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환위원장 “열차를 멈춰서라도 철도민영화 막겠다”

▲ 9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전국철도노동조합 김명환 위원장과 최은철 대변인이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12월10일 이사회를 중단하고, 논의하자"며 파업돌입에 따른 철도노조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철도노동자들이 수서발 KTX 별도법인 설립을 통한 철도민영화에 반대하며 12월 9일 09시부로 총파업에 돌입했다.

철도공사는 노조의 강력한 반대의사와 대다수 국민의 염원을 무시한 채 12월 10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수서발 KTX 주식회사’ 설립을 결정하려 하고 있다.  

※ 철도노조 중앙쟁의대책위원장 파업명령
1. 전국철도노동조합 전 조합원은 2013년 12월 9일 09시를 기하여 파업에 돌입하라.
2.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동관계법령에 근거하여 필수유지업무 지명자는 해당 근무에 임하라.
3. 필수유지업무 근무자 외 전 조합원은 12월 9일 각 지방본부 쟁대위가 주관하는 지역별 총파업 출정식과 촛불집회에 참석하라.


철도노조는 9일 오전 8시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총파업 돌입을 선포하고 수서발 KTX 주식회사 설립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총파업 돌입에 즈음해 국민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열차를 멈춰서라도 철도민영화를 막겠다”면서 “국민여러분이 철도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위원장은 “열차가 멈춰 불편하시겠지만, 국민의 철도를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임을 양해해주고,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철도민영화를 기어이 막아내고자 하는 철도노동자의 입장과 뜨거운 열정을 지지해 달라”고 밝혔다.

“정부는 철도노동자의 정부는 철도노동자의 정당한 총파업 투쟁을 또다시 불법운운하며 탄압에 나설 것이며, 심지어 체제전복 종북세력이라고 매도할 수도 있다”고 말한 김 위원장은 “철도민영화를 저지하고 국민의 철도를 지켜내기 위한 철도노동자의 투쟁은 그 어떤 탄압에도 굴하지 않을 것이며, 국민과 함께하는 총파업 투쟁을 기어이 승리로 이끌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철도노조와 철도공사는 8일 16시 철도공사 서울본부 회의실에서 본교섭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12월 9일 09시 철도노조 파업이 예고돈 상황에서 많은 언론사들이 취재를 위해 참석했다.

노조 교섭위원들이 16시 입장했고, 그간의 교섭에서 계속 공개돼 온 노측과 사측 대표교섭 위원의 시작 발언에 대해 철도공사가 취재 불가 입장을 밝히고 교섭장에 참석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다.

노조는 국민의 알권리와 공개의 원칙에 따라 철도공사 교섭위원들이 교섭에 참석할 것을 촉구하며 17시까지 교섭장에서 기다렸다. 철도공사는 16시 30분 경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본교섭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과 함께 공사 측 입장만 발표했다.

노조는 17시 “철도공사가 파업까지 예고된 상황에서 마지막 교섭까지 해태하는 것은 수서발 KTX 이사회를 개최해 일방적으로 철도 민영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밝히고 교섭장에서 철수했다.

노조는 마지막까지 교섭의 끈을 놓지 않겠다면서, ‘10일 예정된 임시이사회 개최 중단’ 요구를 철도공사가 받아들일 경우 본교섭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20시 30분까지 기다렸다. 20시 20분경 철도공사 최연혜 사장이 철도공사의 입장 변화가 없음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철도노조 김명환 위원장은 8일 19시 30분 500여명의 청량리 지구 조합원들이 모인(청량리역) ‘총파업 승리를 위한 야간 비상총회’에서 철도 민영화 시발점이 될 ‘수서발 KTX 분리를 위한 이사회 중단’, ‘사회적 논의 기구 구성’ 등 요구 관철을 위해 9일 09시 파업에 돌입할 것을 선언하고 ‘투쟁 명령’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철도노조는 9일 09시부터 국민 불편의 최소화를 위해 필수유지업무자를 제외한 전 조합원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마지막까지 정부와 철도공사의 입장 변화를 기다리고 있다.

