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규석 금속노조 위원장

▲ 금속노조 전규석 위원장. ⓒ 변백선 기자
“전체 노동운동이 침체됐고 자본의 탄압과 노조파괴공작이 계속되고 있어요. 적어도 지금의 어려운 국면을 딛고 전진하는 금속노조를 만들어야 돼요. 초기 금속노조 정신, 한다면 한다는 정신으로 돌파할 겁니다. 조직을 책임지며, 제대로 실천하고 복무하는 위원장으로 남고 싶어요.”

<노동과세계>가 전규석 금속노조 신임위원장(46세)을 만났다. 그는 금속노조를 단결시키고, 미조직 비정규 사업을 강화하고, 계급적 산별노조운동을 통해 금속노조 발전 전망을 구축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돼 지난 10월 1일 임기를 시작했다.

금속노조 위원장으로 나서는 그의 마음은 무겁다. 선거과정에서 현장 조합원들은 금속노조 본연의 역할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15만 노조가 그동안 해야 할 것을 제대로 못했다는 비판이 빗발쳤어요. 기업지부와 지역지부, 정규직과 비정규직, 원청과 하청의 분할구조를 깨지 못하면 금속노조운동은 더 후퇴할 수밖에 없어요. 8기 지도부는 통합력을 높이는데 주력할 겁니다.”

금속노조 14개 거점에서 27개 장기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이 싸우고 있다. “유성기업의 경우 어용노조를 통해 민주노조를 깨려고 합니다. 정권과 자본의 의도는 금속노조를 무력화하는 것이죠. 금속노조 전체의 문제로 받아 조직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2009년 주간연속2교대 투쟁을 기점으로 시작된 유성기업 사태는 산업현장에서 노사관계가 전쟁터 수준의 파탄지경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자본의 문제를 넘어 보수정권 비호 하에 노조파괴가 이뤄진 거죠. 금속노조 존폐가 걸린 만큼 조직의 사활을 걸고 싸워야 합니다.”

이명박에서 박근혜로 이어지는 보수정권의 연임 속에서 자본은 노조를 하위파트너로 설정해 밀고 들어오고 있다고 전 위원장은 진단한다. “우리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각계격파당하고 있어요. 최근의 노조탄압은 어찌 보면 주변부를 정리하는 거라고 봐요. 핵심은 금속노조 아니겠어요?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하나의 전선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미 복수노조를 통해 자본은 일정정도 노조 자체를 무력화시켰고, 이제 완성차공장이 타깃이 될 거라고 그는 내다본다. “반격은 어려울지라도 민주노총 차원에서 투쟁대오를 묶어 반노동정책에 대한 저지선을 치고 막아야 돼요. 더 이상 각계격파당할 수는 없잖아요. 전체전선으로 모으지 못하면 우리가 무너진다는 절박함이 있어요.”

노동자 개인이나 개별노조 차원에서 자본과 정권에 맞서 싸우는 것은 힘겨운 일이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노조를 만들고 상급조직을 만들었다. “상급 금속노조를 만들고, 가맹단위들을 모아 민주노총을 만들었죠. 제 기능과 역할을 해야 하는데, 현장에서 바라보는 민주노총은 한 발 물러서 있는 것 같고 괴리가 느껴져요.”

공적 기조에서 현장과의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위원장은 지적한다. “회의 결정구조에서 만든 지침은 지침대로, 현장은 현장대로 그렇게 계속 가다보니까 전체 투쟁은 안 되고 내적 조직력은 약화됐죠. 8기 지도부는 지역과 현장의 의견을 최대한 듣고 소통하면서 괴리를 극복하려고 합니다.”

전규석 위원장에게 쌍용차와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투쟁방향을 물었다. “쌍용차 등 27개 장기투쟁사업장 문제는 주체들과 논의하고 의견을 모아 전면화해야 합니다. 최대한 자본의 약한 고리를 타격해 의미 있는 성과를 내와야죠.”

양극화의 주범이 대기업 정규직노조라는 인식이 있고, 마치 정규직은 입장과 이해가 다른 것처럼 말들 하지만 현장은 그렇지 않다고 위원장은 강조한다. “비정규직 투쟁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당연히 같이 해결하고 극복할 문제죠.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사회 양극화를 해결하는 거라고 봐요. 원하청이 공동으로 함께 결정하고 투쟁하는 것 말고는 답이 없어요.”

전규석 위원장은 민주노총 중심의 투쟁전선을 만들어 자본과 정권의 탄압 국면을 극복하는 것을 자신의 첫 과제로 꼽는다. “어려운 때일수록 현장을 모으고 민주노조정신에 입각해 조직을 살려내야 합니다. 투쟁 없이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어요. 민주노총이 그런 원칙을 견지하며 이 난국을 잘 극복해야 돼요. 금속노조도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전선을 만들고 강화하는데 최선을 다해 복무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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