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명령이다!”...서울·부산·전주·대전·영주 등서 총파업출정식

▲ 전국철도노동조합이 9일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서울역 광장에서 서울지역 철도노동자 총파업 출정식이 열리고 있다. 같은 시간 대전, 부산, 전주, 영주, 진천, 동해 등 전국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갖고 철도민영화 저지를 외쳤다. ⓒ 변백선 기자
▲ 전국철도노동조합이 9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서울지역 철도노동자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민중의례를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철도노동자들이 박근혜정부와 철도공사의 수서발 KTX 분할민영화 중단을 촉구하며 총파업에 나섰다. 파업 첫날 한국철도공사는 노조 집행부 194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고발하고, 2,167명을 직위해제했다.

철도노조에 의하면 필수유지업무 인원을 제외한 13,275명 중 10,150명이 9일 총파업에 참가했다. 노조가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수유지업무를 수행하며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파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철도공사는 철도노조의 파업 첫날부터 고소고발과 직위해제 등 불법공세와 탄압을 일삼고 있다.

철도노동자들이 총파업 첫날인 9일 오후 2시 서울역광장을 비롯해 대전, 부산, 전주, 영주, 진천, 동해 등 전국 철도거점에서 일제히 총파업 출정식을 갖고 철도민영화 저지를 위한 파업결의를 다졌다.

서울지방본부 조합원 5,000여 명은 9일 오후 2시 서울역광장에 집결해 ‘서울지역 철도노동자 총파업 출정식’을 개최했다.

엄길용 전국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장은 대회사를 통해 “우리 파업투쟁이 시작부터 50%는 승리하고 있음을 동지들의 얼굴표정에서 읽는다”고 말하고 “4년 만에 다시 국민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파업에 나선 철도노동자들이 자랑스럽다”고 격려했다.

이어 “공사와 정부가 수서발 KTX 별도법인을 만들면 2016년부터 흑자가 발생하고, 철도에 수익이 오른다고 주장하며 국민을 바보 취급한다”면서 “대통령이라면 약속을 지키고 국민의 재산을 지켜야 한다”고 말하고 “아무리 어려워도 단결하고 투쟁했던 아름다운 역사와 전토을 가진 철도노동자들이 이 투쟁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 전국철도노동조합이 9일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철도노조 김명환 중앙쟁의위원장이 서울지역 철도노동자 총파업 출정식에서 대회사를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경고하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1년 전에 한 약속을 지키고, 국토부장관은 철도를 쪼개려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 변백선 기자
▲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서울지역 철도노동자 총파업 출정식에서 철도노동자들이 철도민영화를 저지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김명환 전국철도노조 중앙쟁의대책위원장은 “114년 철도를 지켜온 철도노동자들이 철도주권과 국민의 철도를 지키기 위해 지금 이 시간 서울과 부산, 전주, 대전, 영주, 진천, 동해에서 비를 맞으며 파업을 사수하고 있다”고 말하고 “저들이 지역, 운전, 차량, 역, 시설, 정비를 나눠 토막내려 한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저들은 파업을 해서라도 철도를 지키려는 철도현장의 주인들에게 겁박을 일삼는다”면서 “마지막으로 경고하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1년 전에 한 약속을 지키고, 국토부장관은 철도를 쪼개려 하지 말라”고 못박고 “공사 경영진들은 민영화가 아니라는 거짓말을 중단하고 철도 분할을 획책하는 이사회를 당장 중단하라”고 역설했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격려사를 통해 “동지들이 정말 자랑스럽고, 내일 이사회를 앞두고 파업에 돌입하며 50% 이상 승리했음을 확신한다”고 말하고 “동지들과 박근혜 대통령이 다른 것은, 대통령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지만 동지들은 파업을 결의했고 동료들과 파업지도부와 한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철도민영화를 반대하는 922개 단체와 16개 산별연맹과 16개 지역본부와 함께 오는 11일 연대경고파업에 나선다”고 말한 위원장은 “수많은 노동자들이 죽고 투쟁하다 탄압받고 있지만 여러분의 강고한 투쟁을 민주노총은 외면치 않을 것”이라면서 “따뜻한 믿음을 바탕으로 국민과 함께 하는 여러분의 투쟁을 반드시 승리하시라”고 격려했다.

민주당 설훈 의원, 김영미 정의당 부대표, 통합진보당 정희성 최고위원 등 정당 지지 발언에 이어 서울수도권대책위 성원들도 각 지역대책위를 중심으로 철도노조 파업을 지원하고 연대하고 있다고 말하고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 전국철도노동조합이 9일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민주노총 신승철 위원장이 서울지역 철도노동자 총파업 출정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신 위원장은 "여러분의 강고한 투쟁을 민주노총은 외면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변백선 기자
▲ 서울역 광장에서 서울지역 철도노동자 총파업 출정식이 열린 가운데 4000여 명의 철도노동자들이 철도민영화를 저지하며 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이어 철도노조 쟁의대책위원들이 무대에 올랐다. 엄길용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장은 ‘서울지방본부쟁대위원장 투쟁명령 1호’를 발표했다. 엄 본부장은 서울지방본부 전 조합원에게 10일 서울사옥에서 개최되는 이사회 저지를 위해 09시30분까지 서울역 서부광장으로 총집결하고, 필수유지업무 조합원은 총파업 사수를 위해 안전운행 투쟁을 더 가열하게 진행하라고 밝혔다.

