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활동가 마음치유사업 제도화 필요성 공유...정례간담회 합의

▲ 민주노총 신승철 위원장과 노동당 이용길 대표가 19일 민주노총 위원장실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변백선 기자
민주노총이 노동당 지도부를 만나 민주노총이 추진하는 비정규직 전략조직화사업과 200억 기금 조성운동을 함께 하자고 다짐했다.

민주노총-노동당 간담회가 19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위원장실에서 열렸다.

민주노총에서는 신승철 위원장과 유기수 사무총장, 주봉희·이상진 부위원장, 이근원 정치위원장이 참석했고, 노동당에서는 이용길 대표와 장석준 부대표, 최백순 비서실장, 권태훈 기획실장이 함께 했다.

민주노총은 미조직 비정규 전략조직화와 200억 기금조성 사업을, 노동당은 상근자를 비롯한 활동가들의 마음 치유 사업을 함께 하자고 각각 제안했다.

신승철 위원장은 먼저 “민주노총은 민영화-연금개악 저지, 공공부문 정상화대책에 대한 대응, 통상임금-노동시간 단축 등 세 가지 투쟁의제를 갖고 싸우고 있으며, 조직과제로는 200억 기금을 조성하며 미조직 비정규 노동자들을 조직하는 3기 전략조직화사업에 매진할 것”이라고 전하고 “비정규 사업을 그동안 각자의 영역으로 나뉘어 진행했는데 노동당과도 긴밀히 논의해서 집중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용길 노동당 대표는 “지난번 박은지 부대표 장례에 신승철 위원장이 장례위원장으로 조사도 하고, 부위원장단도 참여하는 등 민주노총이 함께해 준 것에 대해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말하고 “가족도 고마워했고 당원들도 큰 위로와 격려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고 이후 당직자들과 활동가들 모두 상처를 받았고 장례기간 정당 동지들도 우울증에 가까운 상태에 놓였는데 이는 개인이 감당하고 개인의 품성과 책임감으로 돌릴 문제가 아니”라면서 “우리 당은 이번 일을 계기로 당직자와 활동가들의 치유와 전망을 논의했으며 민주노총도 상근자와 활동가들을 배려하는 제도를 체계적으로 만들면 좋겠고 함께 논의해서 공론화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또 “초청해 주신 데 감사드린다”고 인사하고 “노동당 스스로 민주노총에 가장 가까이 있고 민주노총이 말하는 것을 대변하려는 노력과 함께 적자임을 자임하며, 진보정당운동의 성패가 민주노총에 달려 있다고 본다”면서 “노동당은 이번 6.4선거에서 ‘노동친화적 지역사회 건설’을 정책과 공약으로 제시하며 당의 정치적 시민권을 획득하고 2016년 총선을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태훈 노동당 기획실장은 “노동당은 광역지방의원을 중심으로 100~120여 명 후보가 출마해 토호와 기업가들이 노동을 배제하며 지배하는 지역사회를 바꾸자는 것을 전면에 내걸고 고용과 노동자권리, 복지확대를 공약으로 제시할 것”이라고 전하고 “노동자들이 현장에 머물지 말고 지역활동에 나서 지역에서 성과를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 민주노총이 19일 노동당 지도부를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 변백선 기자
주봉희 부위원장은 “기존의 진보정당 정치인들이 말과 행동이 다 고급스러워졌는데 2000년 민주노동당을 처음 시작할 때처럼 소외되고 억압받고 그늘진 곳에서 힘겨워하는 이들, 미조직 노동자들, 노동권조차 보장 못 받는 특수고용노동자들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말하고 “맨 밑바닥에서 실천하는 노동당이 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민주노총이 2014년 시작할 전략조직화사업과 200억 기금 조성운동에 대해 노동당도 적극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용길 대표는 “진보신당 창립시기에 비정규기금을 당비 외에 걷었고 꾸준히 내는 당원들도 많았다”고 전하고 “각 부서의 예산보다 오히려 비정규기금을 적치해서 삼성 문제 관련 현수막을 지역에 대대적으로 달기도 했는데, 우리 정체성 만큼은 제대로 못하고 있지만 민주노총이 비정규 기금 200억을 조성하는 사업에 적극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신승철 위원장은 “200억 기금은 조합원 1인당 얼마를 내는 방식으로 결의하지 않았고, 자발적인 전사회적 운동으로 벌여나갈 것”이라면서 “비정규직 문제가 한국사회에서 가장 큰 문제인데도 민주노총과 각 단위들이 비정규사업을 하나로 모아 집중시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노총과 정당, 시민사회단체가 비정규전략조직화를 사회쟁점으로 만들고 제도를 어떻게 개선할지를 함께 고민하고 논의해서 실천해야 하며, 이는 진보정당운동의 새로운 전망과 활로를 만드는 것 만큼 필요한 당면 의제”라고 강조했다.

이상진 부위원장은 이용길 대표가 제안한 활동가 치유사업에 적극 공감하며 “운동의 전망이 부재하고 갈수록 더 빈곤해져 개인이 감당하기 어렵고 혼자 풀 수 없는 문제인 만큼 집단적으로 풀고 치유해야 하는데 누구도 나서지 못한다”면서 “혜민스님이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함의가 큰 것 같다”고 말하고 “노동당이 하는 고민을 민주노총도 해야 하며 같이 만들어가면 정말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독일노총 프랑크 자하 중앙집행위원이 어제 민주노총에서 독일노총의 현안과 과제를 강의했는데 역사만 다르지 비정규노동과 파견을 확대하는 문제가 우리와 다르지 않은데 해법에 있어서 우리는 조직화를 진행하는데 독일노총은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고 계몽운동과 내부 선전, 교육 등 걸음마 수준”이라고 전하고 “비정규 기금 조성사업을 정당도 같이 고민하자”고 제안했다.

부위원장은 또 “선거를 앞두고 민주노총이 선거대응에 있어 무기력한게 사실이고, 2.25총파업 조직화를 위해 현장을 가보니 조합원들은 여전히 냉랭하지만 진보정당운동을 다 버린게 아니고 애정도 여전했다”면서 “선거도 중요하지만 선거 이후 진보정당에 큰 변화가 올 것이며 저도 꿈꾸는 100년 가는 진보정당을 만드는데 함께 하자”고 밝혔다.

유기수 사무총장은 “노동당이 원외정당이지만 중요한 위치에 있고 그동안 민주주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건 평가돼야 한다”고 말하고 “노동친화적 지역사회, 노동자정치세력화를 위한 노력을 잃지 않아야 하며, 이후 노동정치 재편과 진보정치운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민주노총은 3월 들어 진보정당 지도부와 의원단을 차례로 만났다. 정의당(3월 5일)을 시작으로 12일 진보당이 민주노총을 찾았고, 19일 노동당과 간담회를 가졌다. 민주노총은 진보정당들과 정례적으로 만나 노동현안과 그밖에 민주노총과 진보정당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여러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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