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사태 언론 보도 행태 점검 긴급 토론회 열려

국정원 사태 언론 보도 행태 점검 긴급 토론회 열려

   

국정원 사태 관련한 언론의 보도 행태를 점검하는 긴급 토론회가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렸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한국기자협회, 민주언론시민연합, 한국언론정보학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이희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언론이 국정원 사태의 '공범자'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강성남 언론노조위원장도 축사에서 "언론은 국정원 사태에 적극적으로 물타기와 은폐에 나섰다"며 "결국 국정원의 범죄행위의 공범자가 됐다"고 말했다.

   
강성남 언론노조위원장

박종률 한국기자협회장은 축사해서 "이번 토론회가 부끄러운 자화상을 들춰보이는 장인 것 같아 안타깝고 부끄럽다"며 "기자가 기사와 견해로서 더 나은 우리사회를 만드는 데 얼마나 기여를 했을까 반성한다"고 전했다.

   
박종률 기자협회장

이희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언론이 국정원 사태를 어떻게 보도했는지 시기별, 사건별로 분석해 발제했다. (국정원 사태 이후 언론보도행태 긴급토론회 자료집 다운로드)

검찰의 국정원 선거개입 수사 시기인 지난 4월 26일부터 6월 14일까지 50일동안 관련 사안에 대해 KBS는 15.5건, MBC는 11건, SBS는 19건을 보도했다. 반면 새누리당이 'NLL발언' 논란을 다시 들고 나오고, 국정원이 2007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발췌본과 전문을 공개하자 6월 19일부터 25일까지 7일동안 KBS는 15.5건, MBC는 13건, SBS는 11.5건을 보도해 검찰 수사과정의 보도때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이희완 민언련 사무처장은 "공영방송사로서 막중한 책무를 지고 있는 KBS와 MBC가 국정원 사태를 제대로 짚어주기는 커녕 정권 호위대 역할을 자처하며 정권의 입맛에 맞는 보도에 '올인'했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이 더욱 크다"며 "언론사가 정권호위대 역할을 계속 수행하면서 악의적인 보도 행태를 멈추지 않는다면 국민적 저항에 부딪칠 수 밖에 없음을 정부, 새누리당, 국정원 등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최진봉 성공회대교수는 "최근 SBS가 공정하게 보이는 이유는 그냥 반사이익을 얻는 것일 뿐"이라며 "사장의 선임 문제가 또다른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걸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진봉 교수는 "구조적 해결 없이 이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며 "제대로 된 사장이었다면 (시사매거진 2580 보도를 불방시킨) 심원택 부장을 당장 바꿨어야 한다. 국장도 무시하면서 불방사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자신감은 뒤를 봐주는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에서 그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장혁 YTN 공정방송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해 공개된 YTN 불법사찰문건을 말하며 "정부에서 현 정부에 충성심을 보이기 때문에 사장을 시켜주어야 한다고 공식문건을 올린 것을 보면 충성심이 언론사 사장이 되는 지름길이 된 것"이라며 "MBC와 KBS, YTN이 이같은 보도 행태를 보이는 근원적 배경은 충성관계를 만들어 놓은 MB정권 초창기에 가장 근원이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최원형 한겨레 신문 기자는 "이런 보도를 하는 이유는 이 사안의 폭발적인 가치를 오히려 더 잘 알기 때문에 그럴 것"이라며 "우리 신문은 민주주의의 가치 수호보다도 현 정권의 존립을 더 중요한 가치로 판단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최유리/ 언론노보 기자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