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사퇴하라”
 
“정의로써 소송을 제기하는 이가 없고 진실로써 재판하는 이가 없다. 헛된 것을 믿고 거짓을 이야기하며 재앙을 잉태하여 악을 낳는 자들뿐이다.” (이사 59,4)
 
11월 22일 전북 군산시 수송동 성당에서 ‘불법 부정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 촉구 시국미사’가 열렸다.
 
사제단은 미사 중 발표한 시국선언문에서 “대통령은 국가기관의 불법 대선 개입의 총 책임을 지고 사퇴를 표명하라”고 촉구했다. 그동안 “회개하라” “반성하라” “처벌하라”라는 말은 많았지만, ‘사퇴’라는 단어가 공식석상에 올라온 것은 처음이다.
 
사제단은 “국정원 직원들이 인터넷 사이트에 조직적으로 지금의 대통령에게 유리한 댓글을 올렸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면서 “지난 대선은 국방부와 보훈처 등 국가기관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불법 부정선거임이 명확해졌다”고 선언했다.
 
이어 “이 사태의 직접적이고 총체적인 책임을 지고 있는 대통령은 자신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으로 청와대 뒤에 앉아서 국민과 대화하거나 이해를 구하는 노력은 하지도 않았다”고 질책하며, “진실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고집불통의 독재 모습을 보이는 대통령은 이미 대한민국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이 아님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사제단은 “이미 환하게 켜진 진실을 그릇이나 침상 머리맡에 둘 수는 없다. 숨겨진 것은 드러나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져 훤히 나타났다”(루가복음 8장 14~15절)라는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모든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으므로 사퇴를 표명하라”고 촉구했다. 선거 과정에서 벌어진 불법행위도 엄청난 범죄지만, 박근혜 정권에서 벌어진 은폐조작, 수사 방해가 더 큰 범죄라는 게 사제들의 생각이다.
 
한편, 이날 미사에서 강론을 맡은 원로사목자 박창신 신부는 “국민에 대한 봉사를 잊은 권력은 정당성을 잃은 권력”이라고 지적하고, “부당한 권력과 잘못된 재물로 인한 세상의 죄는 많은 사람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인권을 침해하며, 억압과 착취가 난무한 어지러운 세상을 만들고 있다. 그런데 예수님을 믿는 신앙인들은 세상의 죄에 관심이 없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박 신부는 “오늘 미사는 간절해야 하고,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기도가 되어야 한다”고 국정원 대선 개입 문제에 교회와 신자들의 더 큰 관심을 당부했다.
 
사제들은 박 대통령이 사퇴할 때까지 시국기도회와 시국선언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 대통령이 침묵을 지키는 사이, 파문은 커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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