여성노조 위원장(왼쪽부터)는 11월3일까지 11일간 국회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였다. 사진=진보정치 정택용기자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격려하며 연대를 약속하는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 사진=진보정치 정택용기자
교사, 학부모, 학생 등 교육주체들의 격려가 이어졌다.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은 “학교 현장에서 차별과 불평등을 거부하고 노예와 같은 생활을 끝장내고 당당한 교육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투쟁을 결의한 여러분이 비정규직 투쟁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고 말하고 “우리의 동료, 친구, 동지이며 한 식구인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가 우리 공교육을 한 단계 높이는 일로 알고 교육공동체 전체가 지지하고 엄호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장은숙 참교육학부모회 회장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 아이들 미래가 없고 아이들 미래는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라면서 “저임금에 시달리면서도 매년 잘릴까봐 학교장 눈치를 보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하고 “여러분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하니, 아이들을 볼모로 한다는 비난은 걱정 마시고 쫄지 말고 총파업을 힘있게 성사시키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성준 학생은 “혹시라도 총파업을 하시면서 학생들에게 미안해 하지 말라”고 말하고 “전 사람을 차별하지 말고 똑같이 아끼고 사랑하라고 배웠는데, 학교현장에서는 차별이 만연하다”면서 “총파업을 이뤄서 여러분의 요구를 꼭 쟁취하시라”고 격려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후보, 유기홍 국회 교과위 간사(민주통합당)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호봉제와 교육공무직 법제화를 지지했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는 영상으로 격려의 인사를 보내왔다.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은 “총파업투쟁 승리하고 교육공무직 쟁취하자!”, “교육주체 총단결로 교육현장 바꿔보자!”, “학교비정규직 대책없는 새누리당 규탄한다!”, “학비노동자 총단결로 호봉제를 쟁취하자!”고 외치며 교육주체들이 함께 하는 총파업투쟁을 경고했다.

▲전국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파업투쟁 닻이 올랐다. 사진=진보정치 정택용기자
▲학교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세 대표자들이 총파업투쟁 지침을 발표했다. 사진=진보정치 정택용기자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세 노조 각양각색의 깃발이 무대 위에서 휘날리는 가운데 세 노조 전국 지역 간부들이 올라왔다. 3일 현재 11일째 단식농성을 잇고 있는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세 대표자가 무대에 올라 투쟁지침을 발표했다.

박금자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위원장. “학교비정규직 조합원 동지들, 우리는 죽을 만큼 참아왔다. 온몸에 골병이 들고 차별과 냉대 속에서 10년을 일하나 20년을 일하나 똑같은 기본급, 100만원도 안되는 저임금을 받으며 정규직과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일할수록 격차가 커지는 말도 안되는 임금구조 속에서 참을 만큼 참아왔다. 우리는 수십 차례 교섭을 요구했고 노동부조차 부당노동행위로 판정하며 교섭하라고 했지만 교과부장관과 10개 교육청 교육감들은 단 한 번도 교섭에 나오지 않았다. 이젠 더 이상 굶지 않겠다. 우리는 정당한 주장과 절박한 심정을 단식으로 호소했다. 이제 투쟁에 나설 것이다. 우리 세 대표자는 오늘을 기점으로 단식을 중단하고 조합원 동지들의 최선봉에 서서 우리 투쟁을 승리로 이끌 것을 선언한다."

황영미 전국여성노동조합 위원장. “호봉제 실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대선후보들이 너나할 것 없이 동일임금 동일노동을 말한다. 호봉제 예산 확보 없이는 모두가 거짓말이다. 현재 국회는 내년 예산을 편성할 때 호봉제를 실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준비됐는가? 20만 학교 비정규직이 그동안 염원해 온 교육공무직 법제화를 위해 이번 국회에서 교두보를 확보하자."

이태의 공공운수노조.연맹 전회련본부장. “이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파업 투쟁이 시작됐음을 조합원동지들의 우레와 같은 함성으로 선언한다. 수능이 끝난 다음날인 11월9일 전면파업, 즉 제1차 총파업 투쟁 포문을 연다. 11월7일 우리는 전국 지역에서 일제히 투쟁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모든 조합원들이 오는 11월9일 교과부와 전국 교육청 앞으로 출근해 가두행진을 벌일 것이다. 모든 지역구 국회의원들을 방문해 호봉제 예산 확보와 교육공무직 법제화를 요구할 것이다. 2차 총파업 일정은 1차 파업 후 발표한다. 우리는 지금이라도 학교현장의 파업을 막기 위한 정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을 요구한다. 즉각 교과부 장관과 10개 교육청 교육감들은 단체교섭에 임해야 할 것이다. 2013년 예산안에서부터 호봉제예산 확보를 약속해야 한다. 두려움 없이 떨쳐 일어서자. 이번 총파업 투쟁을 통해 이 땅에서 노동의 가치가 살아숨쉬는 참다운 교육현장을 만들어나가자. 차별이 만연한 학교문화를 우리가 앞장서서 바꿔내자. 우리가 잃을 것은 차별과 멸시 뿐이며, 쟁취할 것은 당당한 인간의 자존감이다.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대표자들과 각 지역 간부들이 최선봉에 설 것이다. 승리를 향한 거대한 진군이 시작됐음을 만천하에 선포한다.”

▲서울시교육감선거 진보민중진영 후보경선에 나선 이수호 민주노총 지도위원도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대회장을 찾았다. 사진=진보정치 정택용기자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머리띠를 맨다. 이제 그들은 학교현장을 멈춤으로써 온갖 차별과 굴욕을 벗어던지려 한다. 사진=진보정치 정택용기자
▲호봉제를 쟁취하자! 교육공무직을 쟁취하자! 총파업투쟁 승리하자! 사진=진보정치 정택용기자
학교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세 노조 소속 조합원들은 오는 11월9일 전면파업을 벌이고 교과부와 각 지역 교육청 앞에 집결, 파업집회를 연다.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 집회 직후 서울광장에서는 전교조를 비롯한 교육단체와 시민사회가 함께 준비한 “‘경쟁에서 협력으로, 교육을 바꿔 행복한 나라’ 2013 새로운 교육실현 국민대회”가 펼쳐졌다.

이 대회를 통해 대선을 앞두고 교육정책 전면전환에 대한 국민요구를 정치권과 대선후보들에게 전달하고, 100만서명과 전국순회 대장정 성과를 국민요구로 제시하며, 대선까지 2013 새로운 교육체제 실현을 위한 대중실천 공동행동 의지를 표명했다.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 등 교육주체들은 서로 간의 연대를 확인하며 △대학등록금 반값실현·유초중고 무상교육 △질높은 교육→모든학교를 혁신학교로 △학벌·대학서열체제 타파→국공립대 공동학위제 도입 △교육비정규직 차별철폐→교육공무직특별법 제정 △농어촌 작은 학교 살리기→농어촌학교지원특별법 제정 등을 촉구했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한달을 일하나 20년을 일하나 똑같은 임금, 100만원도 채 안되는 저임금을 받는다. 호봉제 쟁취! 사진=진보정치 정택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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