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파견 정규직화! 비정규직 철폐! 민주노총 결의대회’

▲ 민주노총이 17일 오후 울산 태화강역으로 집결해 '불법파견 정규직화! 비정규직 철폐!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갖었다. 결의대회에 모인 간부와 조합원들이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이 울산에 집결해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외치며 철탑농성을 진행 중인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최병승 조합원과 천의봉 사무국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불법파견 정규직화! 비정규직 철폐!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17일 오후 3시 울산 태화강역에서 개최됐다.

이날 대회에는 현대차 울산, 전주, 아산 등 3지회를 비롯한 금속노조 전국 지역 간부와 조합원, 민주노총 가맹조직와 산하조직 조합원, 연대단위 성원 등 2500여 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대회 직후 현대차 울산공장까지 행진, 철탑농성 32일차인 최병승 조합원과 천의봉 사무장을 만났다.

정의헌 민주노총 위원장직무대행은 “대법판결이 내려진지 2년이 지났지만 현대차는 아직까지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김정우 지부장 단식과 유성 홍종인 지회장 굴다리투쟁을 어떻게 해야 되겠느냐”면서 “대선기간 짓밟힌 분노를 보여주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승호 세상을바꾸는민중의힘 공동대표(전태일을 따르는 노동대학 이사장)는 “최병승, 천의봉 두 동지와 현대차 비정규직 동지들이 바로 살아있는 전태일이며 여기 모인 동지들이 전태일의 분신”이라면서 “우리 모두 전태일이 돼서 큰 싸움판을 만들어보자”고 역설했다.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과 김선동 통합진보당 의원, 김소연 노동자대통령후보, 심상정 진보정의당 대선후보 등 정치인들이 함께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현대차

문용문 현대자동차지부장과 박현제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장이 나란히 서서 현대차 불법파견을 철폐하고 비정규직 정규직화 투쟁을 승리로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문용문 현대차지부장은 “불법파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동지가 철탑에 오른지 한 달이 넘었고, 비정규직 정규직화 투쟁을 벌인지 8년이 지났지만 아직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다”고 전하고 “불법파견 정규직화라는 우리 요구를 무시한다면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이 나라 모든 제민주세력과 함께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불법파견 정규직화! 비정규직 철폐!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정의헌 위원장 직무대행이 목소리를 높여 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박현제 현대차 비정규직지회장은 “보수언론들이 현대차 비정규직노동자들이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말하는데 국가 행정기관인 노동부가 2004년 9234개 전 공정을 불법파견으로 판정한 것, 최고 사법기관인 대법이 두 번이나 판결한 것을 이행하라는 것이 무리한 요구냐?”고 되묻고 “현대차가 최소한 대법판결이라고 이행케 하고 정몽구를 구속해 노동자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은 “권력과 자본이 법 위에 군림하는 이 개같은 나라에서 노동자가 할 것은 투쟁밖에 없다”고 말하고 “김정우 지부장이 39일째 정리해고가 잘못이라고 23분을 돌아가시게 한 사태를 해결하라고 단식을 해도, 불법파견 정규직화하라고 해도 안들어서 15만4천볼트 송전탑에 몸을 던져 농성을 해도, 다리에 매달려 목에 줄을 매고 농성을 해도 꿈쩍을 안한다”면서 “자본주의사회에서 개 취급을 받는 노동자가 투쟁하지 않으면 노예가 되는 것이며, 금속노조는 19~20일 대대를 열어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을 상정한다”고 전했다.

▲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17일 오후 울산 태화강역 앞 광장에서 '불법파견 정규직화! 비정규직 철폐! 결의대회'를 마친 후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최병승 조합원과 천의봉 사무국장에게로 향해 행진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대회 직후 참가자들은 태화강역을 출발해 명촌교를 지나 약 30여 분 동안 행진을 벌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중문 주차장 내 철탑농성장에 도착했다. 대오가 속속 들어오면서 어둠이 내려앉았다.

집회 참가자들은 농성장에 들어오면서 곧바로 까마득히 보이는 송전탑 중간에 아슬아슬하게 설치된 농성판을 올려다봤다. 철탑 위 두 조합원도 얼굴을 밖으로 내밀고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농성장에 들어오는 것을 지켜봤다.

2500여 대오가 농성장을 꽉 채운 가운데 마무리 집회가 열렸다. 이상무 공공운수노조.연맹 위원장은 “우리는 지난 87년투쟁, 96.97노개투를 거치며 노동이 승리했다고 생각했고 그것은 총자본과 권력에 맞서는 노동자의 전면적 투쟁이 있었기 때문임을 확인한다”고 말하고 “지금 정권과 자본이 노동자를 상대로 전면전을 하는데 왜 우리는 과거와 같은 투쟁을 만들지 못하느냐?”면서 “저기 저곳은 사람이 살기 위해 오르는 곳이 아니고 사람이 살기 위해 마흔날을 곡기를 끊는 것도 아니며, 노동자가 하나돼서 그침없이 투쟁할 때 곡기를 끊은 노동자는 밥을 먹고 송전탑에 오른 노동자는 땅을 밟아 더불어 사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오가 무대를 등지고 철탑을 올려다보면서 일제히 소리 높여 묻자, 위에 있는 두 조합원이 육성으로 답한다. “괘않나?” “괘않다!”
“밥은 뭇나?” “아직 못뭇다!”
“내려올래?” “싫다!”

무선마이크를 철탑 위로 올렸다. 먼저 천의봉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사무국장이 인사를 한다. “반갑습니다. 천의봉입니다. 이렇게 많은 대중 앞에 처음 서봅니다. 오늘 날씨도 좋지 않은데 전국에서 달려와 주신 동지들 정말 감사합니다. 인간답게 살려고 여기 올라와 이렇게 버티고 있습니다. 현대차에서 비정규직으로 불법파견 피해를 받는 노동자가 다시는 없도록 우리는 끝장 보는 투쟁을 할 겁니다.”

이어 최병승 조합원이 마이크를 넘겨받았다. “우리 두 사람을 보러 오신게 아니고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투쟁을 함께 하러 오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저희가 여기 없었다고 하더라도 동지들이 여기로 달려와 주셨을 거라고 믿습니다. 쌍용차 김정우 지부장 동지가 서울 대한문에서 40일차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고, 그 주변에 ING와 재능동지들이 농성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8년째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대차는 아직까지도 불법파견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언론에 나온 것도 일부 기자들이 알아서 쓴거라도 주장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불법파견이라는데 현대차만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10년 간 불법을 저지른 정몽구를 법정에 세워 노동자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 선거를 한다고 하지만 우리는 정치에 기대지 않고 노동자 스스로 결의하고 투쟁해서 우리 권리를 찾아야 한다. 오는 19일 금속노조가 총파업을 결의해 줄 것으로 믿는다. 이어 비정규직 정규직화투쟁을 승리하는 2012년 투쟁을 만들어나가자.”

▲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최병승 조합원과 천의봉 사무국장이 농성중인 철탑이 있는 주차장에 도착한 민주노총 간부와 조합원들 모두 철탑을 바라보거나 핸드폰 카메라로 사진을 남겨두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철탑 농성중인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최병승 조합원과 천의봉 사무국장을 향해 소리높여 안부를 묻는다. "괘않나?" "괘않다!", "밥은 뭇나?" "아직 못뭇다!", "내려올래?" "싫다!"
민주노총 결의대회 마무리 집회 후 철탑 농성장에서 제3차 울산공장 포위의 날 행사가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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