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노동자 시간제일자리 거부선언, 대기업 시간제 확대 규탄

▲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시간선택제 일자리채용 박람회'가 열린 가운데 민주노총이 여성노동자의 시간제 일자리 거부 선언 및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는 대기업 시간제 확대 규탄 가지회견을 갖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박근혜정부가 5년 간 시간제일자리 93만개를 만들겠다며 10개 대기업을 앞장세워 시간제일자리 박람회를 연 것에 대해 민주노총이 강력 규탄하고 나섰다.

최근 국정감사를 통해 정부가 지원하는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 시간 당 임금은 평균 6,840원으로 전해졌다. 이는 정규직 노동자 평균 시급의 44.7%, 비정규직 평균 시급의 73% 수준이다.

시간제 일자리 노동조건 역시 최악이다. 돌봄강사의 경우 26.3%가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못하는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계약자다. 이들은 실제 노동시간보다 축소된 근로계약을 강요당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시간제일자리 박람회 개막을 앞두고 26일 오전 9시30분 코엑스C홀 앞에서 여성노동자의 ‘시간제 일자리 거부 선언’ 및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는 대기업 시간제 확대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회견에는 공공부문, 민간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참석해 각 산업별 시간제 일자리 확산에 반대입장을 밝히고, 박근혜 정부와 대기업에 대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라고 촉구했다.

▲ 민주노총 김경자 부위원장이 26일 오전 시간선택제 일자리채용 박람회가 열리는 코엑스C홀 앞에서 열린 '여성노동자의 시간제 일자리 거부 선언 및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는 대기업 시간제 확대 규탄 가지회견'에서 회견취지 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공무원노조 윤선문 정책실장이 26일 오전 시간선택제 일자리채용 박람회가 열리는 코엑스C홀 앞에서 열린 '여성노동자의 시간제 일자리 거부 선언 및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는 대기업 시간제 확대 규탄 가지회견'에서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김경자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회견 취지 발언을 통해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등이 이 회견을 준비한 것은 여성들은 기저귀값 분유값을 벌거나 용돈벌이를 위한 일자리가 아니라 당당한 노동을 통한 정당한 임금과 제대로 된 근로조건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전하고 “초일류기업이라는 삼성전자 하청노동자인 최종범 열사가 배가 고파 자결한 상황에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는커녕 시간제 나쁜 일자리를 만들려는 것에 대해 여성노동자들은 분노한다”고 규탄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는 2015년까지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공약을 해놓고 거꾸로 시간제 교사와 시간제 공무원을 양산하려 한다”면서 “우리는 잘못된 시간제 일자리 양산을 중단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것을 박근혜 정부에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윤선문 공무원노조 정책실장은 “박근혜정부가 2017년까지 시간제공무원 4천명을 뽑아 공무원사회에 비정규직보다도 못한 시간제 일자리를 늘리려 한다”고 전하고 “이는 민간부문의 시간제를 늘리기 위한 것”이라면서 “우리는 비정규직보다도 못한 알바 시간제 공무원 도입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박태환 발전노조 조직실장은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을 이명박정부 때 인턴으로 사용하더니 박근혜정부는 시간제근로자란 용어로 더 확산시키려 한다”고 말하고 “연금도 경력도 인정받지 못하는 알바박람회를 중단하고 시간제 일자리를 없애라”고 요구했다.

학교 비정규직 초등 돌봄교사 조합원은 “전국의 8천명 돌봄교사들은 1주일에 15시간 미만 계약을 해서 노동법 적용도 못받는다”고 말하고 “그것도 월화수 돌봄교사, 목금 돌봄교사가 따로 있으며 저는 시급 5,850원을 받는다”면서 “그렇지 않아도 학교에서 유령같이 살아온 우리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박근혜정부의 공공부문 시간제 일자리 정책을 반대한다”고 전했다.

