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시민사회 “원천무효...이사회결정 철회하라”, 철도노조 총파업 계속

▲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코레일 서울사옥 앞에서 총파업 승리 삭발식을 마친 철도노조 김명환 위원장은 머리띠를 묶고 '12월 10일 철도공사 임시이사회 강행에 따른 철도노동자 투쟁선언'을 낭독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철도공사가 이사회를 강행해 수서발 KTX 주식회사 설립을 결정했다. 공사는 애초 10일 오전 10시 코레일 서울사옥에서 이사회를 연다고 발표해놓고 당일 오전 이른 시각에 이사진이 모두 입장한 상태에서 경찰병력을 배치하고 문을 걸어잠근 채 밀실 날치기를 감행했다.

철도노조는 졸속적 밀실 날치기 이사회 결정이 무효임을 선언하고, 철도민영화 저지 총파업 투쟁을 더 가열하게 벌이겠다고 밝혔다. ‘수서발KTX 분할반대, 철도민영화 반대, 철도산업전면개방반대 각계 원탁회의’를 비롯한 노동·시민사회도 철도공사 이사회 출자결의가 무효임을 천명했다.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 파업 조합원들과 비번조는 철도공사 이사회가 예고된 10일 오전 코레일 서울사옥 앞에 집결했다. 그러나 애초 오전 10시에 이사회를 연다고 했던 공사 측은 오전 7시40분 경 이사들을 모두 들여보내 9시 경부터 이사회를 강행했다.

노조는 이날 오전 8시35분 “당초 10시 철도공사 서울사옥에서 개최될 것이라던 수서발 KTX 주식회사 분리를 결정하는 철도공사 임시이사회가 9시로 조정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는 소식을 기자들에게 긴급 타전했다.

철도민영화의 서곡을 알리는 철도공사 이사회의 수서발 KTX 주식회사 설립 결정을 규탄하는 철도노동자들 목소리가 서울서부역광장에서 터져나왔다.

“철도민영화 중단하고 이사회를 중단하라!”
“요금폭등 안전위협 철도민영화 저지하자!”
“철도민영화 반대한다 이사회를 공개하라!”

“비공개 밀실야합 이사회를 중단하라!”
“밀실야합 날치기 이사회를 중단하라! ”
“철도파업 정당하다 국민철도 사수하자!”

▲ 철도공사 이사회가 예고된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코레일 서울사옥 앞에서 철도노조 조합원들이 철도민영화 반대를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민주노총 김경자 부위원장을 비롯한 철도노동자들이 코레일 서울사옥 앞에서 철도민영화 반대를 촉구하며 피켓을 들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철도노동자들과 함께 야당 대표와 국회의원들, 범대위, 원탁회의, 시민사회 대표들이 코레일 서울사옥 앞으로 달려가 이사회를 저지하려 했으나 경찰이 이를 가로막았다. 용산경찰서 등은 전경버스 수십 대와 경찰 병력 수백 명을 동원해 철도민영화 날치기를 저지하려는 노동자와 시민들을 봉쇄했다.

오전 10시 10분 경 집회 사회자가 YTN 속보를 통해 전해진 철도공사 이사회 강행통과 소식을 알렸다. “을사오적 보다도 못한 저들이 철도를 재벌에 팔아먹기 위해 이사회에서 수서발 KTX 주식회사 설립을 강행통과시켰습니다.”

서울사옥 앞에서 박근혜정부와 철도공사를 규탄하던 철도노동자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철도민영화 강행처리 최연혜는 사퇴하라!”

