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적용 최저임금 결정 시한을 앞두고 올해 최저임금 투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민주노총 <노동과세계>가 최저임금 특보 발행을 위해 좌담회를 마련, 감시직 학교비정규직노동자, 방송사 운전노동자, 청소노동자, 청년 일바 등 최저임금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 민주노총 <노동과세계>가 최저임금 노동자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 변백선 기자
주제 : 최저임금 노동자들의 삶과 노동, 그리고 희망

참석자 :
학교 경비당직 노동자_ 공공운수노조 전회련본부 감시직분과 이우웅 분과장(71세)
방송사 운전노동자_ 이향복 언론노조 방송사비정규지부 KBS분회 분회장(46세)
청년 알바_ 최요탁 청년유니온 대의원(20세)
청소노동자_ 박목화 서경지부 인덕대분회장(63세)

* 때 : 2013년 5월 14일 화요일 15:00~17:00
* 곳 : 민주노총 14층 위원장실

진행 : 나기주 민주노총 <노동과세계> 편집국장
정리 : 홍미리 민주노총 <노동과세계> 기자
사진 : 변백선 민주노총 <노동과세계> 사진기자

사회 = 먼저 각자 자신이 속한 사업장과 업무, 노동시간, 임금 등에 대해 이야기해 주시라.

이향복 = 우리는 KBS에서 방송차량 중계차, 보도차, 제작차 등을 운영한다. 2004년 7월 1일까지는 파견직이었다. 고용안정이 우선이라고 해서 KBS가 100% 출자해 KBS비즈니스를 만들고 거기서 100% 출자해 방송차량서비스를 만들어 그 회사 소속이 됐다.

전국에 313명이 있다. 노동시간은 09~18시로 돼 있으나 실제는 일주일에 평균 62시간을 일한다. 주 40시간 기준으로 할 때 한 달에 86시간을 더 일한다. 최저임금 수준이며 시간외 수당과 휴일근로 등을 하고 있다. 추석 등 명절이 되면 일할 사람을 뽑는데 워낙 임금이 적다보니 지원자가 많다.

그동안 2005년, 2008년, 2012~13년 총 세 차례 파업을 하면서 그나마 최저임금을 조금 벗어났다. 휴일근로, 시간외 수당을 합쳐 평균임금이 166만원 정도 된다. 시간외 수당이 없는 지역국의 경우 저임금보전수당 7만원이 더 나온다.

울지 않으면 저들은 주지 않는다. 우리 일은 KBS의 일이지만 도급의 재도급 형태다. 원청인 KBS에서 돈이 나오지만 비즈니스가 중간에서 착취를 한다. 임금을 올려달라고 하면 KBS는 비즈니스에 알아보라고 한다. 이번에 39일 파업을 하면서 10년 간 최저임금이라고 떠드니까 조금 나아졌다. 싸우지 않으면 갑은 절대로 주지 않는다.

▲ 민주노총 <노동과세계>가 최저임금 노동자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언론노조 방송사비정규지부 KBS분회 이향복 분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이우웅 = 초중고교 당직근로자인데 근로명칭은 학교 당직기사다. 전국에 초중고가 1만여 개 있으니 우리 같은 근로자가 전국에 만명 있는 것이다. 근로형태는 용역회사에 고용돼서 학교에 파견돼 근로를 한다. 시간은 평일 16시간, 휴일 24시간으로 평균 하루 19시간을 일한다. 근로기준법 50조는 노동시간은 주 40시간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우리는 실제 주 133시간을 일한다.

임금은 서울이 가장 최악이다. 오른 데가 있으나 올해는 대략 78만원 정도다. 올해 최저임금이 지난해보다 6.1% 올랐으나 용역회사가 횡포를 부리며 노동시간을 평균 4.63시간을 잡아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휴게시간을 늘려 임금을 적게 준다.

