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저녁 민주노총 돌아와 철도노조 파업지도부 역할 공식 수행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이 다시 민주노총에 돌아왔다. 민주노총은 전 조직을 가동해 철도노조 파업지도부 사수투쟁에 나섰고, 경찰은 민주노총 주변 경찰병력을 증강하고 있다. 조계사에서는 철도 노사가 실무교섭을 시작했다는 소식이다. <노동과세계>가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을 26일 밤 민주노총에서 만났다. <기자말>

먼저 건강상태가 어떤지 묻자 김 위원장은 “건강은 좋고 문제 없다”면서 “제가 철도 고치던 사람 아니냐?”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그는 “욕심일지 모르겠으나 대중 앞에서 철도노조 파업지도부 역할을 하려니 또다시 민주노총에 들어오게 됐다”고 전하고 “민주노총 간부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을까 싶어 걱정이 된다”면서 “신승철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간부들에게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철도노조 파업이 이렇게 완강하게 진행될 거라고 위원장인 그는 예상했을까. “철도노조 파업이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진행될 수 있을지 사실 위원장인 저도 예측 못했다”고 위원장은 전한다. 그는 “무엇보다도 철도민영화를 막아내자는 철도노조 조합원들의 신념이 뭉쳐졌고, 이렇게 탄탄한 조직력이 완비된 상황에서는 어떤 지도부도 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지난 10년 이상 수차례에 걸쳐 민영화 저지투쟁을 벌였지만 과거에는 국민으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위원장은 “사실 국민 여러분께서 우리 철도노조에 보내주시는 여러 응원과 지지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라고 전한다.

“그래서 우리 파업이 너무도 정당하구나 하는 걸 다시 확인하고 더 확신하게 된다”는 철도노조 중앙쟁의대책위원장. 누구도 예상 못한 폭발적인 국민의 지지와 성원이 철도노동자들에게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김명환 위원장은 “국민의 지지가 우리가 이렇게 잘 싸울 수 있는 한 축이고, 철도민영화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철도노동자들의 신념이 이번 파업투쟁을 힘차게 밀고 있다”면서 “그 맨 앞에서 저는 그 책임을 다하려는 것이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공권력을 투입해서 위원장인 자신을 잡아가도 투쟁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위원장은 “공권력을 투입해서 파업기간을 사실상 더 늘려 놓은 상황”이라고 일갈했다.

김 위원장은 “방금 확인한 결과 철도의 핵심직종인 기관사, 열차승무, 차량정비 그리고 역과 시설, 전기 등 모든 직종들 복귀율이 공권력 투입 후 다르지 않고 파업대오를 유지하며 우리 조합원들이 잘 버티고 있다”면서 “이는 공권력을 투입한다고 해서 파업을 중단시킬 수 없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위원장은 파업대오를 완강히 유지하며 싸우고 있는 철도노조 조합원들을 향해 “고맙다”고 인사를 전하고 “우리가 이만큼 투쟁을 할 수 있는 것은 지난 10년 간 모진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철도민영화 싸움을 만들어 온 선배들의 철도투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피력했다.

박근혜 정부와 국토교통부, 철도공사는 철도노조의 파업이 완강히 지속되고 국민여론이 크게 기울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민영화를 강행하며 사태를 장기화시키고 있다.

김명환 위원장은 “정부와 철도공사가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았다면 이렇게까지 사태가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계속 대화하자고 했고 대화를 했다면 파업이 10일 이상 오늘 18일 째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철도 노사는 26일 오후 4시 20분부터 실무교섭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위원장은 “노사교섭으로는 한계가 분명히 있지만 실무교섭단에 진정성 있게 임하라고 말했다”고 전하고 “교섭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정부와 국회도 응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사회적 의제를 같이 풀자는데 정치권은 뭐하고 있느냐?”고 묻고 “현오석 부총리는 ‘절대 타협은 없다’고 강변하면서 오히려 찬물을 끼얹으며 무릎을 꿇으라는데 우리는 그럴 수 없다”면서 대화를 지속적으로 하면 해결 전망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철도공사가 지난 10일 철도노동자들과 국민의 강력한 반발을 무참히 짓밟으며 수서발KTX 주식회사 설립을 불법 탈법 날치기로 통과시킨 후 국토교통부는 수서발KTX 주식회사 면허권 발급을 서두르고 있다.