김명환 철도노조 중앙쟁의대책위원장이 철도총파업 승리를 위한 삭발식을 진행했다. 머리를 깎고 머리띠를 묶은 김명환 위원장이 ‘12월 10일 철도공사 임시이사회 강행에 따른 철도노동자 투쟁선언’을 낭독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파업을 철도노조가 감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정부와 철도공사의 헛된 기대는 한 방에 날아갔고, 이미 철도노동자는 승리의 절반을 움켜쥐었다”고 말하고 “오늘 철도공사 이사회는 사기와 기만에 가득 찬 철도분할 민영화의 신호탄이며, 철도노동자는 이사회를 저지하기 위한 총파업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철도노동자에게 이사회 개최를 저지하는 총파업투쟁은 결코 끝일 수 없으며, 철도노동자의 총파업 투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면서 “졸속적인 밀실 날치기 이사회 결정은 무효이며, 이사들은 업무상의 배임죄를 저지른 범법자들”이라고 선언하고 “이사회 결정을 철회하고 주식회사 설립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철도를 쪼개기 위해 혈안이 된 국토교통부 장관은 면허발급 계획을 철회하고, 철도 파국을 유도한 서승환 장관은 사퇴해야 한다”고 말한 위원장은 “이제 국회가 나서서 국토교통위 산하에 철도발전 소위를 구성하고, 사회적 논의기구를 통해 시민사회와 철도전문가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 철도공사 이사회가 예고된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코레일 서울사옥 앞에 20여개의 경찰 중대가 둘러 싸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철도공사 관계자가 코레일 서울사옥에서 집회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 변백선 기자
김명환 위원장은 “오늘 수도권 철도노동자는 19시 서울역광장에서 922개 단체 원탁회의가 주관하는 철도민영화 저지 범국민 촛불로 달려가고, 지역은 지역촛불에 참가하라”고 말하고 “11일은 민주노총 경고연대파업 결의대회에 참가하고 민주노총이 주관하는 철도민영화 저지 범국민촛불대회로 집결하며, 14일 전국 철도노동자가 상경투쟁을 전개해 철도민영화 저지투쟁을 범국민적 항쟁으로 상승시키자”면서 “국민대다수가 반대하는 철도민영화, 국민의 압도적 지지 속에서 국민과 함께 하는 철도노동자의 철도민영화 저지 총파업 투쟁은 기어이 승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철도노조 위원장과 민주노총 김경자 부위원장, 시민사회와 야당 등 대표단을 앞세운 철도노동자들이 서부역광장을 나서 서울역 대합실을 지나 서울역광장까지 행진을 벌였다.

“민영화를 반대한다!”
“철도민영화 중단하라!”
“국민의 명령이다 철도민영화 저지하자!”
“강철같은 총파업투쟁으로 철도민영화 저지하자!”
“국민의 명령이다 철도파업 승리하자!”

수서발 KTX 분할반대, 철도민영화 반대, 철도 외자개방 반대 각계 원탁회의가 오전 11시 서울역광장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철도공사 이사회 출자결의 무효를 선언했다.

원탁회의는 “수서발 KTX 분할결정은 전면 무효”라면서 이사회 결정을 철회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또 2017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되는 철도 분할 민영화를 중단하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오늘 성명을 발표해 “불법·불통·독단으로 밀어붙인 수서발 KTX 주식회사 설립 의결은 원천 무효”라고 못박고 “철도민영화 저지투쟁은 철도공사와 철도노조만의 대결이 아니라 전체 노동자 서민과 박근혜 정권과의 대결”이라면서 “박근혜 정권이 지금과 같이 불법 불통 독단으로 일관한다면 정권의 운명을 걸어야 할 것이며, 민주노총은 전체 민주세력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접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박근혜 정권과 철도공사는 철도민영화를 저지하기 위해 총파업에 나선 철도노조를 불법적 탄압으로 옥죄고 있다.

공사는 김명환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간부 194명을 고소고발하고, 오늘까지 4,356명을 직위해제 조치했다. 경찰은 철도노조 파업 관련해 10일 오전 조합원 125명에 대해 출석요구서를 발송했다.

▲ 코레일 서울사옥 앞에서 철도노조 조합원들이 철도민영화 반대를 촉구하는 피켓팅을 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코레일 서울사옥 앞에서 철도노조 조합원들과 경찰이 몸싸움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경찰이 철도민영화 반대를 촉구하며 코레일 서울사옥 앞에서 피켓팅을 하고 있는 철도노동자들을 힘으로 빼내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철도노동자들과 범대위, 원탁회의, 시민사회, 국회의원 등의 대표들이 이사회를 저지하기 위해 코레일 서울사옥 앞으로 이동하자 경찰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코레일 서울사옥 앞에서 철도노조 조합원들이 철도민영화 반대를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는 가운데 집회 참가자들이 "철도민영화 중단하고 이사회를 중단하라!"며 구호를 외치고있다. ⓒ 변백선 기자
▲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코레일 서울사옥 앞에서 철도노조 조합원들이 철도민영화 반대를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 김경자 부위원장이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YTN 속보로 철도공사 이사회 강행통과 소식이 알려졌고 철도노조 김명환 중앙쟁의대책위원장이 파업승리 삭발식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코레일 서울사옥 앞에서 열린 철도민영화 반대를 촉구하는 집회를 마친 후 철도노조 김명환 위원장을 비롯한 철도노동자 등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역 광장으로 행진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 수서발 KTX 분할반대, 철도민영화 반대, 철도 외자개방 반대 각계 원탁회의가 서울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도공사 이사회 출자결의 무효를 선언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12월10일 철도공사 임시이사회 강행 따른 철도노동자 투쟁선언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파업을 철도노조가 감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정부와 철도공사의 헛된 기대는 한방에 날아가 버렸습니다. 시작이 반입니다. 이미 철도노동자는 승리의 절반을 움켜쥐었습니다.

