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기회를 놓치면, 후회해도 미치지 못하리라.”

지금으로부터 120년 전 전라도 백산에서 봉기한 동학군이 한 말입니다. 우금치 마루를 흔들던 농민들의 함성이 들리는 듯합니다. 그러나 백년 넘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사람이 곧 하늘’인 세상은 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사회는 재벌왕국이 되었고, 국민의 삶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습니다. 30대재벌 보유주식은 5년간 29조 늘었고, 국민 46.7%가 나는 하층민이라 생각하며 86.9%가 경제양극화의 심각성을 우려합니다. 삶의 고통은 노동자, 농민, 빈민뿐만 아니라 상인, 노인, 청년, 중소기업인 등 대다수 국민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OECD국가 1위입니다.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사회구조가 강요한 올무에 걸려 신음하다 죽음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2월 25일은 박근혜대통령 취임 1년입니다. 우리는 복지와 경제민주화 등 각종 공약 파기를 밥 먹듯 하는 정권의 오만함을 보았습니다. 국가기관의 전횡을 지켜보았습니다.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습니다. 민생을 파탄으로 몰아가는 세력에 맞서 저항해야 합니다.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상식을 깨뜨리는 세력에 맞서 저항을 조직해야 합니다. 지난 철도파업과 민주노총에 대한 폭력난입을 시작으로 짓눌려왔던 함성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 외침들을 하나로 모아야 할 때입니다.

노동자, 농민, 빈민이 선봉에 서겠습니다.

철도, 가스, 의료, 교육 등 공공서비스는 투기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시도 때도 없는 종북몰이를 통해 여론을 분열시키고, 한반도 평화를 일촉즉발 위기로 몰아넣기도 합니다. FTA에 이어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등으로 식량주권을 포기하고, 각종 개발악법으로 노점상 노숙인 철거민 등 도시빈민에 대한 탄압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대리점 편의점이 본사 횡포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광범한 저항이 없으면 한국사회는 수 십년 전의 유신독재 시대로 뒷걸음칠 것이 뻔합니다.

노동자, 농민, 빈민이 투쟁 선봉에 서겠습니다. 박근혜정권 취임 1년을 맞이하는 2월 25일 거대한 투쟁 시작을 알리는 봉화를 올립시다.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불법 대선개입, 서민을 위한 각종 복지공약의 일방적 파기, 집회시위 등 민주주의 기본을 억압하는 횡포, 치솟는 전월세, 상가임차인에 대한 약탈 등에 맞선 투쟁입니다. 결코 ‘안녕할 수 없는’ 청년학생들과 이 시대 비정규직으로 살 수 밖에 없는 수많은 노동자들의 미래를 열어나갈 투쟁입니다.

反민생, 反공공성, 反민주주의, 反평화에 맞선 공동투쟁을 시작합시다!

피할 수 없는 투쟁입니다. 민생과 공공성과 민주주의와 평화를 원하는 국민의 염원을 담은 투쟁입니다. 소상공인, 문화예술인, 청년학생, 여성, 장애인, 노인, 법조인, 종교인, 교수 등 하는 일이 다르고 각자가 처한 위치가 다르더라도 하나로 뭉쳐야 합니다. 지난 87년 6월 항쟁을 통해 군사독재정권의 억압을 물리쳤던 함성을 오늘 다시 살려야 합니다. 힘을 합쳐야 합니다.

제안합니다. 시민사회단체, 풀뿌리 단체, 직종별 모임, 종교단체 등 각계각층을 망라하는 모든 단위들이 모여 “2월 25일 각각의 의제를 중심으로 국민 모두가 하나 되는 국민파업”을 조직하기 위해 힘을 하나로 모읍시다. 재벌과 정부의 비뚤어진 ‘비정상’을 바로잡는 길에 지혜를 하나로 모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우리는 이 제안에 동의하는 모든 단체와 함께 2월 5일(수) 오후 2시, 민주노총에서 간담회를 열고자 합니다. 그리고 동의하는 모든 단위와 국민파업위원회를 구성하고, 국민에게 제안하는 과정을 갖고자 합니다. 함께 해 주십시오. 고맙습니다.

2014년 1월 22일

빈민해방실천연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빈민연합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초기 제안단위일동(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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