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 공권력의 민낯 보여줬다"

 월호 참사에서 선장의 “가만히 있으라” 말을 인용해 SNS 자발적으로 모인 대학생·시민들은 18일 경찰의 토끼몰이에 희생양이 됐다.

‘가만히 있으라’ 침묵행진 참가자들은 18일 저녁 6시 경 동화면세점 앞에서 경찰과 맞이했다. 경찰 병력은 동화면세점에서 광화문 방향의 건널목을 완전 차단하고 침묵행진을 막았다.
 
   
▲ 18일 8시경 동화면세점 앞에서 행진을 가로 막는 경찰을 향해 길을 비켜달라고 우부짖는 용혜인 씨
용혜인 씨를 비롯한 많은 젊은 대학생들이 길을 비켜달라고 눈물로 호소를 했다. 3시간 동안 비켜주지 않았던 경찰은 9시가 넘자 갑자가 수백 명의 병력을 일시에 후퇴시키기 시작했고, 이를 뒤 따르던 대학생·시민들은 횡단보도를 따라 행진했고, 이순신 장군 상 앞으로 달려갔다. 경찰은 다시 이순신 장군 상 앞에서 병력을 배치하고 미쳐 광화문 광장에 도달하지 못한 대학생들을 연행하기 시작했다. 
 
   
 
젊은 대학생들은 이순신 장군 상 앞에서 막고 있는 경찰 앞에 서서 애국가를 부르기도 하고, 길을 비켜달라고 애원하기도 했다. 연행이 시작되자 현장은 아비규환이었다.
 
대학생들은 “우리가 국민입니까?”, “우리가 국민입니까?”를 외치기 시작했다. 광화문은 눈물바다가 되었고, 경찰은 아랑 곳 하지 않고 무자비하게 연행했다. 경찰은 무자비했다. 치마가 벗겨진 여대생을 질질 끌며 연행했다. 어떤 여대생은 스타킹이 찢어진 여대생도 있고, 남자경찰이 여자 대학생을 끌어안고 연행하기도 했고, 여대생 다리를 잡고 질질 끌어가기도 했다.
젊은 대학생들은 “우리가 국민입니까?” 계속 외치면서 경찰의 폭력에 맞서 울부짖었다.
 
   
▲ 한 대학생이 경찰에게 폭행당한 상처를 경찰차 안에서 창문을 통해 기자에게 보여주고 있다.
경찰 수십 명이 손 마이크를 들고 “우리가 국민입니까?”를 외치는 용혜인씨 연행을 시도 했다. 용해인씨는 손 마이크를 빼앗기고 경찰에 의해 연행됐다. 용 씨는 크게 저항하지 않았으나, 경찰은 마치 군 작전을 방불케 하듯이 긴박하게 연행을 했다. 사복을 입은 경찰 3명과 정복은 입은 경찰 수십 명이 용 씨를 에워싸면서 연행을 했다. 용해인 씨는 안경은 코에 걸려있고 얼굴 전체는 눈물로 범벅이 되었다. 그렇게 연행되면서도 “우리가 국민입니까?”를 외치며 연행됐다.   
 
또한 경찰은 기자들을 연행현장에서 격리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경찰방송차량을 통해 기자들이 나갈 것을 강요했고, 심지어는 연행을 시도했다. 용혜인 씨 연행 과정을 영상을 촬영하는 기자를 3명의 경찰이 집단으로 몰아내면서 무전기를 든 손으로 기자의 가슴을 타격하는 등 매우 사나웠다. 또한 애국가를 부르던 대학생들을 촬영하는 기자의 손을 여성경찰이 쳐 기자의 스마트 폰이 깨지기도 했다.
 
경찰의 폭력성을 숨기려고 취재권을 방해하는 등 연행 현장은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었다. 법도 원칙도 그 무엇도 통용되지 않는 지옥이었다.
 