지난 시기 암흑 같았던 언론 환경을 이겨내고, 철도노동자는 철도민영화 반대에 대한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와 성원 속에서 총파업 투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철도공사가 거짓과 말바꾸기로 아무리 민영화 아니라고 강변해도 이제 국민이 속지 않고 있습니다. 철도노동자가 흔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국민과 함께 투쟁하는, 철도노동자의 새로운 투쟁역사가 마침내 펼쳐지고 있습니다.

오늘(10일)의 철도공사 이사회는 사기와 기만에 가득 찬 철도분할 민영화의 신호탄이며, 이것조차 용납할 수 없기에 철도노동자는 이사회를 저지하는 위한 총파업에서 출발하였던 것입니다.

철도노동자에게 이사회 개최를 저지하는 총파업투쟁은 결코 끝일 수 없습니다. 철도분할 민영화로 갈 것인가, 공공철도 유지 강화로 갈 것인가 하는 싸움의 첫 포성을 울렸던 것입니다. 철도노동자의 총파업 투쟁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졸속적인 밀실 날치기 이사회 결정은 무효입니다. 이사들은 업무상의 배임죄를 저지른 범죄자들입니다. 결자해지 하십시오! 이사회 결정을 철회하십시오! 주식회사 설립을 당장 중단하십시오!

철도를 쪼개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국토교통부 장관은 면허발급 계획을 철회해야 합니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철도 파국을 유도한 서승환장관은 사퇴해야 합니다.

철도산업의 발전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 이제 국회가 나서야 합니다. 국회부터 솔선수범해서 국토교통위 산하에 철도발전 소위를 구성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철도발전 소위는 당장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한 미봉책을 찾을 것이 아니라, 유라시아시대 철도비전에 걸맞는 제대로 된 철도발전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사회적 논의기구를 구성해서 시민사회와 철도전문가의 지혜를 모아 내야 합니다.

무능하고 비겁한 공사경영진과 정치적 수세에 몰려있는 정부는 철도노동자의 질기고 완강한 투쟁 앞에서,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는 철도민영화 저지투쟁 앞에서 당황하고 있습니다. 당황한 정부와 철도공사는 부당한 불법공세와 파업대오에 대한 징계남발, 회유협박으로 위기를 모면해 보려고 합니다.

철도노동자는 그런 비열한 협박에 결코 굴할 수 없습니다. 예상된 협박은 준비된 투쟁결의와 단결력으로 맞받아치고 일어야 합니다. 국민이 지켜보고 있고, 국민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국민이 ‘힘내라, 철도노조!’를 외치고 있습니다.

이제 철도노동자는 국민과 함께 더욱 큰 투쟁의 불길을 지펴 올리고자 합니다.

- 오늘(10일) 수도권 철도노동자는 19시 서울역광장에서 922개 단체 원탁회의가 주관하는 철도민영화 저지 범국민 촛불대회로 달려갑시다. 지역은 지역촛불에 참가해 주십시오.

- 11일은 민주노총 경고연대파업 결의대회에 참가하고 민주노총이 주관하는 철도민영화 저지 범국민촛불 대회로 집결합니다.

- 그리고 14일 전국의 철도노동자가 상경투쟁을 전개해서 철도민영화 저지투쟁을 범국민적 항쟁으로 상승시켜 나갑시다.

국민대다수가 반대하는 철도민영화, 국민의 압도적 지지 속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철도노동자의 철도민영화 저지 총파업 투쟁은 기어이 승리할 것입니다!

2013년 12월 10일
전국철도노동조합 중앙쟁의대책위원장 김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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