실제 78만원을 받으니 최저임금 4,860원은 고사하고 시급 천원에도 엄청 못 미치는 열악한 노예적 노동에 시달린다. 대한민국 비정규직 중에서도 정말 빨리 시정해야 할 근로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민주노총 <노동과세계>가 최저임금 노동자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공공운수노조 전회련본부 감시직분과 이우웅 분과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최요탁 = 저는 고등학교 1학년부터 알바를 했다. 그때는 용돈을 벌기 위해 했고 지금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알바를 한다. 고등학교 때 PC방 알바를 하는 데 처음 3개월은 정말 힘들었다. 사장이 청소년이니까 조금만 받으라고 했다.

고3 여름방학까지 하다가 대학 입학 문제로 그만두고 고등학교 졸업 후 편의점 알바를 했다. 작년 최저임금이 4580원이었는데 4300원을 받았다. 불만은 없었다. 오전 알바로 같이 일한 다른 사람은 3800원을 받았다. 저는 급히 구한 알바였고 경험이 있어서 그나마 많이 주는 거라고 했다.

8개월 조금 넘게 올해 1월까지 했다. 올해 최저임금이 4860원으로 올랐는데 우리 임금은 동결이었다. 식대도 없고, 먹으려면 우리 돈으로 사먹거나 날짜가 지난 것을 먹어야 했다. 계속 서서 일해야 했고, 쉬려면 휴게공간에서 쉬는데 손님이 오면 바로 일어나서 일해야 하니까 쉴 틈이 없었다.

한 달에 55~60만원 정도를 받았다. 물건이 망가지거나 없어지면 근무자가 물어내야 했다. 지난 1월에 그만두고 주휴일 최저시급 못받은 것 210만원을 받으려고 노력 중이다. 알바를 하면서 어려웠던 것은 육체적 고통이나 그런 게 아니었다.

손님들이 무시하며 하대하고, 점장이나 사장이 욕하고 때리려고 한 적도 있다. 잘리면 알바를 구하기 힘드니까 당장 생활비를 구하기 어려우니까 할 수 없이 일했다. 최저임금이나 주휴수당은 말도 못했다. 얼마 전에 신고하고 지금은 PC방 알바를 하고 있는데 최저임금을 준다.

▲ 민주노총 <노동과세계>가 최저임금 노동자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청년유니온 최요탁 대의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박목화 = 인덕대에서 청소를 하고 있다. 학교에 청소를 하려고 가보니 월급을 77만원 줬다. 거기서 건강보험을 빼면 71만원을 받았다. 지난 3월부터 쟁의를 해서 지금은 110만원 정도를 받는다. 그 전까지 2013년 2월까지는 77만원을 받았다.

임금을 조금 받는 것은 둘째치고 학교에서 청소 일 말고 다른 일도 많이 시켰다. 풀베기도 하라고 하고, 제초제까지 뿌리라고 했다. 눈도 쓸어야 했고 정말 여러 가지를 해야 했다. 직영반장과 용역반장이 얼마나 못살게 굴었는지 모른다. 소리 지르고 악다구니를 했다.

점심시간이나 저녁에 휴게실에서 쉬고 있으면 막 들어오기도 했다. 청소노동자는 여성이고 그들은 남성이니 우리가 쉬는 곳에 들어오면 불쾌하고 불편했다. 우리는 힘이 없으니 들어오지 말라는 말도 못 했다. 반장과 청소노동자 사이에 싸움이 났을 때도 가운데서 중재를 해야 할 사람들이 우리 조합원을 관리과에 끌고 가서 혼내기까지 했다.

도저히 이렇게는 안 되겠다고, 노조를 하면 그런 일이 없다고 해서 고대분회에 가서 알아본 후 지난해 10월 13명이 가입서를 써서 제출하고 노조를 만들었다. 그걸 용역회사가 알고 노조를 하지 말라고 하며 우리를 힘들게 했다. 결국 미화원 37명, 경비직 20명 등 57명 전원이 노조에 가입했다.

노조를 만들고 나니 우리에게 함부로 못한다. 우리가 중식집회를 진행하며 파업까지 가려는 와중에 학교가 합의를 해 줬다. 작년에는 최저임금 4,580원에도 한참 못미치는 임금을 받았고, 우리는 학교에 6,100원을 요구했다. 결국 5,700원에 합의했다. 113천원 정도가 된다. 단협을 통해 내년에도 타 대학과 같은 수준에서 임금을 주겠다고 대학 사무처장이 사인을 해줬다. 그 과정에서 서경지부가 고생을 많이 했다.