▲ 전교조 김정훈 위원장이 26일 오전 시간선택제 일자리채용 박람회가 열리는 코엑스C홀 앞에서 열린 '여성노동자의 시간제 일자리 거부 선언 및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는 대기업 시간제 확대 규탄 가지회견'에서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시간선택제 일자리채용 박람회'가 열린 가운데 민주노총이 여성노동자의 시간제 일자리 거부 선언 및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는 대기업 시간제 확대 규탄 가지회견을 갖고 기자회견문을 통해 저임금알바 일자리 전시장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박람회' 중단을 촉구했다. ⓒ 변백선 기자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은 “일자리는 삶을 온전히 책임지는 것이어야 하는데 정부의 일자리정책은 노동자에게서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상황에서 우리 아이들이 뭘 보고 배우겠느냐?”고 묻고 “지금도 학교에 비정규직이 넘쳐나고 여성노동자들이 차별을 받는다”면서 “우리 사회 비정규직 불안정노동을 전면 확산하는 시간제일자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경북대병원 이정현 조합원은 “정부가 국립대병원에 대해서도 시간제일자리를 5% 채용하라고 지침을 내렸다”면서 “병원이 수억원의 수가를 챙겨가고 환자들에게 그 피해가 고스란히 전가될 시간제 간호사 채용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한미정 보건의료노조 조합원은 “보건의료계는 여성노동자가 70% 이상을 차지하며 장시간 야간 교대근무와 일가정 양립이 어려운 조건에서 병원당 이직률이 20% 이상에 이른다”고 말하고 “노동시장에 진입 못하는 보건의료인력 60%를 일자리로 이끌기 위한 방안이란게 2017년까지 시간제를 13%로 늘리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경옥 서비스연맹 사무처장은 “민간부문 특히 서비스업종 비정규직 노동자에게는 저임금 단시간 노동이 일상화돼 있다”고 말하고 “백화점은 외주화로, 할인점은 아웃소싱으로 가짜 정규직이 범람하는데, 전일제 8시간 비정규직노동자에게 시간제를 비자발적으로 선택케 한다면 투잡이 아닌 쓰리잡을 해야 겨우 먹고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미화 홈플러스노조 조합원은 “홈플러스가 7.5시간에서 10분을 깎아 7.4시간을 계약하고, 4.5시간을 4.4, 4.2시간으로 10분 단위로 쪼개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를 착취한다”고 말하고 “우리는 8시간 근무투쟁에 나서 임단협 교섭을 진행 중”이라면서 “10분단위 계약을 없애야 하는데 시간제 일자리가 웬말이냐?”고 규탄했다.

▲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시간선택제 일자리채용 박람회'가 열린 가운데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는 대기업 시간제 확대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봉혜영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분회 조합원은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은 복지부산하 공공기관이며 복지시스템 개발과 유지, 보수, 상담을 하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이라고 전하고 “비정규직을 줄이고 3개월 계약직을 채용하기 위해 지난해 말 42명을 해고했다”면서 “박근혜정부가 고용률 70%를 달성하기 위해 시간제일자리를 확산시키는 것을 반대한다”고 역설했다.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 한미정 보건의료노조 조합원, 최보희 공공운수노조연맹 부위원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저임금알바 일자리 전시장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박람회’ 중단을 촉구하고, 양질의 일자리창출을 외면한 채 시간제 일자리 확대에 앞장서는 대기업을 강력히 규탄했다.

또 10대 그룹 사내유보금이 477억원인 상황에서 돈이 넘치는 대기업(삼성, 롯데)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나설 것과, 용돈벌이 시간제 일자리를 여성노동자에게 강요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여성과 청년노동자는 시간제 일자리 창출의 희생양을 거부한다며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회견 참가자들은 50만원, 60만원이라고 적힌 시간제 임금봉투를 삼성, GS, LG, 한화, 신한금융그룹, CJ, 신세계, SK, 대한항공, 롯데 등 로고에 붙이는 퍼포먼스를 펼치며 대기업 시간제 일자리 박람회는 양질의 일자리를 실종시키고 고용의 질을 악화시키는 박람회임을 분명히 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회견에서 정부의 시간제 활성화 추진계획의 문제점, 시간제 노동자 임금·노동조건 차별 실태 등을 담은 자료를 배포했다.

▲ 26일 오전 시간선택제 일자리채용 박람회가 열리는 코엑스C홀 앞에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시간선택제 일자리채용 박람회'가 열린 가운데 구직자들이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시간선택제 일자리채용 박람회'가 열린 가운데 구직자들이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 변백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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