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월묘역 참배, 전국노동자대회, 오월정신계승 추모문화제 등 진행

▲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광주역 광장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를 마친 후 망월동 신묘역으로 이동해 범국민대회인 '오월정신계승 추모문화제'를 갖고 있는 가운데 노동자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졌다. ⓒ 변백선 기자
5.18 광주민중항쟁 33주년을 맞아 전국 지역 노동자들이 광주에 집결해 오월 정신을 외치며 한반도 평화 실현과 비정규직 철폐를 다짐했다.

특히 노동자 시민들은 이명박정권에 이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짓밟으려는 박근혜정권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며 망월동 묘역으로 달려가 농성을 벌였다. 박근혜정부는 국가보훈처를 앞세워 추모곡 공모 운운하면서 5.18과 민중의 투쟁혼을 제거하려 하고 있다.

노동자 민중의 삶과 투쟁의 현장에서 늘 울려퍼지는 애국가가 바로 ‘임을 위한 행진곡’이다. 1980년 5월 27일 새벽, 전남도청을 사수하다 계엄군의 총탄에 산화한 5월 항쟁의 새벽별, 윤상원 열사와 들풀야학에서 노동운동을 하던 박귀순 후배의 영혼 결혼식에 이 노래가 바쳐졌으며, 민중의 투쟁과 삶의 현장에서 이 노래가 불려져 왔다.

민주노총 전국 지역 조합원들은 망월동 묘역을 참배한 후 광주역 광장에서 5.18 광주항쟁 33주년을 기념하는 전국노동자대회를 연 뒤 애초 예정이던 범국민대회를 망월동 신묘역 앞으로 이동해 ‘오월정신계승 추모문화제’로 대신했다. 대통령이 참석하는 18일 오전 기념식을 규탄하며 노동자와 시민들은 망월 묘역 앞에서 밤 늦게까지 농성을 벌였다. 묘역 앞에서 노동자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수 차례 불렀다.

‘비정규직 정규직화! 노동기본권 보장! 사회공공성 쟁취! 반전평화·미국반대! 5.18 광주민중항쟁 33주년 기념 전국노동자대회’가 17일 오후 3시 광주역 광장에서 민주노총 주최,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 주관으로 개최됐다.

▲ 17일 오후 전라남도 광주역 광장에서 '비정규직 정규직화! 노동기본권 보장! 사회공공성 쟁취! 반전평화 미국반대! 5.18 광주항쟁 33주년 기념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린 가운데 민중의례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민주노총 양성윤 임시비상대책위원장이 대회사를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 산별연맹·지역본부 대표자와 조합원들은 노동자대회에 참가해 33년 오월 광주의 저항정신을 되새기고 민주주의 투쟁의 역사를 올곧게 이어가자고 다짐했다. 노동자들은 “오월학살 배후조종 미국놈들 몰아내자!”, “전쟁반대 미군반대 한반도평화 실현하자!”고 외치며

양성윤 민주노총 임시비상대책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노동자 민중에게 오월 광주는 생각만 해도 자책감에 고개를 숙이게 되고 입에만 올려도 매서운 저항의 용기가 솟아나는 항쟁의 성지”라고 말하고 “죽음의 암흑을 넘어 군부파쇼세력에 맞선 광주의 노동자 시민들은 시대의 전환점을 만들었다”면서 “광주의 저항이 없었다면 역사는 더 멀리 후퇴했을 것이며 민주주의는 더 잔혹하게 압살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엄중한 시기에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민주노총, 광주 영령들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하며 결의한다”면서 “이 시대가 요구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회복이며 평등세상을 앞당기는 것”이라고 말하고 “미국에 머리를 조아리고 자국민의 이익에 반하는 정권에 맞서 자주권을 회복하기 위한 투쟁, 독재로 회귀하는 시대역행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한 투쟁, 민족절멸의 전쟁위협에 맞서 평화를 지키기 위한 투쟁을 결의한다”고 강조했다.

양 임시비대위원장은 “투쟁하는 민중이 없다면, 투쟁하는 민주노총이 없다면,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는 노동자 민중의 노래까지 없애려는 저들은 역사에서 5월 광주를 서슴없이 지워버릴 것”이라면서 “우리가 정신차려 앞길을 개척하지 않는다면 민주주의도 평등세상도 없다”고 역설했다.

