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노조 대구지부ㆍ민주노총 대구본부 최종범열사 추모문화제 열어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하늘도 고인의 죽음을 슬퍼하는 듯 했다.

11월14일 저녁, 모두가 집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할 때, 내리는 비를 맞으며 사람들이 하나 둘 모였다. 삼성자본이 죽인 동료를 추모하고, 그 동료를 대신해 삼성자본의 사과를 받아내려는 이들이었다.

   

▲ 11월14일 대구 228공원에서 노조 대구지부와 민주노총 대구본부,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이 모여 최종범열사 추모와 삼성자본 규탄 문화제를 열고 있다. 대구=임선영

지난 9월30일, 삼성전자서비스노동자 임현우 동지를 잃었다. 과로로 인한 산재사망이 분명함에도 삼성자본은 ‘그의 죽음은 개인의 죽음일 뿐 삼성과는 무관하다’며 고인의 죽음을 모독했다. 그의 죽음이 있은 지 꼭 한 달만인 10월31일, 우리는 또 한명의 동지를 잃었다. 표적감사와 생계압박, 노조탄압에 의한 삼성자본이 저지른 살인으로 최종범 동지를 잃은 것이다. 명백한 타살로 삼성자본에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역시 그의 죽음도 모른 체하고 있다.

11월14일 19시 대구 228공원에서 노조 대구지부와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살인자본 삼성규탄 열사정신 계승 최종범 열사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동지들을 비롯 노조 대구지부 조합원들과 지역노동자 1백50여 명이 자리했다. 고인을 추모하고, 고인의 뜻에 따라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삼성자본을 상대로 한 더욱 힘찬 투쟁을 결의했다.

   

▲ 11월14일 최종범열사 추모와 삼성자본 규탄 문화제를 마친 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이 분향소에 헌화하고 있다. 대구=임선영

조정훈 노조 대구지부 수석부지부장은 “그 누구도 비난치 않고, 다만 자신의 죽음이 도움 되길 바란다는 마지막 말을 남긴 고인의 말에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며 “배고프지 않고 인간답게 살아보겠다는 그의 바람이 죽어야할 만큼 큰 죄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프고 힘들고 괴로울 때 동료조합원과 노조를 믿고 함께 했으면 좋겠다”며 “금속노조 대구지부도 삼성전자서비스노동자들의 투쟁에 늘 함께하겠다”고 결의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자리를 지킨 노동자들은 분향소에 헌화하며 추모제를 마무리했다.

임선영 / 금속노조 대구지부 선전부장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