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철 “생각 강요하는 사회 함께 바꾸자” 이정희 “상처 치유가 제 임무”

▲ 민주노총 신승철 위원장과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가 13일 민주노총 위원장실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 지도부가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와 의원단을 만났다.

민주노총-통합진보당 의원단 간담회가 3월 13일 오전 9시 민주노총 위원장실에서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민주노총 신승철 위원장과 양성윤 수석부위원장, 이상진 부위원장, 이근원 정치위원장, 권수정 여성위원장이 참석했다. 통합진보당에서는 이정희 대표, 오병윤 원내대표와 이상규·김선동·김미희의원, 정희성·민병렬 최고위원이 함께 했다.

통합진보당은 민주노총에 당면한 노동현안 관련 국회 법 개정 노력 등에 대해 설명했으며, 민주노총은 진보정당이 처한 내란음모와 정당해산 문제가 우리 모두의 문제임을 확인하며 연대의 뜻을 밝혔다. 양측은 또 수 년 간 이어진 진보정당의 분열로 야기된 갈등과 상처를 서로 노력하며 치유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신승철 위원장이 먼저 모두발언을 통해 환영의 뜻을 표하고 민주노총이 통합진보당 지도부를 초청한 이유를 설명했다.

먼저 “환영한다”고 말을 뗀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노사정 대화에 참여하지 않고 있으며, 박근혜 퇴진, 민영화-연금개악 저지투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정례적으로 간담회를 갖자고 했지만 투쟁현안에 밀려 그러지 못했는데 앞으로는 정례적으로 만나 민주노총과 통합진보당이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면 좋겠고 그런 취지에서 오늘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사회는 정치사상의 자유를 보장한다면서도 네 생각이 뭐냐고 묻고 생각을 강요한다”면서 “그런 사태에 대해 노동자들의 역할이 미온적이었고 부족했는데 간첩조작 사건을 계기로 진보진영이 단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가장 어려운 조건에 놓인 분들이 통합진보당일 것”이라면서 “이 시기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민주노총과 통합진보당이 연대해서 함께 싸우자고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 민주노총 신승철 위원장이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와 의원단을 만났다. ⓒ 변백선 기자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불러줘서 고맙다”고 인사하고 “박근혜퇴진투쟁에 나선 민주노총이 침탈을 당했고 지도부에 대한 큰 탄압도 있었으며 철도·의료 민영화와 독재부활을 막기 위해 싸워주신 신승철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임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통합진보당의 탄압에 맞선 싸움에도 함께 해주셔서 고맙다”면서 “지난 2일 당대회 때 양성윤 수석부위원장께서 감동적인 연대사를 해주셔서 우리 당원들이 크게 격려받고 앞으로 갈 길을 되새겨보는 기회가 됐다”고 말하고 “몇 년 간 진보정치가 어려움을 겪었고 그 과정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도 실망을 드린 것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이정희 대표는 “지워지지 않는 상처란 걸 알고 그걸 치유하는 것이 제 임무인데 아직 부족하지만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하고 “어려움 속에서 깨달은 것은 가장 기쁜 순간이 노동자 농민 서민 속에 있을 때이며 진보정당의 존재는 노동자 농민 서민의 삶을 지키는 것임을 자각하고 성찰했다”고 밝혔다.

이어 “진보당은 6.4선거에서 최대 규모인 120여 명 노동자 후보를 낼 계획이며, 공공부문 비정규직 철폐, 생활임금 보장 등 구호를 내걸고 지역에서 노동정치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민주노총과의 긴밀한 협의를 바란다”고 전했다.

양성윤 수석부위원장은 미조직비정규 전략조직화 사업에 사업비의 40%를 투여하는 민주노총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민주노총의 혁신은 노조조차 못 만드는 비정규직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에게 큰 우산이 되는 것”이라고 말하고 “경제개발협력기구인 OECD 총장이 OECD의 DNA는 불공정과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며 그 핵심은 강력한 노조와 높은 노동조합 조직률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수석부위원장은 “마음고생이 정말 크겠지만 이런 때일수록 그동안 함께 한 이들의 마음을 얻는 일이 정말 중요하다”면서 “당은 자기와 생각이 같은 사람들끼리 모여서 해결하면 되겠지만 민주노총은 조직이 나뉘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더 넓은 틀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근원 민주노총 정치위원장도 “민주노총이 정치방침을 정하기 정말 어려운데 올해 내 정치방침을 논의하고 현장 조합원들의 마음을 녹여내야 한다”고 말하고 “정당 때문에 현장이 가라지거나 노동조합이 분열돼선 안된다”면서 “상처를 보듬고 함께 극복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김선동 의원은 민주노총과 진보정당들이 모여 ‘민주’와 ‘노동’을 주제로 함께 토론하자고 제안했다. 김 의원은 “민주노총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고, 우리 진보정당도 처음 민주노동당으로 시작했으니 노동과 민주라는 담론을 놓고 거기서 파생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민주노총과 진보정당들이 1년 간 함께 연속토론을 벌여 노동자정치세력화의 미래를 만들어보자”고 말했다.

이상진 부위원장은 “진보정당의 문제는 신뢰를 회복해야 할 필요성이 있으며 그 경로는 투쟁과정에서든 진정성 있는 토론과정이던 다양할 것”이라면서 “우리가 과연 바뀔 준비가 됐나, 마음을 열었나 할 때 흔쾌히 답하기 어렵다면 반성하고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고 “현장을 돌며 만난 조합원들은 6.4 선거에서 하나로 묶어오지 않으면 동의할 수도, 지지할 수도 없다고 했는데 진보정당들은 조합원들의 그같은 선택지를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3월 들어 진보정당 지도부와 의원단을 차례로 만나고 있다. 정의당(3월 5일)에 이어 오늘(3월 13일) 진보당이 민주노총을 찾았고, 다음 주에는 노동당과의 간담회를 추진한다. 민주노총은 진보정당들과 정례적으로 만나 노동현안 등을 지속적으로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노동과세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