▲ 철도노조 최은철 대변인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파업돌입에 따른 철도노조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기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철도노조는 9일 오전 8시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철도노조 총파업 돌입 관련 입장을 밝힌데 이어, 오전 9시 전국 131개 지부별로 총파업 출정식을 진행한다. 또 서울·부산·대전·영주·호남지방본부 등 전국 5개 지방본부별로 서울역과 부산역, 대전역, 영주역, 전주역에서 오후 2시를 기해 전국 5개 지방본부별 총파업 출정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민주노총은 철도노조 파업 돌입 전날 민주당 지도부를 만나 철도민영화와 철도노조 파업, 공공부문 민영화 정책 추진 등에 대해 논의했다. 야당은 KTX 민영화 반대를 민주당 당론으로 확인하고, 12월 9일 상임위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키로 약속했다.

민주노총에서는 신승철 위원장, 이상무 공공운수위원장, 김명환 철도노조위원장 김정한 공공운수부위원장, 이창근 총연맹 공공사업팀장이, 민주당에서는 김한길 당대표, 설훈 의원, 이미경 의원, 우원식 최고위원, 이용득 최고위원, 박용진 대변인, 김현미 의원, 박수현 의원, 김영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철도공사는 임시이사회를 10일 오전 10시 서울사옥 8층에서 열 것으로 알려졌으나 장소를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철도노조는 공사 측과 물리적 충돌을 일으킬 의사는 전혀 없지만 철도의 운명을 가르는 이사회를 직원을 배제한채 불법적으로 개최해선 안 된다면서 파업 조합원들, 그리고 철도노조와 뜻을 같이 하는 정당,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과 함께 이사회장에 가서 중단을 요구하고 규탄할 계획이다.

전국철도노동조합 총파업 선언문

오늘 우리는 철도를 멈춘다. 서민의 발이며 국가의 동맥인 철도를! 철도노동자가 평생을 굴려온 철도를 잠시 멈추려 한다. 탈선을 눈앞에 두고 질주하는 열차를 잠시 멈추고 선로를 바로 잡으려 한다. 다시 달리기 위해 멈춘다.

2013년 12월 9일 09시, 철도노동자는 총파업에 돌입한다!
제동장치가 풀려 민영화를 향해 폭주하는 철도를, 철도노동자가 온 몸으로 막아야 한다. 우리가 제동장치가 되어야 한다.

요금이 올라 서민의 발이 부자들의 발이 되는 철도! 노인․장애인․청소년 할인을 폐지하여 사회적 약자들을 외면하는 철도! 적자라고 고향역을 없애고 시골노선을 걷어내는 철도! 투자는 외면하고 이윤만 뽑아가며 승객의 목숨을 담보로 위험천만하게 운행하는 철도! 우리가 이런 철도를 위해 청춘과 땀과 열정을 바쳤던가?

권력에 빌붙어 거짓을 참으로 포장하는 연구용역기관,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안하무인과 일방통행으로 일관하는 국토교통부, 원칙과 신뢰를 내세우지만 대선공약을 지키기는커녕 외국에 철도개방을 약속한 대통령 그리고 철도공사 관료들의 무능과 비겁함이 우리의 정든 일터를 위기의 나락으로 몰아가고 있다. 철도를 그들에게 맡길 것인가? 아니다. 철도의 주인은 철도노동자다.

이제 우리의 꿈을 위해 철도노동자는 열차를 세운다.
남북을 연결하고 아시아와 유럽을 내달리는 통일철도의 꿈, 대륙철도의 꿈! 서민의 발이 되어 온 국민에게 사랑받는 국민철도의 꿈!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하고 값싸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철도의 꿈! 그 누구도 우리의 꿈을 빼앗아 갈 수 없다.

오늘 우리는 민영화를 저지하기 위한 정의의 투쟁에 나선다.
정의를 이기는 불의는 없고 국민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 철도노동자가 기관차가 되어 국민과 한 몸으로 끌고 가는 우리의 투쟁은 그 누구도 막지 못한다. 정의의 투쟁, 국민의 뜻을 받드는 투쟁이기에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며 역사와 국민의 기억 속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다.

2013년 12월 9일
전국철도노동조합 중앙쟁의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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