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로잡기운동본부 1인시위·삼성바로잡기문화제 “삼성은 탐욕을 멈춰라!”

▲ 삼성바로잡기운동본부 회원들을 비롯한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17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삼성전자서비스의 노동탄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삼성전자서비스가 2월 28일 해운대센터, 아산센터, 이천센터 등 3곳에 대해 폐업을 예고했다. 해운대센터는 3월 8일부터 폐업에 들어갔다.

삼성전자서비스는 협력업체들의 경영악화를 이유로 들어 위장폐업을 단행하고 있지만, 폐업의 진짜 이유는 노조를 깨려는 것이다. 삼성전자서비스는 2013년 영업이익만 36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의 세 곳은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중 부지회장이 일하는 곳으로 노동조합 활동이 활발했던 곳이다. 뿐만 아니라 인천 부평 소재 2개 센터에서는 금속노조 조합원을 채용하지 않겠다면서 3개월 단기계약을 강요하고 있다.

삼성은 삼성전자서비스의 옷을 입고 삼성의 지시에 따라 삼성의 제품만 고치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을 삼성과 무관한 하청업체 바지사장 소속이라고 주장하면서 하청업체와 계약해지를 통해 대량해고를 자행했다.

삼성바로잡기운동본부는 S그룹 노조파괴 문건 그대로 에버랜드 노동자들의 노조결성을 파괴한 삼성이 이번에는 삼성전자제품을 수리하는 삼성전자서비스 3개 센터 폐업을 통해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를 깨뜨리려 한다고 판단한다.

▲ 민중의 힘 박석운 공동대표가 '삼성전자서비스 노동탄압 규탄, 주요 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여는 말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지난 달 28일 해운대 센터, 아산 센터, 이천 센터 3곳에 대한 폐업을 예고하고 해운대 센터는 8일부터 폐업에 들어갔다. ⓒ 변백선 기자
표적으로 찍은 3개 센터 100여 명 서비스 기사들을 길거리로 내쫓고, 또 다른 표적은 3개월 초단기 계약으로 폐업을 예고해 노동자들을 벼랑으로 떠밀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조금도 굴하지 않은 채 삼성에 맞서고 있다. 또 최근 3개 서비스센터에서 100명이 노조에 새로 가입, 무노조 삼성에 맞선 새로운 싸움을 만들고 있다.

‘공정사회파괴 노동인권유린 삼성바로잡기 운동본부’가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과 함께 삼성을 바로잡기 위한 직접행동에 돌입했다.

삼성바로잡기운동본부는 17일 오전 11시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전자서비스 3개 서비스센터 위장폐업을 규탄하고, 사회각계각층 인사들과 함께 삼성규탄 연속 1인시위를 시작했다.

박석운 민중의힘 공동대표는 “삼성이 제국, 왕국으로 군림하며 대한민국 공공의 적이 됐다”고 말하고 “언론에까지 마수를 뻗친지 오래고, 공공부문 민영화의 실제 주범도 삼성”이라면서 “우리는 촛불을 횃불로 들불도 만드는 투쟁을 통해 공공의 적인 삼성을 극복하고 바로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용산참사 유가족 전재숙 씨, 장하나 민주당 의원,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 문정은 정의당 부대표, 이용길 노동당 대표도 각각 발언을 통해 삼성을 규탄하고 삼성에서 노동조합을 만들어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격려했다.

