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파괴 피해 사업장 조합원들의 끈질긴 투쟁과 승리

 노조파괴 상처는 아물지 않았지만 금속노조 피해 사업장 조합원들이 끈질긴 투쟁으로 승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경주지부 발레오만도지회(비대위원장 정연규), 대전충북지부 보쉬전장지회(지회장 이화운), 콘티넨탈지회(지회장 박윤종), 포항지부 진방스틸지회(지회장 김경춘)가 그들이다.

2010년 회사의 노조파괴 공작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던 발레오만도지회는 최근 매일 전쟁을 치르고 있다. 지회 간부들이 그동안 회사 정문 앞에 머물렀던 선전전을 회사 안으로 치고 들어가 본관과 식당까지 확장했기 때문이다.

▲ 정연재 발레오만도지회 조합원은 “지회의 연이은 재판 승소와 회사의 통상임금 축소시도가 현장을 움직이게 만들었다”라며 “조합원들은 돈도 돈이지만 지난 4년간 깨져나간 인간관계에 대한 아픔이 터졌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정 조합원이 4월2일 노조파괴 피해사업장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형석

발레오만도지회는 회사가 지회를 상대로 낸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이 기각된 것을 계기로 지난 3월4일부터 본격적인 조직복원사업에 돌입했다. 조합원들은 모든 외부활동을 중단하고 공장으로 집중해 출퇴근 선전전뿐 아니라 식당 앞 중식 선전전, 본관 앞 집회, 휴식시간 선무방송 등을 대대적으로 벌이며 금속노조 가입을 조직하고 있다.

발레오만도지회의 공격적인 재조직사업은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지회는 최근 공장 내부에서 활동을 이어 온 43명의 조합원 명단을 공개했다. 이는 공개된 조합원 수일뿐 지회가 조직복원사업을 통해 가입 받은 조합원의 수는 2백 명이 훨씬 넘는다. 이미 사무직을 제외한 현장노동자 580여 명의 과반을 넘긴 셈이다.

회사는 노조 간부와 생산직 노동자들의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사무직 직원 2백여 명을 동원해 일과시간 중 감시에 나섰다. 단체협약 효력 상실을 이유로 지회사무실 폐쇄 공문도 보냈다. 그러나 기세를 탄 지회의 조직복원 사업을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이 현장노동자들의 분석이다.

   

▲ 발레오만도 회사는 노조 간부와 생산직 노동자들과의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사무직 직원 2백여 명을 동원해 일과시간 중에 감시를 한다. 회사는 경비업법을 피해 가기 위해 용역경비를 비정규직으로 채용했다. 발레오만도지회 제공

정연재 조합원은 “지회의 연이은 재판 승소와 회사의 통상임금 축소시도가 현장을 움직이게 만들었다”라며 “조합원들은 돈도 돈이지만 지난 4년간 깨져나간 인간관계에 대한 아픔이 터졌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지회는 조직복원사업의 최우선 과제를 ‘인간관계 회복’으로 삼았다.

2012년 노조파괴 공격을 받았던 대전충북지부 보쉬전장지회는 정근원 조합원에 대한 회사의 부당노동행위와 부당해고에 대한 재판에서 승리를 거뒀다.

서울행정법원은 3월28일 노조파괴 공격 당시 지회장이었던 정 조합원이 중앙노동위원회(아래 중노위)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해고는 부당한 징계이자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고,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이라며 원고 승소를 판결했다.

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을 뒤집고 정 조합원의 해고처분이 적법하다고 한 중노위 판정은 이른바 ‘신청 짬짜미’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중노위 특정 조사관 2명이 노조파괴 업체인 창조컨설팅이 맡은 사건의 대부분을 배당받은 것. 정 조합원은 지난해 11월13일 대전민사법원에서 해고무효 판결을 받아낸데 이어 이번 판결을 통해 부당노동행위까지 입증한 셈이다.

   

▲ 이기형 노조 포항지부 사무국장은 "하도 많이 해고를 당해 언제 해고 됐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라면서 "기쁜 소식이긴 하지만 길게 보고 싸우겠다"며 웃었다. 4월2일 이 사무국장이 동료와 함께 승소 소식을 나누고 있다. 이기형 포항지부 사무국장은 진방스틸지회 해고자이다. 김형석

정 조합원은 “단체협약 상 노동위원회나 법원으로부터 부당노동행위로 판정나면 즉시 징계무효와 복직을 실시하는 것으로 돼있다”라며 “해고 767일 만의 기쁜 소식이다. 얼마 뒤 회사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희소식은 노조파괴 공작이 무엇인지 알려지기도 전에 극심한 노조파괴 공격을 당한 포항 진방스틸에서도 울렸다. 이기형 포항지부 사무국장(진방스틸 전 지회장)이 4월2일 고등법원에서 부당해고에 대한 승소 판결을 받아낸 것.

이 사무국장은 2011년 3월, 해고 싸움을 이기고 들어간 지 10일 만에 네 번째 징계해고를 당했다. 이 사무국장은 “하도 많이 해고를 당해 언제 해고 됐는지도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라면서 “기쁜 소식이긴 하지만 길게 보고 싸우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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