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철폐! 사람답게 살고싶다!"고 외치며 온몸에 시너 붓고 불 붙여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사내하청 노동자가 16일 오후 분신했다.

김OO 기아차 광주공장 사내하청분회 조직부장(만 36세)이 오늘(16일) 오후 3시 경 광주 서구 기아자동차 광주 2공장 북문 천막농성장 앞에서 분신했다. 그는 불이 다 꺼질 때까지 "비정규직 철폐! 자식에게 비정규직을 물려줄 수 없다"고 계속해서 외쳤다고 한다.

전대병원으로 이송돼 오후 4시 현재 응급처치 중이며 얼굴과 팔, 등, 가슴 등에 화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분신으로 인해 목이 많이 부었고 의료진은 기도를 확보하기 위한 시술을 실시하고 있다.

김OO 조직부장은 오늘 오후 3시 5분 경 사내하청분회가 농성을 벌이며 선전전을 하던  천막 뒤에서 온몸에 시너를 뿌린 후 10여m를 걸어 나와 "비정규직 철폐! 사람답게 살고싶다"고 외친 후 불을 붙여 분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방에는 가족사진과 1리터 시너가 들어있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행히 천막상시대기조가 이 모습을 보고 곧바로 농성장에서 이불을 가져와 덮어 불을 껐다. 주변 조합원들은 함께 소화기로 불을 제압했다.

김OO 조직부장은 상반신에 화상을 입었다. 공장 안에 있던 내부 구급차가 병원으로 후송하는 과정에서 김OO 조직부장은 의식이 있었고, 분신 전에 사내하청분회장에게 가족을 부탁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김OO 조직부장은 7세, 5세, 2세 된 미취학 자녀 셋을 두고 있다.

기아차 광주공장 사내하청분회는 60여 일 동안 2공장 앞에서 비정규직 정규직 채용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벌여왔다. 기아차는 현재 정규직 신규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민주노총 광주본부가 기아차 광주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확인한 바에 의하면 어제 서류심사 합격자 발표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화기를 들이마신 것을 예상해 기도를 확보하기 위한 시술을 진행했으나 김OO 부장은 계속해서 호흡 곤란을 겪고 있다. 의료진은 화상전문병원인 서울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할 것을 결정해 오후 5시30분 경 전대병원을 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OO 조직부장은 현재 목이 많이 부어 있으며, 인공호흡기를 장착해 놓은 상황이다. 환자를 실은 구급차는 밤 9시 경 서울 한강성심병원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사내하청분회 조합원이 함께 오고 있다. 가족들도 다른 차량을 이용해 서울로 오는 중이다.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는 곧 금속노조와 기아차지부, 기아차 사내하청분회 등 단위들과 대책회의를 통해 대응책을 논의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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