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진흥고속·대경건설 노동자 목숨 건 투쟁 “민주노조 사수!”

금속노조 유성기업 아산·영동지회 “유시영을 구속하라”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 진흥고속지회 “노동조합 인정하라”
건설노조 대경건설지부 “시다오께노조 해체하라”

2013년 10월, 노동자들이 또다시 고공에 오르고 있다. 어용노조를 깨부수고 민주노조를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고공에 매달려 목숨 건 농성을 잇는다.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이정훈 영동지회장과 홍종인 아산지회장,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 서경지부 진흥고속지회 김인철 지회장, 건설노조 대경건설지부 권오준 수석부지부장과 배진호 조직부장, 박경태 금호지구장 등 총 6명의 노동자가 10월 24일 현재 고공에 있다.

▲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이정훈 영동지회장과 홍종인 아산지회장.
유성기업지회 이정훈 영동지회장과 홍종인 아산지회장이 10월 13일 경부고속도로 충북 옥천톨게이트 인근 옥각교 앞 22m 높이 광고탑에 올라 “살인자, 범법자 옹호하는 비리검찰 규탄한다”고 적은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들은 노조파괴로 악명을 떨친 유시영 유성기업 대표이사 처벌, 노조파괴 행동대장 역할을 한 이기봉·최성옥 아산·영동공장장 퇴진을 외치고 있다.

검찰은 2년 넘게 유시영 사장에 대해 수사만 할 뿐 처벌은 하지 않고 있다. 유성기업, 발레오만도, 상신브레이크 등 노조활동에 개입해 불법으로 ‘노조파괴 컨설팅’을 일삼아 온 노무법인 창조컨설팅 심종두 전 대표는 최근 노무사 자격을 박탈당했다. 창조컨설팅에 대한 ‘설립인가’ 취소 사건도 현재 재판 중이다.

유성기업 사측은 두 노동자가 고공농성을 벌이는 와중에 금속노조 조합원을 집단 해고했다. 2011년 노사 갈등으로 인해 촉발된 사태를 빌미삼아 해고된 후 부당해고 판정을 받아 회사에 복직한 노동자들을 또다시 해고하고 출근정지 조치하는 등 재징계했다. 사측은 지난 11일 자택 우편발송을 통해 노동자 11명을 징계해고하고 13명에 대해 1~3개월 출근정지를 통보했다.

해고 통보를 받은 이들은 2011년 유성기업 사태 당시 지회장, 비상대책위원 등을 맡았던 전직 노조 간부들이다. 현재 고공농성 중인 이정훈 영동지회장, 홍종인 아산지회장도 해고 통보를 받았다. 출근정지 징계 대상자 역시 노조 간부들이다.

유성기업의 재징계에 대해 현장 조합원들의 분노가 치솟고 있다. 재징계에 항의하는 조합원과 회사 관리자가 17일 아산공장에서 충돌했고 그 과정에서 아산지회 엄기준 조직부장이 뇌진탕, 요추 염좌, 손가락 염좌 등의 부상을 입었다.

▲ 공공운순노조 민주버스 서경지부 진흥고속지회 김인철 지회장.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 서경지부 진흥고속지회 김인철 지회장은 지난 10월 3일 춘천 시외버스터미널 주차장 입구에 세워진 30m 높이 조명탑 고공농성에 돌입, 10월 24일 현재 22일째 투쟁을 벌이고 있다.

진흥고속지회는 노조 설립 후 민주노총에 가입해 활동해 왔다. 설립초기에 조합원이 20여 명이었으나 회사의 집요한 탄압으로 인해 현재 7명이 남았다. 노조는 노동조합 인정, 노조사무실 제공, 타임오프 인정 등 노조활동에 필요한 기본적인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한국노총 소속 노조가 반대한다는 이유로 민주노조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 건설노조 대경건설지부 권오준 수석부지부장과 배진호 조직부장, 박경태 금호지구장.
건설노조 대경건설지부도 지난 10월 10일부터 대구 달성군 다사읍 서대리에 있는 서재 1차 동화아이위시 건설현장 내 50m 타워크레인 위에 올라 농성을 벌이고 있다. 10일 대경건설지부 배진호 조직부장을 선두로 나흘 뒤인 14일 권오준 수석부지부장과 박경태 금호지구장이 타워크레인에 올라 현재 3명이 고공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대경건설지부는 지난 8월 건설현장 사측과 임단협을 체결한 후 현장에 들어갈 날을 기다렸으나 9월 26일 한국노총 조끼를 입은 건설노동자들만 현장에 투입됐다. 대경건설지부와 맺은 임단협은 무시됐고 건설노동자들을 중간에서 착취하며 배를 채우던 시다오께(건설 수급인)가 한국노총을 만들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지부가 시다오께 노조 해체와 석종건설(하도급사) 퇴출을 요구하고 동화주택(시공사)을 규탄하며 출근투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사측이 갑자기 현장 인원을 확충하고 물량을 투입하며 노조탄압 공세를 높임이자 대경건설지부는 농성에 돌입했다.

석종건설 이사가 한국노총 시다오께노조 부위원장을 맡았고, 동화주택 사장과 석종건설 사장이 친형제 간이라는 사실이 드러나 노동자들은 더 분노하고 있다. 고공농성 돌입 후 사측은 보급조 천막을 침탈하며 분열을 획책했으나 대경건설지부 조합원들은 현장에서 사수조를 돌리고 수 차례 집회를 열며 강고한 투쟁을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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