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주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장

▲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이봉주 본부장. ⓒ 변백선 기자
대한민국에서 화물운송노동자는 사람이 아닙니다. 사람이 되려고 저항하는 반만 사람인 거죠. 한 노동연구원 박사가 우리 일하는 걸 보고 어떻게 그렇게 사느냐고 하더군요. 정부가 이번에도 우리 생존권을 외면한다면 여태 보지 못한 가장 강력한 투쟁에 직면할 겁니다.

<노동과세계>를 만난 이봉주 화물연대본부장(51세)은 화물노동자들의 분노와 울분을 쏟아냈다. 이 본부장은 지난 2월 당선된 후 확대간부전진대회를 열었다. 사상 처음 1,200명이 모였어요. 조합원들이 더 살기 힘들어졌다는 걸 반증하는 거죠. 뿌듯한 마음과 함께 큰 각오를 다졌습니다. 조합원들 뜻을 받들어 싸워야죠.
 
2012년 한 해 화물연대본부 조합원 12,000명 중 31명이 사망했다. 산재는 모든 노동자가 당연한 받아야 할 권리죠. 화물노동자들 산재율이 굉장히 높아요. 38만 화물노동자 전체로 보면 얼마나 많겠어요? 남은 가족은 아무 보상도 못 받고... 개죽음이죠.
 
화물노동자는 일하다 다쳐도 자비로 치료해야 한다. 화물노동자가 산재보험에 가입하려면 보험료 전액을 내야 한다. 산재율, 신용불량자 비율이 정부도 인정할 만큼 높아요. 1억8천만원짜리 신차를 사면 60개월 간 월 300만원을 할부로 내요. 소같이 일해야 되는 거죠. 메꾸다 안되면 자빠져 신용불량자가 되는 거에요.
 
화물연대본부가 최근 화물노동자 수입을 시급으로 환산해보니 2,197원이었다. 정부가 보수적 기준으로 조사한 것도 노조의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1억8천만원짜리 차를 끌면서 최저임금도 못받아요. 할부가 끝나면 낫겠지 하며 열심히 일해도 빚만 쌓여요. 봉건노예제에서도 이렇지는 않을 거에요. 지주들이 부리는 사람 것을 뺏나요? 우리는 일한 만큼 달라는 겁니다.
 
화물노동자는 의무만 있을 뿐 권리는 없다. 이들은 먹고 살 수 있는 운반비를 달라고 요구한다. 정부는 2008년 그 다음해까지 바꾸겠다고 약속하고 지키지 않았다. 어느 누구도 화물노동자 투쟁에 돌을 던질 수 없어요. 불합리한 노예의 삶을 거부하는 우리를 누가 욕할 수 있습니까?
 
화물연대본부가 교섭을 요구하면 회사는 불법단체, 법외노조와 대화할 수 없다고 한다. 화물노동자를 위한 법은 없다. 이들이 과격하게 싸울 수밖에 없고 총파업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힘들게 합의해도 어기면 그만이니 다시 파업을 하는 악순환이 계속돼 왔다.
 
이걸 끊고 우리를 방어하려면 노동기본권이 필요해요. 특고라는 딱지와 굴레를 벗고 정상적 노조를 만들어 법의 보호도 받고 회사와 불필요한 충돌 없이 교섭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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