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제5차, 6.4 전국동시 지방선거 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늘과 내일은 사전투표, 그리고 6.4일에는 본투표가 시작됩니다.

이 선거를 앞두고 한마디 하고자 합니다.

먼저, 여론조사 관련 문제입니다.

선거전, 마지막으로 공표 가능한 여론조사의 최종 결론은 상당수의 지역이 박빙으로 나온다고 합니다. 서울은 그나마 박원순 후보가 많이 앞서고 있는 걸로 나온다죠. 하지만 이 여론조사를 근거로 이번 선거가 다수 지역에서 박빙의 싸움이 될 거라고 예측하는 것은 그리 현명한 판단은 아닐 겁니다.

우리가 지난 4월 16일부터 겪은 세월호 사건, 그리고 그와 관련된 이런 저런 혼란스러운 일들, 이 사건이 유권자들의 심리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크게 잘못했으니 지방선거에서 야권을 찍어 정부에게 경고를 줘야 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요?

저는 더 비관적으로 봅니다.

오히려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여론조사에 응대하지 않도록 만드는 효과가 더 크다고 봅니다. 이런 판국에 여론조사 전화에 대고 새누리당 지지한다고 대답하기가 싫어지는 거죠. 그러나 그 사람들이 막상 투표용지를 받아들고 어디에 찍겠습니까? 새정치민주당이요? 정의당이요? 녹색당이요? 아닐 겁니다. 오히려 새누리당이 패배할까봐 두려워 더 적극적으로 투표장에 가서 투표할 겁니다. 새누리당 후보에게요.

즉, 여론조사에서는 숨어버리고 실제 투표로 나타날 수치가 숨어 있다는 뜻입니다.

지금 여론조사에서 박빙으로 나오는 지역, 대부분 여당이 승리할 것 같습니다. 지금 야권이 상당히 앞서는 걸로 나오는 지역, 박빙의 승부가 될 겁니다. 그리고 박빙의 승부라면 언제나 다양한 핸디캡을 안고 싸워야 하는 야당이 불리합니다. 특히나 박근혜 정권처럼 폭압적으로 사람들에게 겁을 주고, 언론을 장악하고 그러는 정권하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전남북, 광주만 빼고 13개 광역에서 모두 새누리당이 승리할 가능성도 무시하기 힘듭니다.

 

▲ 2010년 지방선거 여론조사. 다 틀렸었다.

부디 제 예상이 펠레의 저주와 동일한 효과가 있길 바랄 뿐입니다.

두번째로는 지방선거의 결과를 받아들이는 태도에 관한 문제입니다.

지방선거는 승부가 아닙니다. 월드컵 같은 토너먼트도 아니고 올림픽에서 흔히 보이는 메달 레이스도 아닙니다.

17개 광역에서 누가 몇개를 먹었으니 승리했다~ 이런 식의 보도가 넘쳐날 겁니다. 하지만 그거 전부 개소리입니다. 지방선거는 정권에 대한 심판이라고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만, 그 의미도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지방선거는 여러분들이 살고 있는 지역의 살림살이를 맡아, 여러분들이 낸 세금을 집행하고, 여러분들이 살고 있는 지역을 어떻게 안전하게 유지해 나갈 것인가를 다투는 지역의 이슈입니다.

기초단체는 더욱 그러하고 광역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경마 중계하듯이 레이스 중계하듯이 중계하는 언론의 소란함을 무시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동일한 이유로 그 결과도 어떤 정당의 승리나 패배로 귀결되지 않습니다.

지방선거는, 내가 사는 지역을 개발 위주로 몰고가 예산 낭비의 드라이브를 걸 후보가 당선되는가, 아니면 주민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지역내 소외된 사람들을 돌볼 수 있는 그런 후보가 당선되는가 하는 우리 삶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이슈들에 대한 논쟁입니다.

지극히 현실적인 눈으로 판단하고, 지극히 현실적인 기준으로 선택을 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 중앙 차원의 정치적 이해관계로 받아들이는 허무한 행동 보다는, 내가 사는 지역이 앞으로 어떻게 운영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먼저 하셔야 합니다. 즉, 승패에 울고 웃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점입니다. 아예 처음부터 정당간의 승부가 아니니까요.

오늘과 내일, 그리고 6월 4일에 선택을 하시기 바랍니다.

그 선택은 다른 모든 것을 떠나, 내가 사는 지역의 미래, 그 지역에 사는 나 자신의 미래, 나의 가족이 미래를 보고 내리는 판단에 따른 선택이 되어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살리고 도와주기 위해서 지방선거를 한다? 개소리입니다. 똑같이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을 묻기 위해 투표를 한다는 것도 틀린 이야기입니다.

철저하게 자신의 이익에 맞는 투표를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주변 분들에게도 그 사람들의 이익에 맞는 투표를 하라고 권해주시기 바랍니다.

모두가 철저하게 자신의 이익을 위해 투표를 한다면, 다수의 이익에 부합되는 후보가 당선될 것이고, 다수가 살기 좋아지는 사회가 올 것입니다.

그렇게 선택합시다.

2014. 5. 30 물뚝심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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