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한 정부가 주민들을 막다른 곳으로 몰고 있습니다. 아무런 정당성도, 근거도 없는 공사에 밀양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지금 밀양 주민들에게 국가는 피땀흘려 모은 재산을 ‘전력수급’이라는 기만적인 논리로 강탈해가는 도둑에 다름 아닙니다. 한국전력은 지난 8년간 밀양 주민들에게 너무나 큰 죄를 지었습니다. 주민 동의와 절차없는 노선 선정, 일방적 공사 강행, 공사 현장에서 이루어진 말할 수 없는 인권유린과 분신사망으로 이어진 용역 폭력, 전문가들의 이름으로 저질러진 지식 권력의 폭력, 우리는 이 폭력의 배후에 핵마피아들과 대기업의 이윤이라는 이 시대의 거대한 마몬이 숨쉬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시골 노인의 생존과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강탈해가는 죄, 지금 저들이 저지르고 있는 죄가 하늘에 사무칩니다. 땅과 고향을 지켜온 어르신들에게 이 사회와 국가권력이 저지르는 이 커다란 죄악을 어떻게 갚을 수 있겠습니까?

감추어진 잘못은 언젠가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지금이라도 정부와 한국전력은 주민들 앞에 사죄하고 회개해야 합니다.

저는 밀양 어르신들의 피눈물나는 싸움에 주님의 길을 따르는 한 사제로서 함께 하고자 합니다. 어서 빨리 정부와 한국전력이 어르신들 앞에 잘못을 참회하고 회개하기를 기도합니다. 제가 겪을 주림의 고통이 어르신들의 피눈물나는 고통에 가 닿을 작은 기도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밀양765kv 송전탑 반대 대책위 상임대표 조성제 임마누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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