▲ 민주노총 <노동과세계>가 최저임금 노동자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청소노동자 서경지부 박목화 인덕대분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사회 = 투쟁과정에서 느낀 것에 대해 이야기해주시라.

이향복 = 투쟁 중 우리가 가장 힘들었던 것은 어느 도급사나 다 마찬가지이지만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파업을 하면 원청 회사가 공문을 보내 도급 해지 건으로 위협한다. 몇 년 간 그게 통하기도 했다. 어용노조가 생겨 노동자들을 이간질하고 우리 파업 때 일할 거 다 하며 이득을 가져간다.

우리 조합원들이 꿋꿋이 버텨줬다. 지역 조힙원 2/3가 가방 싸들고 상경해서 회사 마룻바닥에서 자며 싸웠다. 비정규직 투쟁이 승리했다고 말하지만 완벽한 승리라기보다는 39일 간 투쟁해서 노동환경을 조금이나마 개선한 것이다.

그동안 우리 노동조합이 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지역에 흩어져 있던 조합원들이 파업 기간 스스로 교육을 받이 하고 받았다. 노조가 왜 필요한지, 노조가 뭘 할 수 있으며 뭘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됐다.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했는데 파업을 하면 교육이 저절로 된다는 걸 체득했다. 보통 때는 지역 간부들과 전화통화를 해서 상황을 파악하기도 힘든데 모두 같이 있으니까 저절로 됐다.

이우웅 = 평균 연령이 73세이고, 하루 평균 19시간을 일하는데 4.63시간으로 계약을 해서 78만원을 급여로 받는다. 우리 같은 노동자들이 권리를 주장하며 가장 강력히 행동할 수 있는 것이 파업이다. 파업은 같은 직장 내 동료그룹이 이뤄져야 가능한데 학교에 각 1인씩 근무를 하다 보니 어렵다.

파업을 할 경우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것 역시 일도 아니다. 또 비정규직 해고 형태 중 가장 손쉬운 계약만료를 하면 된다. 재계약을 안하면 되는 해고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근로조건 자체가 근원적으로 취약하니 파업을 하지 못한다.

노조에 가입한 걸 알면 옆구리 쿡 찔러 하지 말라고 하고, 그걸 구실 삼아 학교장과 용역회사가 해고하는 것이 정말 쉽다. 근로기준법에 못 미치는 범죄사항을 학교장과 용역회사가 공모하고 있다.

공공기관인 학교는 용역회사를 총알받이로 해서 계약상대는 용역회사니까 그들과 알아서 하라고 한다. 우리 문제는 노동운동과 함께 법적 대응을 강력히 해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는 교육청이 나와서 우리와 교섭하고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요구한다.

▲ 민주노총 <노동과세계>가 최저임금 노동자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 변백선 기자
사회 = 청년유니온에서 최요탁 대의원은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최요탁 = 청년유니온에는 최저임금 관련 노동상담팀이 있다. 저도 팀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상담전화가 오면 상황을 파악해서 그 자료를 토대로 통상임금 못받은 것을 노동청에 신고해 해결하는 것을 도와준다. 특히 편의점, 프렌차이즈 커피점, 미용실 등에서 안 지켜진다. 최근 청년유니온에서 미용실과 편의점 등 실태조사를 했다. 부당해고 같은 것도 당사자에게 뜻이 있으면 우리가 함께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그런 활동을 하고 있다.

사회 = 인덕대 청소노동자들이 2012년 10월 노조를 결성했는데 노조를 만들고 임금 등 노동조건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됐나?

박목화 = 교섭이 보통 일이 아니다. 서로 안을 내고 답변이 오간 후에 안 되면 쳐다보고 성질을 내다가 쉬면서 물 마시고 또 들어가 교섭을 한다. 그렇게 악착같이 교섭하고 투쟁하니까 결국 원청인 학교가 안 되겠다고 합의를 했다. 원청과 용역회사, 노조가 삼각관계 속에서 복잡하게 얽혀 있다.