박봉주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장, 이광석 전농 의장,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장 등은 투쟁사에서 5월 광주학살을 통해 드러난 미국의 본질을 규탄하고 통일의 역사로 5월 정신을 구현하자고 성토했다.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진주의료원 폐업 저지투쟁이 이 땅 공공의료를 살리고 의료체계를 구하는 투쟁임을 강조했으며, 김중남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공무원노조를 비롯해 민주노총 9개 산별연맹이 공공부문 공투본을 결성해 공공부문 노동기본권 쟁취투쟁에 나선다고 설명하며 함께 해 줄 것을 호소했다.

▲ 민주노총 박봉주 광주지역본부장이 투쟁사를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5.18 광주항쟁 33주년 기념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한 노동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은 투쟁결의문을 통해 오월정신 계승하여 비정규직을 철폐하고, 노동자 생존권을 사수하고,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고, 박근혜 독재를 끝장내고, 미국의 간섭을 끝장내자고 다짐했다.

민주노총은 “피어린 항쟁의 한 복판에서 목숨을 내던진 오월 전사들의 투혼을 계승하고 노동자의 단결된 투쟁으로 새 역사를 열어나가자”고 말하고 “오월의 적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을 우렁차게 부르자”면서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노동자의 새 세상을 향해 전진 또 전진”이라고 결의했다.

본대회에 앞서 마련된 사전대회에서 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이 무대에 올랐다. 현재 화물연대 광주지부 CJ 대한통운 택배노동자들이 사측의 통합운영 관리에 맞서 파업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또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6월 22일 정규직화와 호봉제를 요구하며 총파업 총력투쟁을 벌인다.

문진 화물연대 광주지부장. “민주노총 깃발을 사수하기 위해, 오월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전국에서 달려오신 동지들에게 인사드린다. 민주노총 화물연대본부 광주지부장 문진이다. 2012년 CJ그룹이 대한통운을 인수한 후 1년 간 통합운영을 준비했다.

현장 택배노동자들 이윤을 갈취하고 단기간에 이윤을 확보하기 위한 통합운영방안을 3월에 발표했다. 수수료를 인하하고 패널티를 강화해 택배노동자의 등골을 빼서 이윤을 증폭시키려는 CJ 자본의 본질이 드러났다. 광주지사 택배노동자들이 투쟁을 결의했다.

3월30일 사측과 합의서를 체결했으나 이후 그룹 차원의 합의가 아니라며 이를 무력화시켰다. 택배노동자들이 1톤 차량에 현수막을 부착하는 과정에서 해고가 됐다. 전국의 모든 택배노동자들이 거세게 들불처럼 일어났다. 인천, 경기, 충남, 대전, 울산, 창원, 광주, 전주 등 모든 택배노동자들이 들고 일어났다.

▲ 17일 오후 전라남도 광주역 광장에서 '비정규직 정규직화! 노동기본권 보장! 사회공공성 쟁취! 반전평화 미국반대! 5.18 광주항쟁 33주년 기념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렸다. ⓒ 변백선 기자
▲ 노동자대회에 참가한 노동자들이 투쟁결의문을 통해 오월정신 계승하여 비정규직을 철폐하고, 노동자 생존권을 사수하고,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고, 박근혜 독재를 끝장내고, 미국의 간섭을 끝장내자고 다짐했다. ⓒ 변백선 기자
택배노동자의 생존권을 뿌리째 뒤흔드는 통합운영 시나리오는 죽음의 질주였기 때문이다. 우리 파업은 정당하며 우리의 정당한 요구는 반드시 관철돼야 한다. 전국의 택배노동자들이 마지막 수단으로 파업을 전개하고 있다.

택배노동자들은 영하 15도가 넘는 강추위에 방치된 채 현장에서 무임금으로 4~5시간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다치거나 말거나, 아프거나 말거나, 죽거나 말거나, 하루 15시간 고강도 노동을 하며 3분에 고객 한 분을 만나기 위해 죽도록 달리며 일을 한다. 먹고 살 만하면 우리가 달라고 하는가? 우리가 생존하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다.

