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이 시작되고 1월 말이 되었다. 2012년은 내 인생에 잊을 수 없는 한 해였다. 노동조합을 건설하려고 한다는 이유, 회사의 온갖 회유에 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난해 6월 해고 당하고 부당해고 철회를 외치며 2012년의 반을 집회와 투쟁사업장 연대, 삼성계열사에서 민주노조를 건설하기 위해 보냈다.

2012년 12월 13일부터 2013년 01월 04일까지 서초동 삼성 본관 앞에서 비닐 등으로 농성장을 만들어 ‘삼성 무노조 노동자탄압 박살! 민주노조 건설! 삼성반도체 백혈병 등 직업병피해노동자 산업재해쟁취!’를 외치며 2012년이 가기 전에 이건희가 해결하라고 24시간 연속집회를 23일 간 진행하였다.

45년의 인생을 살아오면서 처음으로 도로에서 잠을 잤다. 농성장을 만들어 먹고 자고 하면서 24시간 연속집회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집회 기간 칼바람의 추운 날씨가 계속되었다.

영하 16도, 18도 집회도 하기 힘들었지만 밤에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씻을 수도, 화장실 이용도 너무나 불편하였다. 철탑 위에서 목숨을 내걸고 고공 농성 중인 많은 동지들에 비하면 배부른 소리겠지만 나는 단련이 덜 된 것인지 너무 힘들었다.

육체적으로 힘든 것도 있었지만 가족들 생각과 그 중 8살 된 막내딸 생각이 많이 났다. 주말을 이용해서 잠시 집에 갔을 때 막내는, 집에 들어오지 않고 주일에 한 번 잠깐 들어오는 아빠가 너무 지저분하고 냄새까지 나는 것이 많이 이상했던 모양이다.

나야 그래도 젊은(?) 편이라 그렇다 치지만 삼성일반노조 김성환 위원장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지만 농성기간 중 한 번도 힘든 내색을 안 하셨다.

23일 간 24시간 연속집회는 내가 얼마나 살지 모르지만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될 것이다. 물론 앞으로도 노숙 투쟁은 이어갈 것이고 이번 투쟁이 많은 자산이 되어 이 땅의 거악 삼성과의 싸움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삼성과의 싸움은 너무 힘든 투쟁이다. 같이 연대하는 단체들도 많지 않다. 하지만 이런 열악한 조건에서도 많은 동지들이 함께해 주었다. 다음 투쟁 때는 더 많은 시간을 가열한 투쟁으로 이어 갈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싸워 나갈 것이다. 삼성의 무노조 노동자탄압에 맞서 삼성 전 계열사에 민주노조 깃발을 펄럭이게 하는데 미약한 힘이나마 이 한 몸 던지려 한다. 이번에 사회 문제화 되고 있는 범 삼성 가 신세계이마트가 무노조경영 유지를 위해 온갖 악랄하고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노동자 탄압을 하였던 것이 보도되면서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하지만 확실히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신세계이마트 무노조경영의 원흉은 삼성이라는 것이다. 범 삼성가인 신세계이마트는 삼성의 무노조경영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이렇듯 삼성 무노조경영은 범죄행위다.

헌법에도 보장되어 있는 노동자들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노동조합 건설을 강제적으로 막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런 악의 축, 삼성과 끝까지 싸울 것이다. 물러섬 없이 싸워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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