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영 학습지노조 재능지부 위원장직무대행

▲ 학습지노조 재능지부 오수영 위원장직무대행. ⓒ 변백선 기자
<노동과세계>가 오수영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 지부장직무대행(40세)을 만났다. 2,076일을 싸웠고 종탑에 올라 혹한과 폭염 속에 202일을 버틴 그가 학습지 현장으로 돌아갔다.

6년 만에 현장에 가니 두터운 벽이 보여요. 현장선전전을 하면서 욕하며 싸운 사람들도 있어요. 서로 아픈 기억이죠.
 
재능교육아웃!을 외치며 불매운동을 하던 노동자들이 현장에 돌아가자 경계하는 눈초리도 없지 않다. 정당한 요구를 하다가 밖으로 밀려나 어쩔 수 없이 그랬다고 긴 설명을 해야 되겠죠. 공감하고 소통하며 부당한 상처들을 보듬어야 할 거에요.
 
기쁜 것도 있어요. 아침에 아이 학교 보내놓고, 등산복이 아닌 보통 직장인 옷을 입고 집을 나서서 거리가 아닌 사무실에 가서 사람을 만나 말하고 배우고... 그런게 참 기분 좋아요.  오 직무대행은 회사가 복직 대상자 12명 중 고 이지현 조합원 가족과는 합의를 끝냈다고 전했다. 나머지 11명 중 환구단에서 농성 중인 두 조합원을 제외한 9명은 복귀해서 계약서를 쓰고 수업을 하고 있다.
 
안타까움도 커요. 최상의 합의안이 아니더라도 함께 한 동지들과 같이 현장에 돌아가 다시 투쟁을 만들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어요. 노동조합으로서 책임을 느낍니다.
 
처음 투쟁을 시작했을 때 회사는 얼마 안 되는 조합원들을 밟으면 노조가 없어질 거라고 생각했겠죠. 그때 적당히 타협했으면 지금의 재능지부는 없을 거에요. 노조를 인정받기 위해 끈질기게 버텨 합의안을 내올 수 있었어요. 소수 노조라도 견결히 버티며 싸움을 만들고 연대단위와 함께 해서 이길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든 의미도 소중하다고 그는 말한다.
 
재능교육은 8월26일 지부와 합의한 내용 일부를 지키지 않고 있다. 학습지 현장은 6년 전과 달라지기도 했고 더 나빠지기도 했어요. 여전히 위탁계약직 학습지교사죠. 수수료제도로 교사들을 옥죄고 부정영업을 강요해 자신들의 이익을 채워요.
 
오수영 지부장직무대행은 재능교육 학습지노동자 98% 이상이 조합원이었던 그 때보다 더 크고 굳건한 민주노조를 현장에 건설하기 위해 다시 학습지 노동자로서의 삶을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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