2009년 3월 16일 회사가 약속한 30원을 지키라고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회사가 길거리로 내몰았다. 우리의 소중한 동지 박종태 열사의 목숨으로 지켜낸 사업장이 바로 대한통운 택배분회다. 화물연대를 지키고 민주노총을 지키기 위해 사활을 건 투쟁을 벌였고 현장에 복귀했다.

4년이 지나 또다시 CJ가 대한통운을 인수해 택배노동자들 목숨줄을 끊으려 한다. 열사가 남긴 백전불패의 유훈이 있다. 동지를 믿고 조직을 믿고 끝까지 싸워 반드시 승리하자! 택배 파업 12일째다. 현장에서 사측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협박하며 현장을 유린하고 있다.

오늘 33년 5.18을 기념하는 노동자대회다. 얼마 전 TV조선에서 5.18은 북한의 특수부대가 침투해 일으킨 폭동이라고 했다. CJ 대한통운은 수 차례 협박문자를 보내 외부 불순세력이 현장을 파괴하려고 한다고 한다. 화물연대가 불순세력인가? 민주노총이 불순세력인가? 조직을 사수하고 민주노총 깃발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 투쟁에서 물러설 수 없다.

간곡한 부탁을 두 가지만 하려고 한다. 첫 번째, 우리 동지들이 현장에 복귀하기 전까지는 CJ 대한통운을 이용하지 말아 달라. 택배노동자들 생존을 위협하면 회사의 생존권도 위협받는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자.

또 슈퍼 갑의 지위를 이용해, 광고주의 지위를 이용해 CJ 대한통운이 온갖 언론을 장악하고 있다. 2008년 촛불과 물류총파업을 생각해보자. SNS라는 신무기가 우리에게는 있다. 이 신무기를 통해 CJ 대한통운을 경고하고 본사에 강력히 경고해 달라. 간곡히 부탁드린다.

특정사업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화물연대는 비정규직에 특수고용노동자다. 산재승인이 안됨은 물론 죽어도 사람대접을 못받는다. 노동기본권도 없다. 조직을 지키려면 사활을 건 투쟁을 벌여야 한 발짝 한 발짝 전진한다.

추악한 박근혜정권, 포악한 CJ 대한통운에 대해 노동자가 분노하고 노동자가 단결하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증명하고 확인시켜주자. 투쟁으로 보여주자. 동지를 믿고 조직을 믿고 비정규직 철폐하자!”

한연임 학비노조 수석부위원장. “교육부와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과 학교 비정규직노조가 임금 및 및 단체교섭을 진행 중이다. 교섭을 진행하는 지역과 교섭을 거부하는 지역, 교섭에 임하면서도 해태하는 지역, 다양한 조건에서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오는 6월 22일 총력투쟁을 결정했다.

‘임금 및 단체교섭 승리! 호봉제 쟁취! 교육공무직 쟁취!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대회’를 서울광장에서 진행할 것이다. 교육부의 태도에 따라 전국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차 총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학교비정규직은 십 수년 넘게 비정규직으로 살면서 공공기관 비정규직 중에서도 철저히 소외돼 왔다.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60%를 차지하는 교육기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들불처럼 타오르고 있는 것은 차별과 모멸의 역사를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것이다. 총파업을 비롯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력투쟁에 많은 지지를 부탁드린다.”

▲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5.18 광주항쟁 33주년 기념 전국노동자대회에 앞서 망월동 구묘역에서 참배를 했다. 이날 묘역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수없이 울려 퍼졌다. ⓒ 변백선 기자
▲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5.18 광주항쟁 33주년 기념 전국노동자대회에 앞서 망월동 구묘역에서 참배를 했다. ⓒ 변백선 기자
▲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5.18 광주항쟁 33주년 기념 전국노동자대회에 앞서 망월동 구묘역에서 참배를 했다. 이날 묘역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수없이 울려 퍼졌다. ⓒ 변백선 기자
▲ 5.18 광주항쟁 33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어린이들이 망월동 구묘역에서 국화꽃 한 송이씩을 들고 참배를 하고 있다. 이날 묘역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수없이 울려퍼졌다. ⓒ 변백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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