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고] 회사의 공작과 탄압에 맞서 민주노조 사수한다

홍종인 지회장이 151일간의 굴다리 고공농성을 마치고 내려온 지 3개월이 다 되어간다. 최근 유성기업 문제가 언론에서 다뤄지지는 않고 있지만, 현장에서의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여전히 사측은 노조파괴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고, 현장탄압은 진행 중이다.

해고자 현장 복귀 명령, 그 이면의 진실

유성사측은 지난 5월 28일 지회와 당사자의 의견도 없이 팩스로 달랑 공문 한 장을 보냈다. ‘노사갈등을 종식시킴으로써 지역사회 및 유관기관의 우려를 해소하고, 복지 향상과 고용안정을 위해 노사가 함께 노력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3가지 안을 제시한다.’며 교섭을 하자는 것이었다. 말은 좋아 보이지만, 그간 지회와 실무 논의를 통해 했던 이야기는 다 무시한 채 사측이 언론플레이를 하고자 마련한 공문에 지나지 않았다.

   
▲ 6월7일 유성기업 해고자복직투쟁단 단장인 도성대 조합원이 2년 만에 현장 복귀에 앞서 아침 출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유성기업지회 제공

사측이 제시한 3가지 안 중 하나는 해고자 복직 문제였다. 나머지 두 개는 손해배상과 용역폭력으로 다친 부상자 치료비 문제다. 사측은 6월 3일부로 해고자 전원을 복직시키겠다며, 해고자 개별에게 일방 통보했다. 그러나 이미 법원에서도 유성 사측이 자행한 해고는 부당해고라 판결난 바 있다. 선심 쓰듯 사측이 교섭카드로 쓸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게다가 사측은 노조파괴를 목적으로 한 부당노동행위와 제2노조 설립에 대해 검찰 수사 발표를 앞두고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큰 양보를 하듯 해고자 복직 명령을 하며, ‘향후 귀하에 대한 재 징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인 바, 재 징계시 이전 해고 처분 전후의 비위행위 및 복직 후 근무 태도를 고려하여 징계 절차가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며 재 징계 의사의 속내까지 드러냈다.

결국 유성 사측의 목적은 검찰과 노동부에게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척 하며, 뒤로는 언제든 재징계 할 수 있으니 현장에서 날뛰지 말라고 경고하는 것이다. 유성사측은 여전히 금속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한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현장탄압, 노-노 갈등 유발은 현재 진행형

유성사측의 금속노조 파괴 시도는 현장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관리자나 어용노조 간부들을 앞세워 금속노조 조합원의 폭력을 유도하고 있다. 어용노조 간부는 옷깃만 스쳐도 스스로 넘어지며, “찍어! 찍어!”라고 외치고 있다. 이를 비호하는 것은 유성 사측이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어용노조와 금속노조 간의 마찰에 금속노조 조합원에게만 징계를 앞세우고 있다.

   
▲ 유성기업영동지회 해고자들이 6월7일 현장복귀에 앞서 아침 출근투쟁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유성기업지회 제공.

또 부당함을 말하기 위해 관리자를 찾아가기라도 하면, 1분단위로 시간을 체크해서 임금을 공제한다고 협박한다. 야간 근무 시 금속노조 조합원이 화장실이라도 가면 관리자는 작업자를 찾는다는 명분으로 노동조합과 임원 탈의실을 침탈하고 있다.

현장탄압은 이에 그치지 않고 인권유린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영동공장에 현장노동자들의 동의 없이 cctv 설치를 해 이미 한 차례 물의를 일으킨 바 있는 유성사측은 지난 6월 9일, 아산공장의 검사과 현장에도 세 대의 cctv 감시카메라를 설치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사용자 사업장내 cctv 등의 설치는 근로자 참여 및 협력 증진에 관한 법률 제 14호 ‘사업장 내 근로자 감시 설비의 설치’에 관한 것으로, 노사협의회 및 개인의 동의를 통해 그 설치여부를 협의해야 하는 문제다. 현장 노동자들의 동의 없는 설치는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반되는 명백히 위법 행위다. 또한 여성노동자들이 주로 일하는 현장 천장에 달아놓은 감시카메라는 명백한 인권유린으로밖에 볼 수 없음에도, 유성사측은 말도 안되는 변명만 늘어놓고 있는 실정이다.

복수노조 시대 사측이 쓰는 하나의 카드 중 가장 비열한 것이 바로 노노간의 갈등을 유발하고, 사측의 입에 맞는 노조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비호하며 금속노조를 압박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유성기업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특히 유성기업의 경우 사측이 관리자까지 포함시켜 제2노조를 만들었지만, 금속노조가 그 세력을 굳게 지키고 있고, 최근 여러 명이 다시 금속노조 지회로 돌아왔다.

   
▲ 유성기업의 현장탄압은 인권유린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회사는 현장 노동자들의 동의 없이 영동공장과 아산공장 검사과 현장에 CCTV를 설치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유성기업지회 제공

이 때문에 노동자끼리 서로 적개심을 품도록 만들어 더 이상 금속노조로의 이탈이 없게 하고, 제2노조의 존재를 유지하려는 것이 유성 사측의 최우선의 목적인 것이다. 아마도 사측의 이런 태도는 복수노조 사업장에서 비일비재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노조는 현장에서 지켜낸다

이번 해고자 복직과 재 징계를 염두에 둔 사측의 태도에 대해 민주당 충남도당에서 '노조파괴 음모'라고 지적하며 조건 없는 복직을 촉구한 바 있다. 또 지역의 시민사회 단체들 역시 유성사측의 기만적인 태도를 비판하고 나섰다. 유성지회는 지역사회의 연대에 힘입어 현장에서 민주노조를 지켜가기 위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유성지회와 해고자들은 사측의 일방적 현장복귀를 받아들이지 않고, 지회의 복귀 지침에 따라 6월 7일 일괄 현장복귀 했다. 해고자 복직 투쟁단 단장이었던 도성대 조합원은 복귀에 앞서 “2년 만에 현장에 들어가게 되어 기계가 낯설고 어색하기도 하다. 하지만 조합원들과 함께 현장에서 열심히 투쟁해서 반드시 유성사측의 노조파괴 망령을 깨뜨리는 싸움을 만들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유성기업지회는 복수노조 시대, 지회의 투쟁이 금속노조의 미래라는 생각으로 현장 투쟁에 박차를 가하고자 한다. 사측이 손배와 임금삭감, 징계, 금속노조에 대한 협박으로 계속 압박한다 할지라도 굳건히 민주노조를 지켜낼 것이다.

방영배 / 충남지부 유성기업아산지회 선전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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