   
▲ 3시간째 경찰에게 비켜달라고 애원했지만 비켜주지 않아 경찰 방패 앞에서 좌절하며, 지친 몸을 기대고 있는 용혜인 씨
이날 오후 10시 30분, 101명의 대학생 연행은 끝났다. 연행을 항의하는 4명의 대학생들이 수백 명의 경찰 병력 앞에서 찢어진 “가만히 있으라”는 문구가 쓰인 손 피켓을 들고 불법 연행에 항의했다. 경찰이 남은 4명 대학생마저 연행하기 위해 수백 명의 경찰이 스크랩을 하고 이순신 장군 상 앞에서 광화문 광장 끝을 향해 밀어내기를 시작했다. 남은 4명의 대학생들은 그 어떤 반항도 저항도 하지 않는 단지 피켓을 들고 침묵으로 항의하는 것에 반하여 경찰의 공권력은 가혹하게 밀어냈다.
 
   
▲ 길을 비켜달라며 울부짖는 여대생
이에 격분한 시민들은 경찰을 향해 항의했고 경찰의 밀어내기 작전은 새벽 1시 돼서야 끝났다. 이순신 장군 상 앞 광화문광장 끝자락에서는 30명의 지나간 시민들이 운집해서 폭력적인 경찰의 불법적인 공권력에 치를 떨며 분노했다.
 
A4용지 한 장 들고 있는 여대생들을 연행하는데 얼마나 폭력적으로 연행하려고 했으면 시민·기자를 내보냈을까……. 대학생들은 폭력적인 경찰에 맞서 그 어떤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고, “우리가 국민입니까?”,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폭력경찰 물러가라” 구호와 눈물로 저항했다. 18일 경찰은 젊은 20대 대학생들에게 많은 상처와 폭력을 남기고 말았다.
 
 46시간 연행되었다 나온 ‘가만히 있으라’ 용혜인씨를 21일 오후 6시30분경 전화 인터뷰를 했다. 
 
연행 처음이죠?, “네!, 처음이구요”
어떻게 붙잡혔나요?, “동화면세점 까지 행진신고가 나 있었는데, 동화면세점 앞에서부터 연행이 시작됐다. 그 이후에 경찰이 갑자기 길을 열어서 경찰 따라 갔던 곳이 광화문이었던 거고, 거기는 집회가 거부되는 곳이니까 검거 작전이 시작된 것 같다. 경찰이 일부러 길을 열어준 것 같기도 하고, 집시법 위반으로 연행 됐고요. 거의 100명이 저와 같이 연행되었어요”
 
잡히는 와중에도 마이크를 잡고 열렬히 버티던데 기분이 어때요?,
“그때 많이 외치고 많이 울었다. 경찰이 대학생·시민을 벽을 치고 둘러싸고 있는 상황에서 밖에 있는 시민들에게 우리 이야기를 많이 알려야겠다는 생각에서 외쳤다. 5.18일이었고 일요일에 행진 한 것이다.
시민들이 행진도 하고,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한 분노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경찰의 탄압으로 대답했다고 생각한다.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는 진정성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이틀 잡혀있었던 거죠?,
“네! 46시간 잡혀 있었다”
 
경찰이 배후를 캔다고 하는 것 같은데 배후가 있나요?,
“없습니다.제가 청와대 게시판을 글을 올리고 시작한 거지 배후가 없었다“
  
경찰의 발표에 따르면 배후 여부와 관계없이 기소한다는데?,
“유치장에 들어가서 많은 생각을 했다. 5월18일 날 연행 된 것에 대해서 매우 당황스러웠고, 슬프기도 했다.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시민들의 분노에 박근혜 대통령이 이렇게(탄압) 대답 한 것이라 생각했다. 막상 처음 연행되었는데 당해보니 별거 아니더라“
 
주말에도 계속 하실 거죠?
 “앞으로도 계속해서 박 대통령의 대답에 대해서 끊임없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침묵행진을 계속하겠다.이번 주 토요일에 다시 홍대입구역 9번 출구에서 시작할 것이다“
 
끝으로 한마디 해주세요?
“ 17일, 18일 200명이 넘는 시민들을 연행해간 것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시민들에 대한 박근혜정부의 대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연행과정에서 경찰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왠만한 폭력적 모습은 다 보여줬습니다. 이것이 박근혜 정권과 이 나라 공권력의 민낯입니다. 저는 '가만히 있으라'는 이 사회와 정권에게 앞으로도 계속해서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끊임없이 대답할 생각입니다“ 
 
▲ 1차 연행이 끝나고 경찰들에 의해 찢어진 여대생의 스타킹과 '가만히 있으라' 손피켓
   
▲ 경찰의 연행 후 내벼려진 여대생들의 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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