이어 서울지방본부 전 조합원은 11일, 14일 철도민영화 저지 범국민대회에 참가하고, 사측과 정부의 탄압에 흔들림없이 중앙쟁대위원장 총파업 명령을 기필코 사수하라고 전했다.

쟁대위원들은 ‘총파업 선언문’ 낭독을 통해 “2013년 12월 9일 09시, 철도노동자는 총파업에 돌입했다”고 말하고 “제동장치가 풀려 민영화를 향해 폭주하는 철도를, 철도노동자가 온몸으로 막아야 하며, 우리가 제동장치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오늘 우리는 민영화를 저지하기 위한 정의의 투쟁에 나선다”고 전하고 “정의를 이기는 불의는 없고 국민을 이기는 정부는 없으며, 철도노동자가 기관차가 돼 국민의 한 몸으로 끌고 가는 우리의 투쟁은 그 누구도 막지 못한다”면서 “정의의 투쟁, 국민의 뜻을 받드는 투쟁이기에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며 역사의 국민의 기억 속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철도노조가 파업에 나서자 한국철도공사는 노조 집행부 194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고발했다. 뿐만 아니라 9일 오후 2시30분까지 2,167명을 직위해제했다.

공사는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에게 1차 업무 복귀명령을 내려 불응한 이들에게 직위해제 조치를 하고 있다. 이에 노조는 10일 낮 교대근무 시간이 되면 규모가 전체 파업 조합원이 직위해제 대상자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철도노조 쟁의대책위원들이 무대에 오른 가운데 철도노조 엄길용 서울지방본부장이 '서울지방본부쟁대위원장 투쟁명령 1호'를 발표 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변백선 기자
▲ 전국철도노동조합이 9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서울지역 철도노동자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있는 가운데 철도노조 깃발들이 휘날리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전국철도노동조합 서울지방본부쟁대위원장 투쟁명령 1호
철도민영화 저지/파업투쟁 승리/민주노조 사수

■ 총파업을 사수하라 ■

1. 서울지방본부 전 조합원은 10일 서울사옥에서 개최되는 이사회 저지를 위해 09시 30분 서울역 서부광장으로 총집결하라.

2. 필수유지업무 조합원은 총파업 사수를 위해 안전운행투쟁을 더욱더 가열하게 진행하라.

3. 서울지방본부 전 조합원은 11일, 14일 철도민영화 저지 범국민대회에 참가하라.

4. 서울지방본부 전 조합원은 사측과 정부의 탄압에 흔들림없이 중앙쟁대위원장의 총파업 명령을 기필코 사수하라!

전국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 쟁의대책위원장 엄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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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 선언문

오늘 우리는 철도를 멈춘다. 서민의 발이며 국가의 동맥인 철도를! 철도노동자가 평생을 굴려온 철도를 잠시 멈추려 한다. 탈선을 눈앞에 두고 질주하는 열차를 잠시 멈추고 선로를 바로 잡으려 한다. 다시 달리기 위해 멈춘다.

2013년 12월 9일 09시, 철도노동자는 총파업에 돌입했다!
제동장치가 풀려 민영화를 향해 폭주하는 철도를, 철도노동자가 온몸으로 막아야 한다. 우리가 제동장치가 되어야 한다.

요금이 올라 서민의 발이 부자들이 발이 되는 철도! 노인·장애인·청소년 할인을 폐지하여 사회적 약자들을 외면하는 철도! 적자라고 고향역을 없애고 시골노선을 걷어내는 철도! 투자는 외면하고 이윤만 뽑아가며 승객의 목숨을 담보로 위험천만하게 운행하는 철도! 우리가 이런 철도를 위해 청춘과 땀과 열정을 바쳤던가?

권력에 빌붙어 거짓을 참으로 포장하는 연구용역기관,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안하무인의 일방통행으로 일관하는 국토교통부, 원칙과 신뢰를 내세우지만 대선공약을 지키기는커녕 외국에 철도개방을 약속한 대통령 그리고 철도공사 관료들의 무능과 비겁함이 우리의 정든 일터를 위기의 나락으로 몰아가고 있다. 철도를 그들에게 맡길 것인가? 아니다. 철도의 주인은 철도노동자다.

이제 우리의 꿈을 위해 철도노동자는 열차를 세운다.
남북을 연결하고 아시아와 유럽을 내달리는 통일철도의 꿈, 대륙철도의 꿈! 서민의 발이 되어 온 국민에게 사랑받는 국민철도의 꿈!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하고 값싸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철도의 꿈! 그 누구도 우리의 꿈을 빼앗아 갈 수 없다.

오늘 우리는 민영화를 저지하기 위한 정의의 투쟁에 나선다.
정의를 이기는 불의는 없고 국민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 철도노동자가 기관차가 되어 국민의 한 몸으로 끌고 가는 우리의 투쟁은 그 누구도 막지 못한다. 정의의 투쟁, 국민의 뜻을 받드는 투쟁이기에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며 역사의 국민의 기억 속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다.

2013년 12월 9일
전국철도노동조합 중앙쟁의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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