우리가 결국 파업까지 하려고 준비를 했는데 중간집회로 끝냈다. 우리가 시급 6000원을 요구했는데 용역업체가 5000원을 써내서 낙찰이 됐다. 임금 90만원을 주겠다고 해서 또 싸워 결국 110만원을 받게 됐다. 학교 측이 이를 감안해 8천만원을 내놨다.

학교도 용역업체가 나가고 나면 다른 데서도 안오고 답답해질 것이다. 원청도 돈을 내놓고 잘 마무리가 돼서 지금까지 오른 월급으로 두 번을 지급받았다. 우리로서는 성과라고 할 수 있다. 77만원에서 건강보험을 떼소 71만원을 받다가 110만원을 받으니 한 달에 40만원이 오른 셈이다. 아무래도 살림살이가 더 윤택하다.

용역회사가 바뀌어도 우리 고용은 승계된다. 청소노동자를 자르지는 못한다. 1년마다 계약을 다시 하지만 해고는 못하게 했고 그것 역시 노동조합의 힘이다. 식대 7만원과 각종 수당을 포함해서 110만원을 받고 아직 너무 미흡하지만, 71만원을 받다가 지금 그 정도로 오른 것만 해도 좋다.

▲ 민주노총 <노동과세계>가 최저임금 노동자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 변백선 기자
사회 = 민주노총은 내년도 최저임금 시급 5,910원을 요구하고 있다. 최저임금이 얼마 정도는 돼야 한다고 보는가?

최요탁 = 지난 8일 최저임금 투쟁 선포 기자회견 때 저도 갔었다. 지금 PC방 알바를 하면서 시급 5,000원을 받는다. 지난해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4,300원을 받을 때보다 많다. 그때 일주일 간 알바를 해서 번 돈과 요즘 주말 이틀 간 12시간씩 일주일에 24시간 해서 받는 금액이 훨씬 더 많다.

그때는 정말 힘들게 살았다. 이것저것 다 떼고 나면 저축은 꿈도 못꿨다. 5,910원으로 임금이 오르면 저축할 돈이 생길 것이다. 지금 당장도 힘들지만 자치를 하는 친구들은 더 어렵다. 제 친구 하나는 시급 5,000원으로 일주일에 60시간을 일해 한 달에 120만원을 버는데 방값, 전기세 등 공과금과 식대를 빼면 남는 게 없다.

거기다 대학에라도 다니면 학비를 부모님이 다 못 대 주니까 학비를 벌려면 방학 한 달 동안 뼈빠지게 일해야 한다. 일하고도 모자라서 학자금 대출을 받는데 졸업을 하면 빚쟁이가 되고 다시 그걸 갚기 위해 알바를 해야 한다.

저는 5,910원 요구안이 마음에 든다. 사실 여기서 더 오르면 사업장도 힘들어진다. 우리 요구안이 관철된다면 전국에 있는 편의점 중 많은 곳이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가맹점 게런티가 있고 중소영세 자영업자들도 어렵다. 우리나라 편의점과 커피전문점들에게 최저임금 5910원을 주라고 하면 그 50% 이상이 망할 것이다. 무리한 요구이긴 하지만 실현되면 정말 좋겠다.

이향복 = 우리 노동조합 조합원들 평균 나이가 46세다. 딸린 자식들이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곧 대학에도 보내야 하는 아이들을 둔 학부모들이기도 하다. 지출이 가장 많은 나이다. 2노조 조합원들도 그게 잘못이라는 걸 알면서도 가족을 부양해야 하니까 할 수 없이 사측에 잘 보여서 일을 더 하려고 하는 것이다.

일을 안 주면 그만큼 생활이 어려워진다. OECD 국가 평균 최저임금이 1만원 수준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경제수준이 세계 11위라고 하는데 우리 최저임금도 그 정도는 돼야 하지 않는가. 박근혜 대통령도 최저임금을 올리겠다고 했으니까 5,910원보다 더 올릴지도 모른다는 기대감도 있다. 뒤통수를 맞기 쉽겠지만 그래도 일말의 기대가 있다.