▲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박형수 남부부분회장이 '삼성전자서비스 노동탄압 규탄, 주요 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삼성전자서비스의 위장폐업을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박형수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남부부분회장(해운대센터)은 “우리가 노조를 만든 것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고 노동3권을 보장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었던 것 뿐”이라면서 “사측은 우리보다 황제노조라고 하는데 월 100만을 받으며 점심도 못먹는 우리가 어떻게 황제노조일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박 부분회장은 “3월 8일부터 해운대센터를 폐업하자 해운대구 주민들은 20~30분 떨어진 광안과 동래센터까지 가서 수리를 받는다”고 전하고 “제품 구매비용에는 AS 비용까지 포함돼 있으므로 삼성은 노조를 부수기 위해 고객들의 서비스 받을 권리까지 빼앗고 있다”면서 “해운대센터 폐업 후 150여 명의 비조합원들이 노조에 가입해 힘을 실어주고 있으며, 우리는 후안무치 삼성에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수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처우를 개선하고자 노조를 만든 이후 다른 세상을 봤다고,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자아를 확인했다고, 어렵고 힘들지만 자유와 희망을 봤다고 한다”고 말하고 “금속노조 15만 조합원은 삼성이 노동자들을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내쫓은 것을 좌시할 수 없으며 삼성에 맞서 큰 패를 준비한다”고 경고했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 땅에서 노동자의 피와 땀으로 기업을 일구고 왕처럼 군림하는 이건희 일가가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추락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하고 “민주노총은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국제연대, 삼성을 바로잡기를 원하는 모든 국민과 함께 노동조합을 지키고 삼성을 바로 잡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신승철 위원장과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삼성의 변화를 요구하는 범 국민적 요구를 삼성은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된다”고 말하고 “만일 삼성이 국민의 요구를 무시하고 공정사회를 저해하는 각종 부정비리를 계속하고 노동인권탄압을 계속한다면 삼성은 국민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 민주노총 신승철 위원장과 참여연대 이태호 사무처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을 통해 "탐욕의 삼성을 바로 잡고 정의와 인권과 사람의 향기가 나는 회사로 만들기 위해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손을 잡고 함께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변백선 기자
삼성바로잡기운동본부는 “돈보다 사람이 중요하고, 이윤보다 생명이 소중하다”면서 “막대한 자본과 거대한 권력도 인간의 양심을 짓밟을 수는 없다”고 말하고 “탐욕의 삼성을 바로잡고, 정의와 인권과 사람의 향기가 나는 회사로 만들기 위해 우리 시대의 양심들이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손을 잡고 함께 싸워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기자회견 직후 신승철 위원장이 광화문광장에서 삼성규탄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이어 박석운 진보연대 공동대표, 장하나·이상규의원, 안재성 소설가가 첫날 1인시위를 전개하고 있다. 송경동 시인이 18일 1인시위에 나서며, 이인영 의원과 조장희 삼성지회 부지회장이 19일, 권영국 변호사와 위영일 삼성전자서비스지회장이 20일, 21일에는 인권재단 사람 박래군 소장이 1인시위를 잇는다.

이번 1인시위는 삼성에 의해 피해를 입은 삼성노동자와 피해자를 비롯해 전현직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해 노동계 인사, 인권환경 등 시민사회운동 인사, 정치인 등이 참여한다. 삼성규탄 1인시위는 서울에서 시작해, 전국 16개 광역시도 단위 범국민적 차원으로 확산된다.

운동본부는 “지금까지 삼성은 언론을 지배하고 국민의 눈과 귀를 막아왔고, 이번 1인 시위는 말문이 막힌 언론을 대신해 범 시민사회가 나서는 직접행동”이라면서 “언론이 고발하지 않아 유지될 수 있었던 삼성의 거짓말은 이제 계속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바로잡기운동본부는 오는 22일 서울광장에서 삼성에 맞서 저항하는 모든 이들이 함께 모이는 ‘삼성바로잡기 문화제’를 펼친다. 이어 대규모 삼성규탄대회(3월 28~29일)도 예고되고 있다.

한편 오늘 광화문광장 기자회견에는 통상 다른 기자회견에서 볼 수 없었던 사람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보통은 지역 관할인 종로경찰서에서 오는데 반해 오늘은 경찰청, 다른 관할 경찰서 형사들, 심지어 경총 관계자들까지 대거 몰려와 회견을 지켜봐 삼성의 입김과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과시했다.

▲ 민주노총 신승철 위원장이 기자회견 이후 삼성전자서비스 업체 폐업을 규탄하고, 삼성을 규탄하는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 변백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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