위원장은 국토부가 면허권 발급을 중단하는 것이 이 사태를 해결하는 첫 단추라고, 그래야 노사 간 교섭이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는 “1단계 경부선 KTX를 건설할 때 선로와 역, 차량기지, 발매전산시스템, 재무 등 관련해서 필요한 준비를 다 끝내고 시험운행까지 마친 후에 수개월이 걸려 면허권을 발급했다”고 전했다.

김명환 위원장은 “지금 국토부는 수서발KTX를 2016년 개통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아무것도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20여 일 만에 면허권을 준다는 건데 억지도 이런 억지가 어디 있느냐?”고 반문하고 “면허권 발급을 중단하라는 노동조합의 요구는 지극히 상식적인 것”이라고 설명한다.

김명환 위원장은 “20일 면허권을 내준다고 했다가 26일로 미뤘는데 다시 연기가 됐다”면서 “법원에서 수서발KTX 주식회사 등기를 내주면 바로 면허권을 준다는 건데 법원 등기가 늦어져 아직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만약 국토부가 수서발KTX 주식회사 면허권을 발급하면 그야말로 파국이라고 위원장은 말한다.

국토교통부가 노동자와 국민의 한결같은 요구를 묵살한 채 면허권을 발급할 경우 철도노조는 어떻게 할 것인가. “복귀할 수 없다”고 김명환 위원장은 단호히 답한다.

위원장은 “그럴 경우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이렇게 파업이 길어져도 우리가 쉽게 무너지지 않고 싸울 수 있는 것은 어려운 국면이 닥칠 때마다 다른 해결 대안을 찾으며 새로운 투쟁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노사 교섭만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니 국토부가 나서야 하며, 종교계도 나선 마당에 새누리당이 틀어막으면 안 된다”고 말하고 “국토부가 면허권 발급을 중단하면 해결의 물꼬가 트일 것”이라면서 “철도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사회적 대화기구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노동자들의 요구를 다시 정리했다.

철도민영화를 저지하기 위한 철도노조 파업을 지켜보고 있는 국민에게 그는 지금 무엇을 말하고 싶을까. 김 위원장은 “우리 노동자들이 지난 십 수 년 우리 사회에 변화를 만들고 우리 사회를 바꾸려고 노력한 것 중 하나가 바로 공공부문의 민영화를 막고 사회공공성을 강화하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또 “우리가 투쟁을 전개할 때마다 언론이 이를 왜곡하고 정부는 기만적으로 파괴해 수많은 노동자들이 억울하게 희생됐다”고 전하고 “이번에 철도노동자들이 민주노총 동지들과 함께 사회적 대의를 위해 싸우며 국민과 호흡하고 있다”고 말한다.

김명환 위원장은 “우리 민주노총 동지들이 철도노동자들을 완강하고 강고하게 파업대오를 엄호해주고 지지해 주는 게 우리의 가장 큰 힘”이라면서 “민주노총 침탈 사태를 겪으면서도 다시 투쟁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고 말하고 “철도민영화를 반드시 막아내고 민주노총을 사수하면 좋겠고 민주노총 동지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 김명환 철도노조 중앙쟁의대책위원장이 26일 오후 민주노총에 다시 돌아와 파업지도부로서 공식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26일 JTBC 9시 뉴스 생중계 인터뷰에 응했고, 한겨레·경향신문·<노동과세계>과도 인터뷰를 했다. 김 위원장은 27일 오전 9시30분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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