5,910원이면 금액으로는 얼마 안 되지만 21.6%가 오른 금액이다. 그만큼만 올라도 만족한다. 민주노총이 지난해도 퇴장을 했는데 우리를 생각해서 최선을 다해서 10원이라도 더 올려주면 좋겠다. 올해 민주노총이 최저임금투쟁에서 정말 잘 싸워서 최저임금 노동자들이 조금이라도 더 받게 해주면 좋겠다.

이우웅 = 최저임금 제도는 지난 1988년부터 시작돼 십 년 간 2355가 인상됐다. 우리나라 급여체계 자체가 구조적으로 초임을 낮게 잡았다. IMF 시기를 거치면서 이런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 기본급이 낮고 임금이 적어도 불만을 갖기 어려운 시기를 우리는 살아왔다.

최저임금이 너무 적은데 속도를 갖고 개선해야 한다. OECD. 평균 수준에는 도달해야 한다. 무리하더라도 우리는 상당한 높이의 임금인상을 관철시켜야 한다. 일단 내년도 최저임금 5,910원은 적절한 요구라고 본다.

▲ 민주노총 <노동과세계>가 최저임금 노동자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 변백선 기자
사회 = 민주노총 최저임금 투쟁에 대해, 또 자신의 사업장에서 세운 올해 투쟁계획은?

이우웅 = 현장에서는 최저임금이 얼마인지, 그게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우리는 밤에 근무하고 낮에 쉬니까 언제든 필요하면 최저임금 투쟁에 함께 할 것이다. 지난해에도 했고 올해도 그렇게 한다.

박목화 = 우리 사업장은 다른 곳보다 비교적 쉽게 왔다. 우리 학교 사무처장이 임금 등을 다른 대학과 동일하게 해준다는 협약서를 썼지만 실제 어떨지 모르겠다. 돈 없다고 못준다고 하면 투쟁을 해야 할 것이다.

학교 측은 전문대여서 임금을 많이 못 준다고도 한다. 명문대는 청소도 명문인가? 변기 닦고 비질하고 걸레질 하는 거 다 똑같고 청소하는 시간도 같다. 그런데 임금을 달리 주는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우리는 싸울 것이다.

이향복 = 2012~3년도에 너무 힘들게 싸워서 올해는 좀 쉬려고 한다. 사실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싸워도 2노조에서 다 가져간다. 그래도 싸워야 한다. 1년 일한 사람과 10년 일한 사람 임금 차이가 13,720원이다. 올해는 근속수당을 만들기 위해 집중해서 투쟁할 것이다.

이우웅 = 우리는 최저임금이 얼마냐, 얼마나 인상되느냐가 중요하지 않다. 최저임금이 올라도 시간당 천원도 못 받는 우리 임금이 얼마나 오르겠는가. 최저임금은 OECD 국가 평균수준에는 도달해야 한다. 당장 얼마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게만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국민 모두가 공감해서 구조적으로 바꿔야 한다.

최요탁 = 청년유니온은 이미 최저임금 사업팀을 꾸렸다. 6월까지 한시적으로 사업을 할텐데 시간이 촉박하다. 우리 청년유니온 최저임금사업팀의 기본 구호는 ‘최저임금은 청년임금이다’이다. 최저임금조차 못 받는 청년들이 많다.

그러면서도 본인들은 문제점을 느끼지 못한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저 역시 최저임금의 중요성을 잘 몰랐다. 당장 돈이 필요하니까 일을 하면서도 최저임금조차 못받았다. 일하는 사람들의 문제의식을 일깨워야 한다.

청년유니온은 현재 2기이며 내년에 3기가 출범한다. 미래를 보고 최저임금 투쟁은 장기적인 사업으로 가져간다. 제가 청년유니온 노동상담팀에서 일하면서 친구 돈 못 받은 것도 받아줬다. 법내노조가 됐고 사회적으로 영향력도 있지만 상근자가 부족하다. 저도 활동비를 못 받으며 일한다. 청년유니온은 노동조건이 나쁜 곳들을 적발해 개선하고, 거리상담과 캠페인 등을 벌이고 있다. 5월에는 노동법 아카데미도 진행 중이다.

▲ 민주노총 <노동과세계>가 최저임금 노동자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 변백선 기자
박목화 = 우리 대학사업장 청소노동자들이 민주노총과 서경지부 힘을 받아 열심히 투쟁해서 승리했다. 투쟁을 해보니 서로가 못할 일이다. 그 전에 모든 것을 서로 잘 의논해서 합의하며 이끌어가면 좋겠다. 2014년 적용 최저임금 5,910원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 노동자들은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며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임금과 처우를 바란다.

이향복 = 비정규직 사업장의 대부분이 용역업체 파견직이다. 고용관계로는 사업주와 노동자가 갑과 을의 관계인데, 실제 우리에게는 파견업체나 용역업체가 갑이 된다. 그런 폐단이 있다. 용역업체 사장에게 뭘 요구해도 해결되지 않는다. 직접고용이 우선돼야 한다.

민주노총도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지만 실제 어떻게 철폐할 것인지는 말 못한다. 고민해야 한다. 조직적인 문제도 있고, 활동가도 부족한 것 같다. 서경지부 인덕대분회의 경우처럼 누구 아는 사람이 옆에서 조언을 해주고, 집회나 소송 등 문제를 해결하는데 보탬이 돼 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파업도 막연히 파업을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하면 어떻게 하는지 처음 투쟁하는 사업장에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일단은 민주노총 조직이 안정이 돼야 찾아가서 말도 하고 도움도 받지 않겠는가. 그래야 비정규직 철폐든, 활동가 문제든 머리를 맞대고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민주노총이 정상궤도에 올라야 한다.

박목화 = 우리는 70세가 정년인데 시립대는 직고용이 됐지만 정년이 65세라고 한다. 직고용 투쟁도 함께 해야 하지만 시립대의 경우라면 몇 년이나 일찍 일자리를 잃는다는 얘기다. 민주노총이 뭔지도 모르다가 이제는 소리도 지르며 투쟁을 하고 있다. 우리 가는 길이 너 넓어지면 좋겠다.

이우웅 = 우리는 연령이 높은 노동자들이다. 민주노총은 학교 비정규직 정규직화 투쟁을 하고 있지만 우리는 정규직이 되면 오히려 불리해질 수가 있다. 제가 지난 2월에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용역회사는 우리를 고용하며 중간에서 관리비를 갈취해 20~30만원의 이윤을 취한다.

용역업체가 하는 일을 우리가 하면 그 비용은 줄 필요가 없다. 용역회사가 취하던 돈을 우리 임금인상에 쓰려고 한다. 우리 현안을 노동청과 교육청에서 시정 지시를 내리게 하려고 한다. 얼마 정도는 줘야 한다고 판정이 나면 용역회사는 경쟁이 안 된다. 모든 학교의 계약을 우리가 점유하면 좋겠다. 협동조합의 영향력을 통해 우리 근로자들 근로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최요탁 = 노동운동 전반이 활성화되면 좋겠다. 민주노총 말대로 하면 우리 같은 사람은 아예 없어야 한다. 장애물이 많고, 노동조합 파업투쟁을 방해하는 것이 많지만 더 활발히 운동을 벌일 사람들이 많이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우리같이 피해를 입는 사람이 줄어들 것이다. 저보다 먼저 투쟁을 시작한 분들에게 감사하다. 그분들이 애를 썼기에 우리에게 기회가 있고, 우리같은 젊은이들이 투쟁할 수 있다. 그분들이 만든 길을 우리가 보수하며 더 잘해나갈 것이다.

이향복 = 투쟁사업장들이 승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사실 싸우기가 겁난다. 싸울 수 있고 이갈 수 있는 사업장도 투쟁을 방치하거나 저버리는 경우가 있다. 이기는 경험이 많아야 다른 사업장도 힘을 받아 잘 싸울 수 있다. MBC와 SBS에도 분회가 있다가 유명무실해졌는데 우리가 파업하는 동안 SBS가 다시 노조를 결성했다. 작은 싸움이라도 이길 수 있게 만들고 그런 경험과 느낌을 모두 함께 하면 좋겠다.

▲ 민주노총 <노동과세계>가 최저임금 노동자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 변백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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